김준환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지난 2일 막을 올린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예상대로 국정감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여야의 공방과 고성 그리고 막말로 양측 간 감정싸움이 격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정책은 실종된 일명 ‘조국 국감’으로 파행을 겪는 상황도 빚어지고 있어 정국이 ‘조국 블랙홀’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사실 국정감사 파행의 단골 소재 중 하나가 ‘막말’이다. 실제로 어떤 막말을 일삼았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진짜 X신 같은 게”라고 욕설을 내뱉었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은 “지X. 또X이 같은 새X들”라고 막말을 해 논란이 됐다. 엊그제가 한글날인데 세종대왕이 국정감사장에 있었다면 뵙기가 참으로 부끄럽고 민망할 정도다. 

기자가 몸담고 있는 교육계로 시선을 돌려봤다. 대학가도 막말·욕설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달 강의실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류 교수에 대한 고소·고발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목사를 양성하는 총신대에서도 지난 4일 교양수업에서 신학과 모교수가 “헤어롤을 하고 화장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모습은 외국에서 매춘부나 하는 짓”이라고 망언을 하면서 공분을 자아냈다. 막말 논란에 국립대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유흥업소에 우리 학교 여학생들이 많이 다닌다”, “부인이 195번째 여자다”고 수업 중에 막말을 했다는 학생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여성 비하 발언 외에도 정치 편향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뱉어낸 교수도 있다. 부산 소재 대학의 모교수는 “세월호 사건은 박근혜를 탄핵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일이다”, “전라도는 완전히 중국화가 됐다”는 막말 파문을 일으켜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이에 대학측이 진상조사를 벌이자 해당 교수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쯤 되면 교수 막말 금지법이라도 만들어야 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이처럼 교수들이 경쟁(?)적으로 막말을 쏟아내고 있으니 오죽하면 ‘교수 리스크’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겠는가. 교수들의 막말은 사회적 변화에 둔감한 일부 개인의 극단적이고 일탈적 행위이라고 그 의미를 축소하는 이들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학교수의 막말은 사회지도층으로 인식되는 교수사회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교수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엄연한 폭력적 행위로 봐야 한다는 게 대중의 보편적 시선이다. 

교수라는 직업이 단순히 전공과목을 가르치는 정도의 역량만 갖춰서는 안 된다. 사회를 이끌어갈 미래인재를 가르치는 직업인 만큼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도 고도의 윤리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 교수사회 스스로가 철저하게 반성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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