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지워낸’ 입학사정관 회피·제척…고등교육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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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촌 이내’ 총장 책임 하에 평가 업무 ‘배제’
‘8촌 이내 혈족’ ‘스승-제자’ 등 특수관계, 사정관 스스로 ‘회피’
(사진=한국대학신문DB)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대입 평가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실시된 입학사정관의 평가 업무 회피·배제 제도에 관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올해 정시모집부터 적용된다. 당초 대학가에서는 회피·배제 범위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지만, 시행령은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4촌 이내’인 경우에는 총장이 입학사정관을 ‘배제’하도록 한 데 더해 ‘8촌 이내 혈족’이나 ‘스승-제자’ 등 특수관계인 경우에는 입학사정관이 스스로 평가 업무를 피하도록 함으로써 배제 범위는 늘리고 회피 범위를 현실적인 수준에서 규율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입학사정관 회피 범위 구체화 = 교육부는 1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입 공정성 강화 목적이 담긴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앞서 4월 이뤄진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당시 고등교육법 개정의 가장 큰 특징은 대입 평가 공정성을 위해 ‘입학사정관 배제·회피 근거조항’이 신설됐다는 점에 있다. 

입학사정관 배제와 회피는 특정 수험생 평가에서 입학사정관이 빠진다는 것은 동일하지만, ‘주체’에 있어 차이가 큰 개념이다. ‘제척’으로도 불렸던 ‘배제’는 대학의 장인 총장 등이 입학사정관과 수험생이 특정 관계인 경우 해당 입학사정관을 평가에서 제외하는 것을 의미하며, 회피는 입학사정관 스스로 수험생과 특정 관계인 경우 평가를 피하는 것을 뜻한다. 타의에 의해 평가에서 제외되면 ‘배제’, 자의로 평가에서 빠지면 ‘회피’가 되는 것이다. 

바뀐 고등교육법은 입학사정관 배제에 대해 “대학의 장은 입학사정관 본인이나 배우자가 응시생과 ‘4촌 이내 친족 관계’인 경우 선발 업무에서 배제”한다고 규정했다. 회피 규정으로는 “입학사정관은 응시생과 ‘학원법’에 따라 교습·과외교습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한 관계’에 있는 경우 회피 신청을 해야 한다”는 조항을 만들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회피 규정에 담긴 ‘대통령령으로 정한 관계’를 구체화하기 위한 절차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향후 입학사정관은 응시생과 △민법상 친족인 경우 △(응시생을) 최근 3년 이내 교습·과외교습한 경우 △(응시생을) 최근 3년 이내 학교에서 교육한 경우 △대학 학칙으로 정한 경우에 해당하면 평가를 회피해야 한다. 밀접한 관계에 있는 수험생을 평가할 수 없도록 해 평가 공정성을 꾀하고자 한 것이다.

더하여 시행령은 입학사정관과 4촌 이내 친족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이용 근거도 마련했다. 대학의 장이 입학사정관을 평가 업무에서 ‘배제’하기 위해서는 4촌 이내 친족에 해당하는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법 개정은 ‘공정한 학생선발’을 취지로 삼고 있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입전형에 응시하는 수험생과 가족 등 특수 관계에 있는 입학 사정관은 선발 업무에서 배제된다. 가르쳤거나 과외 교습을 하는 등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경우 의무적으로 사실을 알리고 업무에서 배제하도록 했다”고 한 바 있다. 

교육부도 법 개정 후속 조치인 이번 시행령 개정이 ‘국민 신뢰’와 직결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번 개정으로 대학의 학생 선발과정을 보다 명확히 하고 대입전형 운영을 공정하게 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위 축소 아니야’ 대학가 우려 지워낸 시행령 개정 = 시행령에 규정된 입학사정관 회피 범위를 보면, 당초 대학가에서 나오던 ‘제외 범위 축소’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던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가이드라인 대비 회피·제척 범위가 축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처음 나왔을 때 대학들은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내놨다. 기존 학생부종합전형 회피·제척 가이드라인에 특수관계에 놓인 입학관계자를 배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 점에서다. 당시 가이드라인은 ‘본인 및 배우자의 형제, 자녀 및 4촌 이내 친인척을 포함한 모든 지인’을 자진신고 대상이자 회피 대상으로 봤다. 

대학들의 우려는 이처럼 다소 넓게 해석 가능한 ‘특수관계’와 달리 고등교육법은 ‘4촌 이내’로 범위를 제한했다는 데서 출발한다. 4촌 이내 친족이 대입에 응시하는 경우에는 평가에서 배제되지만, 4촌의 자녀인 ‘5촌 조카’는 평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의 연령대를 고려하면, 4촌 보다는 5촌을 평가하는 것이 더 현실성 높은 사례라고 봐야 했다. 때문에 입학사정관 배제·회피를 법제화하는 데만 신경쓰다 보니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들의 우려와 달리 이번에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5촌 조카’ 평가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행령이 ‘민법상 친족’ 전부를 회피 대상으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민법상 친족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다. 민법 제777조에 따르면, ‘친족’은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를 전부 포괄하는 개념이다. 혈족은 부모와 자녀를 뜻하는 직계혈족, 형제자매와 그의 자녀, 부모의 형제자매와 그 자녀인 방계혈족까지 아우른다. 인척은 결혼에 의해 발생하는 관계로 혈족의 배우자나 배우자의 혈족 등을 뜻한다. 이 범위에 따르면 5촌 조카는 당연히 회피 대상이며, 그보다 더 넓은 범위의 친족도 평가를 할 수 없게 된다. 

교육부는 앞서 나온 우려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4촌 이내’인 경우 평가 불가능하다는 하다는 것은 ‘회피’가 아니라 ‘배제’에 관한 것이었다. 회피는 법 개정 당시부터 ‘특수관계’를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이러한 특수관계를 규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행령이 나오기 전까지는 ‘특수관계’가 명확하지 못하다 보니 대학들이 이를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교육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총장이 사정관을 업무에서 제외하는 ‘배제’의 범위도 늘어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4촌 이내인 경우 총장이 제외토록 한 ‘배제’도 범위가 커졌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제척 범위를 ‘직계’로만 명시했다. 고등교육법은 이를 4촌으로 확대 강화한 것”이라고 했다. 

물론 대학들이 당초 지적했던 ‘회피 범위’ 축소는 일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평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칠 수 있다고 입학사정관이 스스로 판단하면 ‘모든 지인’을 회피 대상으로 할 수 있었던 가이드라인에 비교하면, 이번 시행령은 민법상 친족과 최근 3년 내 학교·학원 등에서 가르친 경우 등으로 범위를 다소 좁혀놨다는 점에서다. 

다만, 이는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 나와 있던 ‘모든 지인’은 다소 불명확한 개념이라는 점에서다. 대학 학칙으로 회피 대상을 정할 수 있도록 했기에 ‘평가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사례로 판단되는 경우’ 등을 규정함으로써 기존 가이드라인 대비 결코 좁지 않은 범위에서 평가를 피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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