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1년 10개월 전’ 대비 1년 4개월 늦춰
한전공대 전형계획 내년 4월말에서 내후년 8월말로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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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앞으로 대학을 신설하는 경우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현행보다 늦춰 발표할 수 있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번 개정으로 인해 2022년 3월을 목표로 설립 중인 ‘한전공대’가 직접적인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말에서 내후년 8월말로 1년 4개월이나 대입전형 시행계획 발표 시기를 늦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9월에 시작된다는 점에 비춰 ‘예외’가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15일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며, 해당 개정안에 신설대학의 대입전형 사전 공표시기를 ‘입학연도 개시 6개월 전까지’로 명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입학연도 개시 1년 10개월 전까지로 규정돼 있던 기존 대입전형 시행계획 공표 시기에 ‘예외’를 부여한 것이다. 

현재 대입전형 사전 공표는 4개 단계로 이뤄진다. △대입 정책 △대입전형 기본사항 △대입전형 시행계획 △모집요강을 순차적으로 발표함으로써 수험생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각 단계의 발표 주체와 시기에는 차이가 있다. 먼저 대입정책은 교육부장관이 발표하는 것으로 대입의 ‘큰 틀’을 의미한다. 현재 수시 6회, 정시 3회 등으로 정해져 있는 대입 지원 횟수, 교육부장관이 주관하는 수능 등의 시험 기본방향 및 출제과목 등 대입의 ‘큰 줄기’들을 변경하거나 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수험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4년 전 발표하라는 것이 대입정책 사전 예고제다. 대학입학 4년 전을 학생들 시점에서 보면 중3 2월말까지 발표가 이뤄진다.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대입정책 등을 준수해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내놓는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뜻한다. 이 기본사항은 대학들이 대입전형을 설계할 때 지켜야 할 점들이나 해당 입학연도의 수시·정시 모집일정 등이 담겨 있다. 기본사항 발표 시기는 입학연도 개시 2년 6개월 전으로 학생들 관점에서는 고1 8월말까지다. 

대학들은 발표된 기본사항을 준수해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세운다. 시행계획에는 전형별·모집단위별 선발인원과 전형요소별 반영비율 등 구체적인 대입 관련 사항들이 담긴다. 실제 수험생들이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방법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시행계획 발표 이후다. 시행계획 발표 시한은 입학연도 개시 1년 10개월 전으로 학생들 입장에서는 고2 4월말이 된다. 예컨대 현 고2가 대입을 치르는 2021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올해 4월말까지 모두 발표됐다. 

앞선 단계인 대입정책과 대입전형 기본사항,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모두 고등교육법에 규정된 내용들이다. 이와 달리 모집요강은 고등교육법상 발표 시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통해 발표 시한이 명시되다 보니 사전예고제의 일환으로 여겨지곤 한다. 이에 따라 대학들이 입학연도 기준 10개월 전인 고3 4월말에서 5월초, 6개월 전인 고3 8월말에서 9월초에 수시와 정시 모집요강을 각각 발표하는 것으로 대입 사전예고제는 마무리 된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담고 있는 것은 이 중 세 번째 단계인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관한 것이다. 기존에는 신설대학 등에 대한 예외 규정 없이 모든 대학들이 1년 10개월 전까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해야만 했다. 개교 시기가 다가와야 조직이 갖춰지는 신설대학에는 이같은 규정이 다소 불합리하다는 점 때문에 예외를 두고자 시행령을 개정하게 된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들의 ‘아우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신설 대학’에 대한 예외 조항이 생겼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교육계에서는 이번 개정안 통과로 인한 ‘직접 수혜자’는 한전공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역발전을 꾀하는 대통령 공약에 따라 한전이 ‘에너지특성화대학’으로 전남 나주에 설립하는 한전공대는 2022년 3월을 개교 목표로 삼고 있다. 본래 법규대로라면 한전공대는 내년 4월말까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해야 했지만,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내후년 8월까지 발표 시기가 미뤄져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신설 대학에 대한 ‘예외’가 필요하다는 점은 납득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고교 교사는 “8월말이면 수시모집이 시작되기까지 1주일 내지 2주일밖에 여유가 없다.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너무 시간이 촉박한 것 아닌가”라며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기를 고려해 8월말보다는 다소 앞당겨 대입전형을 발표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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