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희의 감성터치] 노후(老後)=노후(老厚)의 조건
[한강희의 감성터치] 노후(老後)=노후(老厚)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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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희 전남도립대학교 교수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대학지자체상생발전위원장)
한강희 전남도립대학교 교수
한강희 전남도립대학교 교수

우리 가요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라는 가사가 있다. 중국 노래인 ‘청춘무곡(靑春舞曲)'도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는 대목이 있다. "태양은 오늘 지면 내일 아침에 다시 떠오르고, 꽃은 지면 내년에 같은 모습으로 피어난다네. 하지만 아름다운 작은 새는 한 번 가 버리면 종적을 감추네. 우리네 청춘 역시 아름다운 작은 새처럼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으리"

두 노래 가사 모두 다시 되돌아올 수 없는 청춘을 오롯이 즐겨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흔히 청춘이란 한 갑자(甲子)인 ‘60평생'에 견줘 나온 개념이다. 하지만 기대수명이 백세인 시대에서는 ‘인생은 60부터’가 예사말이 되고 있다. 즉 청춘의 물리적 외연(外延)을 넓혀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스카 와일드가 설파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노년의 비극은 늙었다는 게 아니라, 젊다는 사실'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게 된 요즘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65세 이상 인구가 평균 30%대에 진입하는 초고령 시대에 진입해 있다. 심지어 35%를 넘는 지자체도 있어 극고령(極高齡)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인구변화를 학문적으로 반영한 결과가 노년학에 대한 ‘급관심’이다. ‘노년기에 이르기 전까지는 아무도 노년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던 문제'가 ‘노인복지' ‘실버케어' ‘노년교육학' ‘노년사회학' ‘노화와 장수' 등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면서 실버산업이 번성하고 있다.

65세 전후를 언필칭 ‘제2의 인생기' ‘골든 에이지(golden age)'라 부르는 것은 더 이상 애친경장(愛親敬長)에서 나온 겉치레 수사(修辭)가 아니다. 노후준비를 꾸준히 한다면 사실상 ‘설레는 노년, 아름다운 황혼'을 맞이할 공산이 크다. 소설가 공지영은 장편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노년을 두고 '울긋불긋하게 수놓인 아름다운 단풍의 계절'이라 정의하지 않았던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노년은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두는 때가 아니라 ‘인생 이모작'이라는 평생의 업을 갈무리하기 위해 다시 뛰는 시기다. 노인이 아닌 사람은 의미 있는 노년을 위해, 노년에 들어선 사람은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는 학습에 더 이상 인색해서는 안 된다. 이른바 '은퇴 전 교육'과 '은퇴 후 교육'이 제도권 교육으로 연착륙해야 한다. 초·중등 교육과정에도 적정 단계에 상응하는 내용을 반영하면 좋겠다.

1차 베이비부머 700만 명 중 은퇴설계자 수는 실제로 10%가 안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고, 재산상태를 모르고, 정작 은퇴기에 들어서면 결정장애에 직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년 대비 재정설계 컨설팅 교육도 요청된다. 전문가들은 대소사 계획에 따른 재정지출을 점검하는‘크레바스 리스트’작성을 권장한다.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심화에 따른 생산연령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60세 이상 노동자를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면 분기별로 1인당 30만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또 2022년부터는 기업에 정년을 넘긴 고령자를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을 채택케 하는 계속고용제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실업의 늪에서 헤매는 청년층, 경력단절 여성, 기업의 규모 등을 고려한 합리적이고 적정한 디테일이 수반되는 게 관건이다.

노후(老後)란 ‘누구나 갈 수밖에 없고, 가야만 하는 시간의 나라'다. 다 함께 인구 변화 등 시대의 흐름을 살피면서 선진국의 사례도 예의주시하는 등 행복한 노후(老厚) 기획에 동참해야 할 시점이다.

한자어로 90세는 졸수(卒壽, 죽음에 다다른 나이)고, 91세는 망백(望百, 백세를 바라보는 나이)이다. 한 살 차이지만 격차가 큰 뉘앙스를 풍긴다. 올해 망백을 맞는 필자의 부친이 인간 염원인 백세를 누리길 소망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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