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에세이] 돈과 시간을 허비하지 말기를
[진로 에세이] 돈과 시간을 허비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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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기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우리 인생은 돈과 시간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이 많다. 그때마다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시간과 돈에 대한 인식과 개인의 인생에 대한 목표나 열정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자신과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없다면,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뿐 아니라, 돈과 시간을 허비해 버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필자는 현재 일반고 1학년과 3학년 남학생을 가르치고, 교육대학원에서 교사들을 가르친다. 세 그룹의 상황이 다르지만, 수업할 때마다 시간과 돈의 관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특히 일반고 학생들에게서 더욱 그런 일들이 많다. 그래서 그에 관한 이야기나 조언을 조금씩 하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처럼 들리는 모양이다. 그저 자신이 생각한 것 이외의 정보는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필자가 W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학 컨설팅을 하러 갔을 때였다. 한 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왔다. 그 학생의 성적은 모든 교과에서 5등급에서 6등급 정도를 오르내리고 있었고, 과목별 원점수는 등급에 무관하게 비슷했다.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점수였다. 학생은 인 서울 대학에 가고 싶어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인 서울도 좋지만, 학원비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필자가 다시 물었다. “몇 과목이나 학원에 다니니?” 학생은 주요 과목은 모두 다닌다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학원에 다녀야만 성적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학원에 안 다니면 내신 성적이 6등급, 학원에 다니면 5등급이 된다는 것이다. 필자가 다시 물었다. “혼자 공부할 수는 없을까?” 학생은 고개를 저었다. 혼자서는 공부를 못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절대로 혼자서는 공부를 못 한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 학생을 만난 이후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됐다. 학원비에 부담을 느끼는 어머니와 다르게, 비싼 학원비를 쓰면서도 크게 좋아지지 않은 성적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아들의 모습에서, 돈과 시간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다. 돈을 너무 가볍고 쉽게 생각하는 모습은, 돈에 대해서 너무 무지한 것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고방식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것을 느꼈다.

실제로 작년에 필자가 1학년 전학생을 대상으로 사교육 정도를 조사했었다. 전체의 90%가 넘는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는데, 보통 2~3개가 기본이었다. 학원비는 한 달에 약 50~70만 원 정도였다. 물론 대략으로 조사한 것이니 실제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고등학생이 스스로 해야 할 공부를 학원에 의지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데 학원에 왜 다니느냐고 물었다. 공부를 혼자 하면 어려워 학원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학원에 가면 선생님이 모르는 것을 가르쳐 줘서 쉽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학생들의 점수를 보면 별 차이가 없다. 설득력이 부족한 말이다. 공부는 어렵다고 지레 겁을 먹고 혼자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필자는 학생들의 이런 태도가 매우 걱정된다. 스스로는 공부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남에게 의지해야 한다고 하는 모습에서, 점점 나약해지는 우리 미래 세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본다. 조금만 노력하면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문제와 교과 내용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꼭 학원에 의지하려는 모습은 필자를 서글프게 한다.

돈을 썼다면 시간을 벌 수 있어야 하고, 시간을 썼다면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간은 금이다’라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학원비를 썼다면 다른 공부할 시간을 벌 수 있어야 한다. 많은 학생이 그렇지 못한 것은, 그렇게 배우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학원비를 주면서 시간과 돈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공부를 잘하라고 하기 이전에, 시간과 돈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가르치고, 시간과 돈이 어떻게 인생에서 중요한지를 가르치는 부모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는 생각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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