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오 논산 대건고등학교 교장신부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이제는 어떤 학교에 다니느냐보다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느냐가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 간 연계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고등학교에서는 어떤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가. 고등학교 현장에서 바라본 입시는 어떤 방향인가. 또한 대학과 어떤 방향의 연계를 필요로 하는가. 본지가 이 궁금증에 대해 고등학교 교장을 만나 직접 들어 본다.<편집자 주>

1946년 가톨릭 교회의 정신을 바탕으로 개교한 대건고등학교는 충남의 중소도시인 논산시 등화동에 위치해 있다. 비평준화 지역이다. 대건고는 대전교구청 소속의 가톨릭 학교로, 기숙형 남자 고등학교다.

대건고는 학생들에게 그리스도를 인생의 모범으로 삼는 인생관을 확립시키며, 동시에 전인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도덕성과 정서를 함양하며 사랑하고 협력하는 태도를 익힐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균형 잡힌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또한 시대의 변화에 앞서가기 위한 노력도 동반한다. 고교학점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수업도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김춘오 논산 대건고등학교 교장신부
김춘오 논산 대건고등학교 교장신부

-대건고의 인재상과 교육목표는.
“우리 학교의 교훈은 로마서 12장 21절의 구절을 따와, ‘선으로 이기자’는 뜻의 이선승지(以善勝之)다. 건학이념이기도 하다. 이 교훈 아래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지성‧인성‧영성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교육목표로, 우리 학교만의 인성 교육 프로그램인 ‘PESS 프로그램’을 통해 학력과 인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PESS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면.
“먼저 PESS 프로그램은 신체적 역량(Physical), 정서적 품성(Emotional), 영성적 품성(Spiritual), 지적 역량(Study & Smart)을 기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아침 줄넘기, 학교 스포츠클럽 운영과 리그전, 질병예방 관리 활동,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교육을 통해 자존감과 협동심을 갖춘 건강인을 육성한다. 또 명상과 미사 전례, 세족례, 생명사랑 활동 등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영성인의 역량을 기른다. 지성인 육성을 위한 차원으로는 전공적성 동아리와 학습동아리, 교내 인문학 마당을 운영한다. 토론 아카데미도 진행한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를 운영 중이다.
“2018년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지정에 이어, 올해는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지정돼 다양한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학기별로 학생이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는데 2학년 1학기에는 문학, 영어, 수학 관련 8개 과목 중 4개 과목과 사회, 과학 관련 12개 과목 중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2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에도 여러 교과목 중 학생들이 원하는 교과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일부 교과는 정규과목 외로 개설해 학생들의 과목선택 폭을 넓혔다. 또한 쌘뽈여자고등학교와 정규 내 공동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소인수 과목을 듣고자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5교시부터 6교시까지 연속 수업을 진행한다. 개설과목은 학년별 선택조사를 통해 결정된다. 한일고등학교와도 학교연합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하와이 모아나루아 고등학교 학생들과 화상 토론이 진행 중이다.
하와이 모아나루아 고등학교 학생들과 화상 토론이 진행 중이다.

-소프트웨어 융합교과 중점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소프트웨어 융합교과 중점학교를 운영하면서 소프트웨어 관련 교과목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1학년에는 정보, 정보처리와 관리, 모바일 프로그래밍 수업이 개설되며 2학년에는 프로그래밍, 정보통신, 정보과학, 빅데이터 분석 교과가 설치된다. 3학년 수업으로는 과학과제 연구, 수학과제 탐구,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래밍 과목을 운영한다. 또한 학교에는 13대의 3D 프린터가 마련된 메이커실이 구축돼 있다. 이곳에서는 IT 동아리나 컴퓨터 동아리 활동이 진행되고 정보 관련 교과 수업도 이뤄진다. 또한 모든 교실에 학생용 무선 와이파이를 구축했으며, 모든 학생들이 학교 도메인의 구글 계정을 받아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 구글 드라이브를 활용해 보다 쉽게 자료를 공유하고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레이저 커팅기나 후가공실도 준비 중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가장 먼저 화상기기를 활용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전공적성 동아리의 일환으로, 동아리별로 각자 전공에 맞는 대학생을 매칭해 방과 후 학교 활동으로 화상기기를 활용해 온라인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조지아 대학교(University of Georgia), 하와이 모아나루아고등학교(Moanalua High School) 등 해외 교육기관과 자매결연을 맺어, 화상기기를 활용해 온라인으로 토론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활동을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도 운영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근 고등학교와 연합해, 진로가 비슷한 동아리끼리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발표회를 갖는 자연계열 연구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카이스트대 재학생의 생명과학 멘토 수업 모습
카이스트대 재학생의 생명과학 멘토 수업 모습

-대학 진학 성과는.
“우리 대건고에는 충남 지역의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10%에서 25% 내외의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 우리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취업을 통한 사회진출을 바로 하기보다는 대학 진학을 주로 선택한다. 졸업생 중 3분의 1 정도가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는 추세다. 수도권 대학 진학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졸업생 중 절반가량이 된다. 나머지 학생들은 지방거점 국공립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진로에 맞게 충청권 사립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다.”

-대학과의 연계 프로그램은.
“우리 학교는 건양대와 함께 공동교육과정과 요구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경영’ 과목은 우리 학교의 요구형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학교는 대학 연계 공동교육과정을 활용해 학생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수업을 운영하고자 한다.”

-끝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자녀들을 우리 대건고에 보내주신다면, 학생들의 꿈과 끼, 역량을 성장시켜 드릴 것이다. 그리고 우리 학교의 교육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는 물론, 인성까지도 겸비할 수 있도록 지도할 것이다. 믿고 맡겨 달라.”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