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3일 충남대에서 열린 2022 대입제도 개편안 국민제안 열린마당.(사진=한국대학신문 DB)
2018년 5월 3일 충남대에서 열린 2022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 확대 주문에 교육부가 서울 주요 대학 위주로 정시를 확대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대학에서는 결국 고등학교 진학지도가 정시 위주로 흐르게 돼, 전문대학 입학 자원들이 진학지도에서 소외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논의 과정에서의 ‘전문대 패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문대학은 22일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도 마련하겠다”고 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문대학의 경우 대다수의 학생을 수시전형으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2019학년도에는 모집인원의 86.6%인 17만7351명을 수시전형으로 선발했고, 2020학년도에도 86%에 해당하는 20만8377명을 수시로 선발한다. 2021학년도에는 정시 선발 비율을 조금 늘리긴 하지만, 전체 모집인원의 86.2%를 수시전형으로 선발하는 등 앞으로도 상당수의 학생을 수시로 선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전문대학에는 당장 영향이 없을까. 안연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센터장은 “서울 주요 대학 중심이라고는 해도 결국 고등학교의 진학 지도는 정시 위주로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의 진학 지도는 이미 주요 대학에 맞춰 이뤄지고 있다. 결국 주요 대학 입시방향이 전체 입시방향을 좌우하게 된다”며 “고교의 진학지도 풍토가 정시 위주로 흐르게 되면 중하위권 학생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성적과 정시, 수능 중심의 진학지도는 전문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진로 진학지도 방향과는 배치된다. 결국 고등학교 현장에서 소외되는 것은 전문대학과 전문대학 진학 희망자다. 박찬열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입학회장은 “전문대학에 입학할 학생들에게는 성적보다는 소질, 적성, 진로가 더욱 중요하다”며 “이들을 위해 필요한 진학 지도 방향은 성적 중심이 아닌 적성과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시 확대 논란의 진행 과정에서 ‘전문대 패싱’이 있었다는 점에도 날선 비판이 가해졌다. 강석규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명예회장은 “대통령이 22일 발언할 때부터, 25일 관계 장관회의까지의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전문대학의 현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없다”며 “2022 대입제도 개편안을 논의할 때 교육부, 국가교육회의와 충분히 논의를 했는데, 역시나 정부가 직업교육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전문대뿐 아니라 교육현장 자체에 관심을 갖지 않고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대입 개편안은 수많은 전문가와 교육 관계자들이 수차례 공론회와 각종 논의를 거쳐 결정한 사항인데 그 과정을 무시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 발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나 입시 제도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이뤄지고 있는 조치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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