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윤숙 세경대학교 총장은 "참교육과 참사랑을 통해 ‘참(charm)사람’을 기를 것:이라며 “누가 봐도 매력 있고 진실한, 능력과 도덕적 재량을 모두 갖춘 사람을 만드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심윤숙 세경대학교 총장은 "참교육과 참사랑을 통해 ‘참(charm)사람’을 기를 것"이라며 “누가 봐도 매력 있고 진실한, 능력과 도덕적 재량을 모두 갖춘 사람을 만드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심윤숙 세경대학교 총장에게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그 시선은 대학의 상황이 어려운 시기이고, 고등교육 전체의 상황도 어려운 시기에 지방 소도시의 대학을 어떻게 꾸려 갈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마냥 어깨가 무거워지는 현실이다. 그러나 심윤숙 총장은 무거운 짐의 무게를 체감하며 가능성을 보고 비전을 찾기로 했다.

지난 21일 세경대학교를 찾아 심 총장을 만났다. 그에게 대학이 가야 할 방향에 관해 묻자 “우리 대학을 ‘참’교육을 하는 곳으로 만들 것이다. ‘참사랑’을 해서. ‘참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참을 영어로 쓰면 ‘charm’이다. ‘매력’이라는 뜻”이라며 “누가 봐도 매력 있고 진실한, 능력과 도덕적 재량을 모두 갖춘 사람을 만드는 대학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거침없이 답했다.

-대학을 이끌 비전은 무엇인가.
“세경대학교에 근무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다. 15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3월 5일 총장직을 맡게 됐다. 교수로 재직하면서 늘 ’학생이 펀(fun)하면서도 편(便)안한 대학‘을 만드는 것에 몰두했었다. 그리고 졸업 후에도 모교에 대한 높은 자긍심, 애교심을 갖는 학생을 배출하고 싶었다. 총장에 취임하며 그래서 우리 대학의 슬로건을 ’THE ONE’으로 정했다. ‘세경인은 하나’라는 뜻도 있지만 △Technology(실무 기술) △Humanity(인성) △Education(교육) △Originality(특성화) △Network(협동) △Enterprise(산업)의 의미가 있다. 즉 실무기술과 인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을 하고 창의와 혁신적 사고를 지닌 전문인을 양성하겠다는 다짐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정부재정지원제한 등 대학의 위기 상황에서 총장에 취임했다. 위기를 돌파할 해법이 있을까.
“현재 한국 대학은 ‘구조조정’ 상황에 직면해 있다. 나는 이 위기를 대학 성장의 기회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학생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교육 품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구성원 모두 함께 짊어져야 할 몫이다. 그러나 더 큰 과제가 있다. 위기가 지나간 이후, ‘우리 대학의 위치가 어디일 것인가’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위기를 극복한 방안에서 힌트를 얻고자 한다. 그는 처리하지 말고 ‘해결’하고, 모자라는 돈보다는 부족한 꿈을 채우려 했으며, 멈추지 않고 계속 변화하려 했다. 여기서 우리 대학이 찾은 방법은 학생중심 대학으로의 변화다. 이를 위해 학생지원센터를 원스톱 시스템으로 변화시켰다. 기획처, 교학처, 취업지원처, 입학홍보처, 교육혁신지원센터, 학생상담센터, 교수학습지원센터, 장애‧다문화지원센터, 지역상생혁신지원센터 등을 대학 본관 2층에 모두 모았다. 덕분에 학생들은 필요한 업무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처리하지 않아도 된다. 또 부서 간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니 자연스레 업무 협조도 용이해졌다. 두 번째는 할 수 있다는 꿈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정부 지원 없이도 교비를 통해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신입생 충원율과 재학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더불어 대학 내 기존 위원회를 재조정하고 사업단위별로 TFT를 유동성 있게 설치해 사업 운영의 탄력성을 높이려고 했다.”

-세경대학교가 취업률을 자랑거리로 내세우려면 지금보다 수치를 더 높여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학의 취업률은 2017년 정보공시를 기준으로 70.9%다. 강원도 내 타 대학의 평균 취업률인 65%, 전국 전문대학 평균 취업률인 69.8%보다 높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해선 안 된다. 전국 상위 1%에 드는 취업률 수치를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취업률은 단기간에 향상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대학 본부 차원에서 꾸준한 관심을 두고 관리할 것이다. 학과별로 교육과정을 설계할 때 기업체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주문식 교육과정, 캡스톤디자인을 통해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의 취업 지원도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스펙을 분석해 주고, 진출하고자 하는 직군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도록 지도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비롯해 면접기술도 지도한다. 채용 설명회에 참여하며 취업 현장을 익히게 하고 취업캠프를 열어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진로‧심리상담도 병행한다. 교수들이 학생의 취업 고민을 함께 나누는 ‘평생지도교수제’를 운영하고 있다. 직업상담사와 임상상담사의 전문적 상담도 함께 한다.”

-대학 경영을 위해 어떤 준비과정을 거쳤나.
“경영은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적절하게 결합해 하나의 조직을 만들고, 일정한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15년간 세경대학교에 근무하면서 10여 년간은 대학의 중요 보직을 맡았다. 국제교류센터장, 어학원장을 시작으로 교학부처장, 대외협력부총장 업무를 수행했다. 이러한 보직의 경험을 거치며 대학 특성을 이해한 경영자로서 준비할 수 있었다고 자신한다.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대학에 현재 몸담은 모든 구성원의 역량을 최대로 올려 각자의 역할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세경대학교의 새로운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구성원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총장의 방안은.
“교직원과 자주 대화하며 본부의 방향에 대한 공감을 얻고, 공감한 교직원 스스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각자의 직무에 몰입하도록 할 것이다. 이는 곧 높은 성과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통제와 명령 하달에 의존해 서열화된 관계 속에서 제한하는 리더십이 아닌, 조화와 균형의 관계 속에서 융통성을 발휘하는 리더십으로 우리 대학의 변화를 촉진하고 또 주도할 것이다.”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앞으로 5년이다. 대학 생존은 이 시기를 어떻게 버틸 것인가의 문제다.
“100배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대학 모두가 ‘어벤져스’가 돼야 한다. 취임 후 교직원 앞에서 지구를 구한다는 마음으로 대학을 지탱해 나가자고 말했었다. 우리가 이 시기를 잘 헤쳐 나간다면, 우리 대학이 대한민국 대학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뼈를 깎는 마음으로, 하지만 기를 수 있는 것에 물을 준다는 냉철한 판단으로 특성화 학과를 선발해 집중 지원한다는 전략을 구상했다. 또 가능성도 본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2년 연속 신입생을 100% 충원했고, 지역 내에서 학생들의 경쟁률도 낮지 않은 수준이다. 카지노경영과 같은, 전국적으로 학생들이 모집되는 학과도 있다. 그러나 지역의 작은 대학이 스스로만의 노력으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말은 거짓이다. 지방 소도시에도 교육 혜택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 학생이 있고 지역사회가 있기 때문이다.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지역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지방대학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은 꼭 필요하고,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열정적이다’ ‘감각이 빠르다’는 주변의 평가가 있다.
“우리가 사는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어떻게든 실행하는 성격이다. 그렇지 않다면 발전과 성공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결정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하려고 한다. 아이디어도 하나의 자산이다. 아이디어가 있는데도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이디어를 낭비하는 것이다. 대신 토론을 할 때는 가급적 여러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총체적인 입장을 반영해 결정하려고 한다. 이런 태도는 미국에서의 생활에서 기인한 듯하다. 미국에서 유학하면서 이런 경험을 했다.”

-최근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교육 트렌드는.
“우리나라는 급변의 시기를 거쳐 왔지만, 정작 교육은 60년 이상 된 산업화 시대의 산물을 답습하고 있다. 인지행동주의 교육방식이 한 예다. 교육은 ‘사람이 무엇이 되고자 하는 것을 돕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교육은 실존적 자각을 통해 전인적인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휴머니즘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기반해, 우리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의 인재상에 주목하고, 그런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며 이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창의융합형 인재’다. 우리 대학은 이를 위해 융합교육의 초석을 다지고자 학칙을 개정했다. 에듀테크에도 큰 관심이 간다. 우리 대학은 학생도서관의 도서를 수년 전부터 디지털도서로 전환해 학생들에게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트렌드보다도 기본이 돼야 할 것은 학생 맞춤형 교육 정신이다. 학생 수는 줄고, 이젠 교육의 질로 경쟁해야 한다. 또 적은 학생 수만큼 이제는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교육부가 대학의 역할로 ‘지역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세경대학교와 영월군의 협력은 어떤가.
“우리 대학도 지역과 상생하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선 ‘지역상생혁신지원센터’를 발족했다. 조직 차원에서는 대외협력부총장이 산학협력을 지원하도록 했다. 산학협력단 활동을 강화하면서 산학협력단 산하에 창업보육센터, 창업교육센터, 학교기업, 호텔종합체험실습관, 평생학습지원센터, 영월군어린이급식센터 등을 두고 각 부처의 업무를 활발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내부 조직의 변화를 통해 대학은 영월군, 단양군, 정선군, 태백시, 평창군 등의 인근 지역과 상생 발전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영월군과 MOU를 체결하고 지역 사회봉사 및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매년 ‘영월군 취업박람회’, ‘행복+나눔 바자회’ 등 각종 행사를 공동 추진하며 영월군과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영월군에서도 우리 대학 학생을 위해 기숙사비를 전액 지원해 주고 있고, 영월지역 학생이 우리 대학에 입학하면 첫 학기 200만원의 장학금도 주고 있다. 영월군은 우리 대학이 계속 함께 할 파트너다. 우리 대학이 지역의 갈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첼로를 전공하고 국내외 오케스트라, 필하모닉에서 연주자로 활동했다. 그러다 2004년부터 교단에 올랐다. 어떤 계기였나.
“사실 연주자로 활동하면서도 학문과 교육에 늘 관심이 있었다. 틈틈이 공부를 병행했다. 직접 대학 교단에서 가르치지 않았던 때에도 학생들에게 나의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고자 했다. 또한 기본적인 전공지식에 타 전공의 학문을 접목하는 것이 새롭고 창조적인 전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이렇게 얻은 경험과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교수가 됐다. 한편으로는 사회에서도 지방대학의 교육과정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 지방대학의 교수가 된 것은 이런 모든 생각의 결과였다. 앞으로도 좋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소통을 잘하는 총장이 되고 싶다. 총장은 오케스트라로 치면 지휘자다. 아무리 기량이 특출나더라도 결국 단원을 잘 만나야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다. 그런 겸손함이 필요하다. 또한, 모든 단원은 전체에 녹아들어야 한다. 서로 다른 개개인의 화합을 끌어내는 지휘자처럼 총장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수로 재직하는 중에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했다고 알고 있다. 앞으로도 계획이 있나.
“교수로 재직하며 해 왔던 재능기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우리 대학의 핵심가치인 사랑, 성실, 봉사를 몸소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기부는 무엇보다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진 재능 또는 물질이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제공되고, 그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기부한다면 정말 살 만한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앞으로도 나뿐 아니라 우리 대학 모든 구성원, 더 나아가 영월군 지역 모두에게 기부 문화가 확산돼 상생하는 지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심윤숙 총장과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이 환담하고 있다.
심윤숙 총장과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심윤숙 총장은…
독일 쾰른국립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 음대에서 석사,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박사를 했다. 이후 해외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다가 2003년 세경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사회복지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국제교류센터장, 교학부처장, 대외협력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3월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최용섭 발행인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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