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노동조합,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 개최
2000여명 참석…청와대에 대정부 요구서 전달

집회를 마친 대학노조가 광화문 광장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집회를 마친 대학노조가 광화문 광장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문재인 정부의 고등교육정책이 표류하면서 대학가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국 대학 교직원들은 총파업까지 불사하며 문재인 정부의 고등교육정책 전면 전환을 촉구했다. 이에 교육부가 대학 교직원들의 주문에 응답할지 주목된다. 

전국대학노동조합(이하 대학노조)은 30일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고등교육정책 전면 전환 쟁취를 위한 2019 대학산별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대학노조는 1998년 창립 이후 현재 140여개 대학, 약 1만명 교직원이 가입·활동하고 있다.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에는 20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학노조가 정부에 고등교육정책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는 처음이다.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는 △본 대회 △행진(서울파이낸스센터-광화문광장 입구-세종대로-광화문 삼거리-좌회전-자하문로-청와대 앞 효자치안센터) △마무리 집회 순으로 진행됐다. 대학노조는 마무리 집회에서 고등교육정책 전면 전환 대정부 요구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대학노조는 대정부 요구서에서 "우리 사회 미래인 대학과 고등교육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단순히 학령인구와 입학생 감소에서 비롯된 것만이 아니다. 반세기 이상 고등교육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정부 정책 흐름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면서 "80~90%가 국공립대학인 유럽 등 여러 OECD 국가들과 반대로 우리나라는 대학의 88%가 사립대다. 소수에 불과한 국립대도 법인화를 통해 사립화, 민영화하는 정책을 펴왔다"고 지적했다.

대학노조는 "고등교육 비용은 학생 등록금 부담으로 전가됐고, 대학은 수도권으로 집중과 함께 서열화됐다. 1996년 대학설립준칙주의 시행 이후 교육의 질이 낮은 대학들이 양산됐고,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요 대학 규모는 급격히 비대해졌다. 이렇듯 현재 고등교육이 떠안고 있는 난제들은 사실상 정부 정책 오류에서 파생된 것"이라며 "대학은 우리 사회의 미래다. 전국 대학 노동자들은 고등교육정책 대전환을 비롯해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함을 절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노조는 고등교육정책 전환을 위해 △3주기(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혁신재정지원(대학혁신지원사업) 방식 정책 재고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와 공영형 사립대 정책 시행 △국립대 전환 무기직의 처우 개선 등을 주문했다. 

대학노조는 "교육부의 대학혁신지원 방안 발표는 지방대학 위기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넘어 지방을 포기하는 정책이다. 수도권과 지방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켜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도 역행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인구감소대책, 지역균형발전 등과 연계한 범정부 차원의 고등교육 중장기 실질 대책을 시급히 수립하기 바란다"면서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혁신재정지원 방식 정책은 전면 재고돼야 한다. 획일적 평가제도의 본질적 한계와 함께 기존 목적사업 재정지원 방식 틀을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대학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실질적 지원은 어렵다. 교원과 교육연구 기반 확충을 통해 고등교육기관 체질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재정지원정책 틀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노조는 "10년 이상 등록금 동결과 계속되는 학생 수 감소로 대학 재정위기는 한계에 다다랐다. 언제까지나 등록금 동결로 대학재정을 묶어 두고 운영 위기 상황에 방치해 둘 수만은 없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시까지 매년 물가인상률 등에 연동되는 교육비 증가분을 정부가 대학의 예산으로 직접 지원하는 등 최소한의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며 "최근 교육 불평등문제가 국민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학서열체제 해소가 교육계 주요 관심사가 됐다.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을 더욱 공고화하고 있는 대학서열체제 해소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와 공영형 사립대 정책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대학노조는 "공영형 사립대 예산은 국정과제이지만 교육부 제출 예산이 기획재정부 반대로 2년 연속 전액 삭감됐다. 문재인 정부의 고등교육정책 추진 의지에 의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국회에서 차질 없는 예산 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흔들림 없이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바란다"면서 "정부가 책임지고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국립대학에서는 무늬만 정규직화에 불과하다. 국립대학 전환 무기직의 처우개선이 이뤄져야 제대로 정규직화가 될 수 있다. 교육부의 적절한 지침 마련과 함께 국립대학에 대한 적극적인 감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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