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트(Gitte) 세종대 실용음악학과 3학년

기트(Gi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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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는 시험입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즌이 되면 학생들은 학점 관리를 위해 집중하게 됩니다. 이는 외국인 학생에게도 예외가 없습니다.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다가도 시험 기간만 되면 시험 준비로 인해 늦게까지 공부하다 자연스레 잠이 부족해 피곤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 잘 하고 다니던 화장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됩니다. 많은 친구들이 제게 물어봅니다. “외국인 유학생도 시험을 보니?”, “시험 기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니?” 등등. 여기에 대한 대답은 “당연하죠! 우리도 시험을 봐요. (시험을) 좋아하지 않죠…”

저 같은 경우 시험 기간 스트레스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과 네덜란드의 시험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달리 네덜란드에서는 절대평가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절대평가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상대평가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차이로 인해 아쉽고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학생들은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배운 것을 나누고 있어 학생들끼리 충분히 더 높은 교육 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한국의 상대평가 시스템은 점수 등급마다 학생 비율을 맞춰야 하므로 학생들끼리 경쟁을 과도하게 부추기고 시험 기간이 아닌 일상 대학 생활에서도 억지로 경쟁을 시킨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러다 보니 학생들은 정보 교환을 꺼리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는 대학 생활을 폐쇄적으로 만들고 협력하고 교류할 기회를 줄어들게 해 결국 학생들의 사이를 틀어지게 만들며 배움의 결과물이 기대치에 못 미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험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F 학점을 받고 재수강 하는 방법이 있지만 한 학기 혹은 1년이라는 시간적 공백을 학점과 바꾸기에는 너무 많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네덜란드에서는 시험 기간 중 컨디션, 그날의 상황에 따라 부득이하게 시험을 보지 못할 경우 한 번 더 기회를 줍니다. 예를 들어 학생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거나, 시험 점수가 자신이 원하는 점수보다 낮았을 경우 원래의 시험 응시 날짜 기준 한 달 내에 재시험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같은 문제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원래의 시험 범위 내에서 다른 문제가 출제됩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를 비롯한 수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에서 학교생활을 열심히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 드리자면, 낯선 땅에서 긴장감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항상 설레고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을 꼭 말하고 싶네요.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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