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학 지음 《윈스턴 S. 처칠》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어려운 시대에 사람들은 일종의 종교적 메시아 같은 위대한 정치 지도자나 정치적 영웅을 그리워하는 법이다. 오늘날 많은 한국인들도 아주 어려운 시대 속에 살면서 영웅의 등장을 갈망한다. 그러나 우리는 영웅적 정치 지도자의 출현이 거의 불가능하게 생각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친숙한 정치 지도자들은 일반적으로 영웅이 아니라 슈퍼스타가 되려고 한다. 슈퍼스타는 민중의 사랑을 받으려고 애를 쓰는 반면에 영웅은 홀로 간다. 슈퍼스타는 합의를 열망한다. 그러나 영웅은 자기가 가져오려는 세상을 시대적 과업으로 보는 미래의 판단에 의해 자신을 정의한다. 슈퍼스타는 지지를 끌어내는 테크닉에서 성공을 추구하지만 영웅은 자신의 내적 가치들의 생장으로 성공을 모색한다. 주변에 널려 있는 슈퍼스타 지망생 같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진정으로 영웅적 정치 지도자를 만나려면 역사 속으로 들어가 세계사적 영웅을 찾아가야만 한다. 우리 시대는 윈스턴 처칠 같은 정치지도자를 마주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오직 역사 속 처칠만이 우리에게 좋은 스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집필된 이 책은 처칠이 1930년대 카산드라처럼 외롭게 홀로서 히틀러의 나치즘을 경고하던 시기에서 시작해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후 패배 의식에 젖은 영국민의 수상이 되어 보여준 탁월한 정치적 리더십은 물론이고 정상회담의 창설 과정과 장군들을 지휘하는 군사전략가로서 그리고 승전의 가능성이 보이자 평화의 전략가로서, 또 반공의 선구자로서 보여준 처칠의 리더십을 역사적으로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서구 문명과 민주주의를 나치즘의 야만으로부터 구원한 그의 위대한 리더십의 본질과 고전철학과 역사가들이 국가 지도자들에게 기대했던 덕목들을 원용해 처칠의 지도력을 분석했다. 요컨대, 이 책은 참다운 리더십에 관한 올바른 지식에 목마른 독자에게 시원한 청량음료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리더십에 관해 학구적으로 충실히 배우고 익히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겐 전형적인 지도자 교육을 위한 소중한 교과서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저자 강성학은 고려대에서 정치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모교에서 2년간 강사를 하다가 미 국무부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생으로 도미해 노던 일리노이 대학교(Northern Illinois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1981년 3월부터 모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평화연구소 소장, 교무처장 그리고 정책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박영사 / 2만8000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