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원 숭실대 교육과정혁신센터 팀장

오세원 숭실대 교육과정혁신센터 팀장
오세원 숭실대 교육과정혁신센터 팀장

"매 학기 학과별로 발행하고 있는 종합강의보고서는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환류 체계가 실질적으로 자리잡힌다면 대학사회에서 아주 좋은 모범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발전계획과 예산이 따로 노는 듯해 보입니다. 발전계획의 체계적 추진을 위한 예산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서 계획을 수립하면 더 좋겠습니다.“

”지적하신 부분은 대학구성원과 계획을 수립해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우수사례는 대학사회와 공유해 상생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1월 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관의 대학기관평가인증 현장 실사 후 마지막으로 진행된 현지상호협의회의 한 장면이다.

평가위원으로 참석한 5명과 대학 내 주요 보직자, 팀장들이 자리를 함께했고 현장실사 과정에서 드러난 강점과 개선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다.

현지상호협의회가 있기 직전까지, 평가위원은 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대학이 준비한 지난 3년간의 실적이 잘 정리된 200페이지 남짓의 보고서와 증빙자료를 세심하게 살펴봤다. 마치 전장에서 공격과 방어가 치열하게 수 싸움을 하듯이 평가위원의 노련하고 날카로운 지적에 대학에서는 추가 소명과 증빙자료를 제출하기도 하는 등 최선을 다해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평가위원과 충분히 소통하고 상호 이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개선 사례로 지적되는 부분에서는 우리 대학의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평가 후 평가자와 피 평가기관이 그 결과를 두고 상호협의를 진행한다는 점에서는 신선하기만 하다. 대교협 대학기관평가인증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좋았지만, 한편으론 아쉬움도 남는다.

각 대학은 각종 재정지원사업 보고서를 비롯해 1주기 구조개혁평가, 2주기 기본역량진단을 받아봤지만 그 결과에 대해 속 시원하게 회신을 받은 기억은 없다.

보고서 편람에서 필수로 요구하는 내용이 환류 체계(CQI; Continuous Quality Improvement)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관기관에서는 이 부분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다.

몇 해 전 CK (대학특성화) 사업에서 전체 사업단이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탈락 사유를 파악하고 개선해 보고자 주관기관을 방문해 탈락한 사유에 대해 문의했으나 평가 세부 결과는 '비공개'라는 답변만 받은 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평가위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정성평가에서 세부 과정의 공개에 따른 불공정성이 대두될 경우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를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평가에서는 대학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필수사항으로 요구하는 CQI를 정작 주관기관의 평가 결과 피드백에서는 나 몰라라 하는지 선뜻 이해가 가질 않는다.

환류(Feedback)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논문에서 제시되고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피드백은 과제 수행을 향샹시키는 역할뿐만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자기조절(self-regulation)을 도와준다’라거나, ‘피드백을 통해 성공적이었는지, 기대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라고 한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들에서도 학생들에게 시험이나 과제에 대해 일일이 피드백을 해주거나 행정 분야에서도 적극적 피드백 제도를 도입해 환류 점검체계를 필수화하고 있다.

이처럼 환류를 통한 개선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고,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다. 따지고 항의하기 위한 피드백이 아닌, 개선하여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내기 위한 피드백 체계가 절실해 보인다.

주관기관은 대학에만 CQI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자세로 'CQI(Improvement)를 CQI(Innovation)' 할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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