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과 지방대학 육성1 - 에필로그 : 현안과 과제
지방분권과 지방대학 육성1 - 에필로그 : 현안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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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 살리기, 정부 지원과 의지에 좌우
새 정부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 발전의 일환으로 지방대학 육성을 핵심과제로 제시하면서 대학가에서 지방대학 육성방안에 대한 논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방분권과 지방대학 육성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 ‘새 정부 지방대학 육성 정책방향 모색’ 심포지엄과 충남대 교수협의회가 주최한 ‘지방분권화 시대의 지방대학의 역할과 발전방향’ 토론회를 중심으로 지방대의 현안과 육성과제를 점검한다. <편집자> □ 정원 미충원 심각, 추가모집도 미달 속출 2003년 지방대학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말해주는 것은 바로 ‘03학번들의 선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월20일 현재 2003년 정시 추가모집 현황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대학별 모집인원(정원외 포함)은 광주여대 1천2백7명, 동해대 8백31명, 영산대 7백39명, 한일장신대 6백81명, 광주대 5백72명, 삼척대 4백57명, 제주대 4백72명, 경남대 4백34명, 경산대 4백15명, 관동대 3백90명, 영동대 3백65명, 한려대 3백60명 등이었다. 적게는 몇 백명에서 많게는 1천명이 넘는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해 추가모집을 실시한 대부분의 지방대학은 최종 추가모집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수능시험 미응시자’도 받는다며 등록률 높이기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 박찬석 경북대 전 총장은 “해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학생은 연간 6만명(정시 5만명, 편입학 1만명)으로 이로 인해 서울로 유출되는 자금은 매년 6조원에 달한다”며 “아무런 반대급부 없이 6조원이 서울로 나가고서도 지방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면 어불성설로 지방대학을 살리지 않고 지방을 살리겠다는 생각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정원 미충원과 학생의 질 저하, 재정 고갈, 낮은 취업률 등이 부메랑이 돼 지방대학과 지역경제를 파탄에 빠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는 한 지방대학 살리기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 구조적 불평등 시정…'지역인재 할당제’ 필요 현재 지방대학 육성책중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는 방안은 ‘지역인재 할당제’ 도입이다. 서울과 지방의 구조적 불평등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한시적 조치로 지방과 지방사람을 우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우선 주요 국가고시에 지방대학 졸업자 중에서 인구비례로 할당해 선발하자는 주장이다. ‘지방의 인재가 서울로 떠나는 것은 대학교육의 기회가 상실되고 있기 때문’인 만큼 사법시험을 비롯해 회계사, 의사, 교사, 약사 등 자격을 필요로 하는 모든 시험에서 지역의 인구에 비례해 지방대학 출신을 뽑는다면 지방 고교 졸업생들이 서울로만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윤상 경북대 교수는 △중앙인사위원회 정도의 위상을 가진 대통령 직속의 ‘국가균형위원회’를 두고 그 중요 기능의 하나로 지방대학 육성을 포함시키고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지방인사를 3분의 1 이상 참여시키며 △대기업도 지역인재할당제에 준하는 제도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재균 전북대 총장은 “지방분권이 정착되려면 지방의 인재들이 그 지방의 관공서와 기업체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기관에 지역의 대학과 기업이 참여하는 ‘지방대 졸업생 취업정보센터’를 건립할 것을 제안했다. 성기태 총장은 “행정수도 이전시 교육의 분산화와 지방대학 육성의 문제가 중요 고려사항이 돼야 한다”며 “지방대학 특성화를 위해 인기학과인 의학, 한의학, 법률 및 교원 등 전문대학원을 지방대학에만 신설한다면 우수인력의 지방분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 재고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현재의 지방대학 위기는 대학의 특성화 등 교육개혁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위기”라며 “입학정원 감축과 국·사립대간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 국립대학은 기초학문, 이공계 및 대학원 육성 등 국립대학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립대학은 양적 경쟁에 치중, 과다한 입학정원만 보유한 채 대학간 역할이 지나치게 평준화 돼 있다는 것. 따라서 부 총장은 교육여건 확보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교육여건이 미비한 대학의 정원 감축을 강력하게 유도해야 하며, 자율적으로 정원을 축소하는 대학은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대학의 공동화 현상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에 대한 재고도 요청됐다. 성기태 충주대 총장은 “시장경제의 원리로 지방대학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각은 교육문제를 학생들의 희생과 많은 사회적 비용으로 해결하려는 근시안적인 사고”라며 “대학을 신설하고 정원을 확대하는 정책에서 이제 통합하고 정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성 총장은 전국대학의 정원을 일률적으로 10~20% 교육부에 반납하는 은행식 정원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대학 신설시에는 중복을 피하기 위해 지역대학협의체 등에서 심의나 합의를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학입시와 관련, 두재균 전북대 총장은 “서열화를 타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형은 각 군으로 나눠 실시하되 등록은 1회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원미달 문제는 정원 조정과 추가 모집제도로 풀자”고 말했다. 또 김윤상 경북대 교수는 “출신고교 소재 시군별로 수능성적의 변환표준점수를 계산해 그 점수를 학생선발에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과열경쟁 지양·경쟁력 분야 육성해야 윤덕홍 대구대 총장은 지방대학이 지역혁신의 중축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학 자체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학 이기주의에 발목이 잡힌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분야를 중점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덕홍 총장은 교수와 NGO, 산업계, 자치단체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지역혁신포럼’을 구성하고 산하에 ‘혁신교육센터’를 설치해 발전방안과 사업 프로젝트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지방 사립대학의 경우 투자부족과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이 위기의 중요 원인”이라며 “범정부적인 지방대학 육성책이 집행되기 이전에 재정운영의 투명도를 높이고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확립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도권과 지방을 살리는 ‘지방대학’ 육성 국민의 정부에서도 ‘지역균형발전특별법’과 ‘지방대학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되었지만 말만 무성했을 뿐, 실제 이뤄진 것이 없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의지와 추진력이 전제돼야만 지방대학 육성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현재의 수도권 집중은 수도권과 지방의 서로 죽이기지만, 지역 균형 발전은 수도권과 지방의 서로 살리기”라며 “지방대학 육성은 교육부 차원이 아닌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계획되고 실천해야만 가능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박찬석 전 총장은 “지역 발전의 변수인 ‘재원’을 지방대학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대학의 실험실과 실업자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재에 직접 투자하고 대학의 연구를 생산으로 연결하는 지식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시민 개혁국민정당 전국집행위원은 “초중등은 물론 고등교육 교육재정과 권한을 대폭 지방정부로 이관해야 한다”며 “국립대학을 모두 16개 광역시도 정부가 책임지는 시도립대학으로 전환, 지방정부들이 주민들과 합의를 통해 재정지원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김윤상 경북대 교수는 “교육부의 대학 업무를 없애고 대학 자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지방대학 육성 업무는 국가균형위원회에서, 나머지는 대교협과 같은 대학의 연합체가 자율적으로 담당하는 방안도 좋다”고 말했다. 고홍석 전북대 교수는 “지방분권, 지역의 발전과 함께 지방대학 육성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다만 육성책이 지방의 거점대학 발전에 치중해 작은 대학에 대한 또다른 소외를 낳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는 만큼 대학 전체가 균형발전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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