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린 '2019 EAS 직업교육 네트워크 콘퍼런스'에 참석한 최수진 교육부 국제교육협력담당관(두번째줄 왼쪽부터 여섯번째)을 비롯한 교육계 관계자들과 한국 직업계고 관계자들. (사진=허지은 기자)
최수진 교육부 국제교육협력담당관(두번째줄 왼쪽부터 여섯번째)을 비롯해 8일 열린 '2019 EAS 직업교육 네트워크 콘퍼런스'에 참석한 교육계 관계자들과 한국 직업계고 관계자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아시아 지역 직업교육훈련기관들의 협력 현황과 성과가 발표됐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8일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2019 제5차 동아시아 직업교육 네트워크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최수진 교육부 국제교육협력담당관, 강경종 직능원 부원장을 비롯해 동아시아 각국의 직업교육기관 관계자들 60여 명이 참석했다.

최수진 국제교육협력담당관은 개회사에서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모두가 직업교육에 대한 고민의 해결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며 “변화하는 산업 현장에 대처하고 미래 직업교육의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경종 부원장은 “2012년 시작된 네트워크는 유사한 가치관과 역사, 사회문화를 갖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직업교육 분야에서 협력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직업교육의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확산되고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국가간의 긴밀한 협력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콘퍼런스는 동아시아 국가 간 직업교육의 방법을 공유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직업교육 발전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시간으로 마련됐다.

특히 EAS(East Asia Summit, 동아시아 정상회의) 회원국 간의 교류 성과가 소개됐다. EAS는 환경, 에너지, 금융, 보건, 교육, 재난관리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브루나이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러시아 △미국이 참여하고 있다. 직능원을 중심으로 이 18개 국가의 직업교육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는 직업교육 네트워크는 주로 중등 단계의 직업교육 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김영생 직능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조연설을 맡아 태국, 인도와의 협력 사례를 통해 한국의 직업교육 모델이 해외 직업교육기관에 수출되고 있는 현황을 소개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태국의 경우 중학교 졸업자의 50%의 학생이 직업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산업 현장과 동떨어진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인도는 과거 독일의 지원을 받아 직업교육고등학교를 설립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었고, 청년층 실업 문제와 기술인력 부족 문제로 직업교육 활성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를 위해 직능원은 태국의 혁신모델 개발 대상 학교와 한국의 직업계고등학교를 연계하고,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정규 교육과정과 단기 교육과정 개발에 도움을 줬다. 또한 직업교육 관계자 워크숍과 교사 파견, 직업교육정책 전문가 간의 교류를 통해 직업교육 전문가와 관련 정책 전문가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태국에 한국 직업계고의 교육 프로그램이 수출돼 주로 미용, 조리 분야의 과정과 학과가 설치됐다.

또한 인도국립교육연구훈련원의 요청에 따라 직업교육 노하우를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이‧미용과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교육과정 개발 방법와 운영 노하우, 교사양성 컨설팅, 실습과 산학협력 컨설팅이 이뤄졌다. 인도국립교육연구훈련원은 컨설팅을 바탕으로 이‧미용 교육과정을 2018년 개설했으며, 메카트로닉스 교육과정을 개발해 2년 후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직업교육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며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은 한국과 직업교육훈련 분야에서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교육훈련 기관 간의 협력의 효과를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문을 받고 있는 김영생 선임연구위원(맨 오른쪽)과 랑산 테몬트리 직업교육국제협력과장(맨 왼쪽).
질문을 받고 있는 김영생 선임연구위원(맨 오른쪽)과 랑산 테몬트리 태국 직업교육국제협력과장(맨 왼쪽).

실제로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태국 송클라 대학교(Songkla Vocational College)의 전 총장은 “한국의 직업교육은 기술 수준이 높고, 커리큘럼이 탄탄하다. 한국을 방문한 뒤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며 “한국에서 교수를 초청해 교육과정을 맡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송클라 대학은 5년째 직능원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랑산 테몬트리 태국 교육부 직업교육국제협력과장은 “한국의 수출, 산업 부문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며 “한국과 같은 기준으로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태국 정부는 한국의 전문대와 같은 직업교육 모델을 어떻게 태국에 도입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고, 설비나 다양한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랑산 테몬트리 과장은 “정부가 직업교육을 위한 여러 정책을 세우고 있으나 정책으로만 머물러 있다. 기본적인 직업훈련 교육과정이 충분히 개발되지 않고 있고, 기업 역시 학생의 능력보다는 졸업증만 보고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와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봉 고려대 명예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직업교육’을 주제로 발표하며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핵심 직업 역량에 대해 설명했다. 권 교수는 △첨단 기술 시대의 협력적 시민의식 △글로벌 사회의 글로벌 시민의식 △장수 시대의 민주적 시민의식과 이를 위한 △소통능력 △창의적 사고 △국제적 커뮤니케이션 능력 △협력 능력 △시간관리 능력 △다양한 기술에 대한 이해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의 교육 질 개선 현황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라제시 캄바얏 인도직업교육연구소 소장은 이날 발표에서 인도가 교육의 대중화에 집중하고 많은 이들이 교육 기회를 얻으면서, 동시에 부작용으로 질 관리의 문제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등교육기관 졸업생 중 10%에서 15%정도의 학생들만이 취업에 성공했다. 또 기술교육을 받은 이들 중 25%만이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아 고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 정부는 교육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 품질 평가 위원회와 기관을 통해 인증을 받도록 했다고 전했다. 라제시 캄바얏 소장은 “교육의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인프라, 교육시설, 교육 문화 등 정량지표를 위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평가 대상은 모든 공립교육기관과 직업교육기관이라는 점도 전했다.

이외에도 △4차 산업혁명과 직업계 학교의 도전과제(정태화 직능원 명예연구위원) △4차 산업혁명의 현황과 직업세계의 변화(나준호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한국 NCS와 직업교육 질적 개선(김진실 한국산업인력공단 NCS기획팀장) △한국 직업교육 교류와 이동 전망(김영생 선임연구위원)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