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논단]공평·공정 그리고 전문대 현실
[수요논단]공평·공정 그리고 전문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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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 서정대학교 교수
조훈 서정대학교 교수
조훈 서정대학교 교수

‘조국 사태’로 촉발된 ‘대학 입시 공정성’ 문제는 당장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과 내년에 대학 입시를 치를 고2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요지는 이렇다. 대학 입시의 공정함은 무엇인가? 공평한 것이 공정한 것인가? 이런 질문에 간단하게 답을 하기는 어렵다. 아들인 니코마코스를 위해 ‘윤리학’ 책을 썼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를 동원해도 해결하기 쉽질 않다.

대학 입시에만 공평과 공정의 문제가 있을까? 지난주 열린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20주년 기념 학술제에서는 전문대학의 차별적 대우에 관한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다. 수치로만 봐도 뚜렷하다. 2018년 정부의 재정지원 총액이 일반대학의 경우 92.3%이지만 전문대학에는 7.7%만이 지원됐다. OECD 국가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전문대학 1인 당 공교육비는 OECD 52.8% 수준이다. 여기에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도 한몫을 한다. 2018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재정지원이 확대돼야 할 학교급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전문대학은 4.8%로 일반대학(11.8%), 고등학교(27.5%) 등과 비교할 때 대학원을 제외하고는 압도적 꼴찌를 차지했다.

원래 공정함이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눈높이를 맞춰 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아리스토텔레스의 ‘분배적 정의’가 있다. 공평함이 N 분의 1 개념이라면 공정함은 골프에서 핸디캡을 주듯이 핸디캡을 인정하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이미 높은 사다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더 높은 사다리를 주고 낮은 사다리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있는 사다리마저 치워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문대학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딱 이 상황에 해당한다. 공정도 공평도 아닌 ‘차별적 대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셈이다.

정부 정책을 이끌어가는 두 개의 말(馬)은 정치인과 관료들이다. 정치인은 철저하게 계산적이다. 그들에게는 자신을 찍어 줄 ‘표’가 중요하다. 정치인의 사적 이기심은 표를 많이 줄 곳으로 향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전문대학의 차별적 대우를 개선해 주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기대할 곳은 미우나 고우나 관료들에게로 향한다. 관료들은 전문가 그룹이다. 적어도 3~5년이 아닌 10년 이상을 고민하면서 고등직업교육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 20주년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일본과 대만의 사례는 시사할 만하다. 우리보다 훨씬 빨리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은 현재 호황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수준의 지식과 실천적인 취업 능력 습득을 중시하는 ‘전문직대학’과 ‘전문직단기대학’을 올해 출범시켰다. 일본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Society 4.0’과 맥락적 관계성을 갖는다. 세계 최고 수준의 강소기업을 보유한 대만도 그렇다. 대만 역시 ‘Taiwan Industry 4.0’을 준비하기 위해 고등직업교육의 방향을 ‘대학교육에 대한 접근성 확대와 학제의 탄력적 인정’을 근간으로 하는 ‘기술 및 직업교육 정책 강령’을 올해 수정 발표했다. 고등직업교육정책이 멀리 앞서 나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여전히 ‘차별적 현실’에 숫자를 들먹이며 악다구니를 하는 전문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미래’를 준비하기에는 여전히 멀어 보인다. ‘공정’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다. 이제 반환점을 돌아선 ‘문재인 정부’에 한국 고등직업교육정책에 대한 ‘공정한 대우’를 전문대학인의 이름으로 요청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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