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렌(Ceren AKPUNAR)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제렌(Ceren AKPUNAR)
제렌(Ceren AKPUNAR)

인터넷은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중 대한민국은 인터넷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인터넷 보급률도 1위입니다. 지하철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국가가 그리 많지 않은데 누구나 편리하게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은행 업무나 음식 배달 등과 같은 일도 인터넷으로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견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IT 강국인 셈이지요.  

외국인인 저로서는 이러한 모든 것들이 매우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단순히 인터넷 사용하기가 편리하다는 것을 넘어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인터넷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와 달리 저의 모국인 터키에서는 한국과 같은 포털사이트가 없을뿐더러, 인터넷 사용 또한 아직 한국 수준 만큼은 아닙니다. 검색어 서비스도 없고, 온라인에서 자신의 의견을 댓글로 남기는 일이 활발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댓글과 관련된 제 경험을 조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댓글을 다는 일이 많지 않지만, 포털사이트에서 ‘터키’를 검색해 이와 관련된 기사나 블로그 게시글을 찾아볼 때가 종종 있습니다. 간혹 터키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기 위해 댓글을 단 적이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터키와 관련된 글을 찾아보는 사람에게 유익함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포털사이트 내 댓글 기능이 있다는 게 나쁘지 않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모든 것에 장단점이 있는 것과 같이 댓글 서비스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악성댓글(악플), 댓글 조작과 같은 사건들이 때로는 검색어 1위에 올라올 경우도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댓글 서비스가 유지돼야 하겠지만 댓글의 부작용을 보완해야 할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로 인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거나,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댓글 작성 시 실명제로 바꾸는 것을 대안으로 내세우는 의견도 있지만, 실명제가 실행된다면 그 또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측면이 있어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악성댓글 필터링 등과 같은 기술적 해법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댓글은 개인의 의견을 표시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점과 함께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하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라는 부분도 고려했으면 합니다. 한국말 중에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좋은 말이 떠오릅니다. 별 생각 없이 단 댓글이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개인에게 주어진 자유의 선을 넘다 보면 다른 이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디지털 시민으로서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가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유학생 단상〉은 우리나라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칼럼입니다. 대학생활이나 한국생활에서 느낀 점, 유학 생활의 애환, 그밖에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보내주실 곳 opinion@unn.net 자세한 문의는 02-2223-5030.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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