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과학] 모병제 전환 논의와 전문연구요원 제도 축소 그리고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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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연구원
이남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연구원
이남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연구원

최근 정부 여당으로부터 촉발된 모병제 전환 이슈로 정치권이 떠들썩하다. 여당 내에서도 찬반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야당들은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연일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병역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이는 단순히 정치권에서만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서도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모병제 전환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병제 논의는 과거와는 달리 병역 자원 부족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모병제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이들의 의견은 어차피 곧 닥칠 병역 자원 부족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군인의 전문성 향상을 통해 적은 병력으로도 안보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 모병제로의 전환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모병제 전환 논의에서 대학 조직은 큰 이해관계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모병제 논의는 이전과는 달리 특히 이공계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이 큰 이해관계자로 등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국방부에서는 병역 자원 부족 해소 방안으로 전문연구요원(이하 전문연) 제도 폐지 또는 인원 감축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그동안 병력 자원 감소, 병역의무 형평성 등을 이유로 전문연 제도의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전문연 제도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은 물론 대다수의 이공계 대학원생을 유지하고 있는 대학들, 전문연 제도로 대체 복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이공계 인재 유출의 심화 및 과학기술계의 경쟁력 약화, 기술 혁신을 통한 국방력 저하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성명까지 발표했다.

그렇다면 모병제 전환에 대한 중소기업과 대학, 이공계 대학원생의 입장은 어떠할까? 이들이 전문연 제도 폐지 반대를 주장하며 제시한 근거대로라면 모병제도 마찬가지로 이공계 인재 유출 심화, 과학기술계의 경쟁력 약화, 기술혁신을 통한 국방력 강화 축소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논의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대 성명을 표했어야 한다. 하지만 모병제 전환 이슈가 논란이 된 지 일주일이 넘도록 이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어찌됐든 간에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학, 특히 이공계 중심의 대학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병력 자원 감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수요는 일관된다는 사실이다. 모병제 전환이든 전문연 제도 폐지·축소와 같은 병력 자원 감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시행될 경우, 대학이 우려하던 해외 이공계 대학원으로의 인재 유출 심화 및 과학기술계의 경쟁력 약화는 현실이 될 것이다. 이공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문연 제도가 이공계 대학원 진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응답은 80%에 달하고, 전문연 제도가 없으면 해외 대학원으로 진학을 희망한다는 응답이 49%나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서울대 일부 학과와 일부 대학에서는 이공계 대학원생 수급의 어려움이 시작됐다. 

결국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 및 그에 따른 사회적 정책 변화로부터 대학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본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전문연 제도라는 임시방편적 방안의 달콤함에 빠져 대학원생의 교육 만족도 향상, 연구 환경 개선, 처우 개선이라는 경쟁력 유지의 근본적인 고민을 놓쳤던 것은 아닌지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의 모병제 전환 논의는 관련 정책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대학이 우려하던 해외 이공계 대학원으로의 인재 유출 심화 및 대학의 과학기술 경쟁력 약화 또한 머지 않은 미래에 닥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부디 대학이 하루라도 빨리 대학원의 본질적인 경쟁력 향상 방안 및 전략 수립을 깊이 있게 고민해 사회적 변화에 휩쓸려 도태되는 일이 없기를 기원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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