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18일 오후6시까지 수능 이의신청
25일 오후 5시 최종 정답 확정

(사진=한명섭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4일부터 18일 오후6시까지 ‘이의신청’이 시작된다. 문제나 정답에 이의가 있는 경우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평가원이 다시금 검토해 혹여나 있을 ‘출제 오류’를 바로 잡자는 것이다. 18일까지 제기된 이의들은 19일부터 심사를 거치게 되며, 최종 확정된 ‘정답’은 25일 오후5시에 발표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2년간의 수능과 마찬가지로 올해 수능 역시 ‘출제 오류’가 없는 ‘무결점 수능’이 될 수 있을지 여부다. 3년 연속 출제 오류가 없는 것은 2011학년부터 2013학년까지 출제 오류가 나오지 않은 이래 무려 7년만의 일이다. 가장 최근에는 2017학년 물리Ⅱ와 한국사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했으며, 2014학년과 2015학년에도 연달아 오류가 나온 바 있다.

2017학년 수능에서는 처음으로 ‘복수 정답’과 ‘전원 정답’이 모두 나왔다. 당시 제기된 661건의 이의신청을 집계한 결과 심사 대상이 된 문항은 모두 124개. 이 중 2개 문항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 그 결과 한국사 14번은 ‘복수 정답’, 물리Ⅱ9번은 정답이 없어 ‘전원 정답’으로 최종 판정됐다. 

한국사 14번은 2017학년 수능 종료 직후부터 오류가 있음이 기정사실화 됐던 문제다. ‘을사조약의 부당성을 논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하였다’는 선택지는 최초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한 황성신문을 염두에 두고 출제된 것이었지만, 사실관계가 달랐다. 당시 시일야방성대곡은 황성신문 외에도 대한매일신보에 게재된 적이 있었다. ‘최초로’라는 문구가 삽입됐더라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게재 여부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졌다. 

평가원은 당시 브리핑에 나선 이창원 전 수능본부장은 “출제진이 황성신문에 게재된 것을 너무도 당연한 사실로 인식, 동 시기에 대한매일신보에도 게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고 간과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사와 달리 물리Ⅱ 9번이 ‘전원 정답’으로 처리된 것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이의신청이 단 한 건만 접수된 문제일 정도로 논란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가원이 내부 논의를 거친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학회 자문 등을 거친 결과 출제 오류라는 결론이 나왔다. 도식으로 제시된 ‘속도선택기’의 자기장 방향이 ‘수직’이라는 가정 아래 문제가 출제됐지만, 수직이라는 조건이 제시되지 않았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당시 평가원의 설명이었다.

2017학년 수능보다 2년 앞서 치러진 2015학년 수능의 출제 오류는 생명과학Ⅱ 8번, 영어 25번에서 각각 나왔다. 두 문항은 즉각 복수정답 처리됐다. 평가원이 한 해 전인 2014학년 수능 당시 복수정답 인정 여부를 신속히 인정하지 않아 집단 소송 등으로 문제를 키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4학년 수능에서 오류를 일으켰던 문제는 세계지리 8번. ‘EU의 총 생산량이 NAFTA의 총 생산량보다 많다’를 옳다고 가정해 문제가 출제됐지만, 실제로는 2013년 NAFTA의 총 생산량이 EU의 총 생산량을 넘어섰다는 데 있었다. 평가원은 문항의 근거였던 2012년까지의 통계를 보면 EU의 총 생산량이 더 많다며 정답에 이상이 없다고 판정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소송을 제기한 결과 2심에서 출제 오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교육부와 평가원은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해당 문제를 전원 정답처리했다. 오류로 인해 합격 여부가 뒤바뀐 학생들은 추가합격을 통해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이외에도 수능에서는 간혹 ‘출제 오류’가 나오곤 했다. 출제 오류가 발생한 문제는 모두 8개이며, 문제가 된 수능은 여섯 번이다. 2004학년과 2008학년, 2010학년, 2014학년에는 각 1개 문항에서 오류가 나왔지만, 2015학년과 2017학년에는 각 2개 문항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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