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형태로 운영, 국내 최고 리더들이 공동체 학습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꼼파니아학교는 스페인어 ‘Compañía’에서 따왔다. ‘Compañía’는 영어 ‘Company(기업)’의 어원으로서 ‘com(함께)+pan(빵)+ia(먹는 것)’이 결합됐다. 기업은 ‘함께 빵을 만들고 나눠 먹는 사람들의 공동체’다. 기업은 사람의 열정과 노력으로 성장하고 유지된다.”

꼼파니아학교 창시자,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김 교수의 연구 분야는 기업가형 마케팅(Entrepreneurial Marketing)과 기업가정신이다. 김 교수는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2011년), 아시아중소기업협의회 ACSB 회장(2013년), 세계중소기업협의회 ICSB 회장(2015년), 세계중소기업학회 회장(2016년)을 역임했고 현재 꼼파니아학교장을 겸임하고 있다.

꼼파니아학교는 일종의 야학학교다. 재능기부 형태로 운영되고 한국자동차산업부품협동조합에서 무료로 공간을 제공한다.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국내 최고 리더 40여 명이 꼼파니아학교에서 학습한다. 학습 주제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다. 

그렇다면 김 교수가 꼼파니아학교를 설립한 배경이 무엇일까? “전 세계 70%의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가 중소기업이다. 2016년 세계중소기업학회 회장을 역임했는데 유엔에서 유엔중소기업의 날을 제안했다. 2017년 4월 6일 유엔총회에서 유엔 중소기업의 날에 대해 합의했다. 당시 핵심 정신이 ‘사람중심 기업가정신(Humane Entrepreneurship)’이었다. 직원들에게 꿈을 주고 공감할수록 기업의 혁신으로 선순환한다는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해외 학자들과 함께 논문도 쓰고, 책도 쓰고, 유엔과 OECD에서 콘퍼런스도 개최했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Humane Entrepreneurship)’을 확산시키기 위해 꼼파니아학교를 설립했다.”

궁금했다. 김 교수가 처음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을 무료로 컨설팅한다고 선언했을 때 주위 반응이. 김 교수는 “아무 기업도 나서지 않고 곧 문을 닫을 것이라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금은 꼼파니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며 지도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성공 비결은 역시 꼼파니아학교의 정신과 철학이다. 김 교수는 꼼파니아학교의 정신과 철학으로 ‘사람이 회사를 키운다. 회사가 사람을 키운다’를 강조한다. “경영이란 평범한 사람이 모여서 비범한 성과를 내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영이 필요하다. 꼼파니아학교의 프로그램은 기업가정신 철학과 사례를 공부하고 토론한다. 프로그램 참가 지도자들이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면 보람을 느낀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꼼파니아학교의 정신도 4차 산업혁명과 일맥상통한다. “사람이 공감하지 못하는 기술은 오히려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다. 4차 산업혁명은 시간, 공간, 인간의 혁명이다. 시간과 공간혁명의 기술이 만들어지고 고용시장은 점차 불안해진다. 그럴수록 사람을 교육하고 이들이 혁명적 변화에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꼼파니아학교는 기존 지식에 매달리기 쉬운 지도자들이 고정관념을 버리도록 기업가 정신을 교육한다. 나이가 들수록 관리자가 아니라 고수와 전문가가 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사회는 자식을 위한 교육열이 높지만 자신을 위한 교육에서 아주 소홀하다. 꼼파니아학교는 평생학습과 사람중심의 공감, 권한 위양, 직원 양성 등이 기업의 혁신을 이끌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준비에 기여할 것이다.”

김 교수는 꼼파니아학교 1기와 2기의 이야기, 공부를 엮어 《이토록 신나는 혁신이라니》를 발간했다. 책에는 꼼파니아학교의 혁신 이론과 사례가 정리됐다. “혁신은 도전하는 사람의 것이다. 가진 것을 잃을까 두려워 지키기에 급급해서는 기업이 존속할 수 없다. 미래에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이 있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 책은 혁신의 바탕이 되는 기업가정신 그리고 혁신의 주체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꼼파니아학교장으로서 김 교수의 목표는 명확하다. 꼼파니아학교의 정신을 세계가 더욱 많이 공유하는 것이다. ”꼼파니아학교는 사람중심의 학습공동체를 지향한다. 이러한 뜻을 해외와도 공유하고 있다. 한국 체류 외국인들에게도 영어강좌도 제공할 계획이다. 많은 해외의 유명학자, 전문가, 대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한 번쯤 꼼파니아 공동체를 방문하고 싶어 한다. 이미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의 유명학자들이 한국에 오면 무료강의와 토론을 하면서 대화하고 있다. 아무쪼록  꼼파니아학교가 한국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도자들이 함께 꿈을 나누고, 공감하는 학습플랫폼으로 계속 발전했으면 한다. 그래서 꼼파니아학교가 글로벌 학습공동체가 되고 해외에 꼼파니아학교가 설립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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