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급환으로 세상을 떠난 故 오세영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의 유족이 오 교수의 사학연금 퇴직급여를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다.
지난 3월 급환으로 세상을 떠난 故 오세영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의 유족이 오 교수의 사학연금 퇴직급여를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다.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경희대학교에 뜻깊은 장학금이 전달됐다. 지난 3월 급환으로 세상을 떠난 故 오세영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의 유족이 오 교수의 사학연금 퇴직급여를 장학기금으로 기부한 것. 경희대는 이에 지난 8일 ‘세영(世營)장학’ 기금 기부식을 개최했다. 기부식에는 고인의 유족과 생활과학대학 교수진을 비롯해 약 20명이 참석했다.

故 오세영 교수는 지난 1995년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로 임용돼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활발히 활동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의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한국연구재단과 환경부 등 다양한 기관의 대형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간 발표한 SCI(E) 논문이 20여 편에 이르고, KCI 논문은 50여 편을 발표하는 등 연구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또 40여 명의 석·박사를 지도하며 후학 양성에도 전력을 다해왔다.

급환인 뇌종양 발병을 안 지난해 말에도 연구와 강의를 놓지 않았던 고인은 가족에게 본인의 퇴직급여를 장학금으로 기부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고인의 유지에 따라 생활과학대학에는 ‘세영 장학’이 신설됐다. 약 2억 원에 달하는 장학금은 2020년부터 20년간 매 학기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식품영양학과 학부생과 대학원생에게 전달된다.

박영국 경희대 총장 직무대행은 “오 교수님은 재직 당시에도 동료 교수나 후학에게 당신 삶의 궤적을 통해 가르침을 주신 분”이라며 “이런 자리를 통해 오 교수님의 뜻을 기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뜻깊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족은 “동생은 자신의 연구 성과보다 학생들이 어려운 시기에 취직하면 무척 기뻐했다. 늘 학생을 우선 생각했다”라고 오세영 교수를 추억했다.

故 오세영 교수. 생활과학대학에는 ‘세영 장학금’이 신설돼 앞으로 20년간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지원한다.
故 오세영 교수. 생활과학대학에는 ‘세영 장학금’이 신설돼 앞으로 20년간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지원한다.

오세영 교수의 삶과 기부는 교수들과 동료 연구자에게도 큰 울림을 줬다. 장윤혁 식품영양학과 교수(학과장)는 “오세영 교수님은 내년 정년퇴임을 앞두고 은퇴 이후에 대한 목표를 세워두고 계셨다. 불우한 학생들 돕고, 자신의 재능인 전공과 영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다고 말해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고인의 뜻이 이런 자리로 이어져 학생들에게 큰 혜택으로 돌아갈 것 같다. 이 큰 뜻을 저희 교수들도 깊게 간직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겠다”라고 다짐했다.

오세영 교수의 제자인 안효진 연구원은 “오 교수님이 학교를 처음 방문하셨을 때, 학교를 안내한 인연이 있다”라며 “아직도 교수님이 돌아가신 것이 믿기지 않는다. 남기신 연구를 잘 마무리하고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고인의 깊은 뜻을 기리기 위해 생활과학대학에는 ‘오세영 강의실’도 만들 예정이다. 첫 장학금이 수여될 내년에 현판식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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