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식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 회장
(경남정보대학교 학생처장)

주원식 회장
주원식 회장

인류의 역사는 수요와 공급의 치열한 다툼 속에 그 맥을 이어 오고 있다.

대학의 수요 공급 역시 그러할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학령인구 무감각 시대에서 대학 신설과 학생 증원이 이루어져 왔고 지금에 와서 모두 학령인구 절벽 시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각종 통계를 가지고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령인구 증가 시대에 만들어진 교육 내용과 방법, 학교 인프라 등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뀌어야 하며 창의인재 양성이 혁신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교육계 혁신과 관련해 "변화를 변화답게 만들어야 하는 데 있어 정책의 속도 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는 시점에서 지난 한 해 교육부와의 실무 TF를 통한 소통의 열매와 더불어 유 부총리가 언급한 창의인재 양성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예산 편성의 자율성 보장을 언급하고자 한다.

유 부총리는 연초에 교육부와 전문대학이 공동 주체가 돼 주요 정책 및 현안 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진단하고 고등직업교육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교육부-전문대교협 고등직업교육 정책 공동 TF 구성을 제안하며 소통을 강조했다.

이러한 부총리의 제안으로 지난 2월 27일 교육부 고위 간부와 전문대 총장 등으로 구성된 공동 TF팀이 가동되었고, 효율적 운영을 위해 실무 TF를 구성해 운영했다.

필자는 실무 TF팀의 일원으로 이른 시간 교육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기차를 타고 오송역으로 다시 대중교통편으로 세종으로 향했다.

변화된 교육부, 아니 전문대학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교육부의 모습을 보았고, 이어진 회의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조정하는 소통의 장이 됐다.

여러 가지 결실 중 하나가 전문대학 우수장학금 신설이었다.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는 신설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고, 학생처장협의회에 많은 자료 요청과 의견을 끊임없이 물어왔다.

애초 요구한 금액보다는 적지만, 2020년 예산으로 71억원이 확보됐다. 일반대학 2018년 대비 10% 수준이지만 향후 서로의 노력으로 다양한 우수장학이 신설·확대될 것이라고 믿으며 이는 정부의 방침인 속도보다는 방향이 정책의 우선이라는 전제 하에 일반대학과 균형 있는 장학정책이 정착되리라 생각한다.

다음은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과거 도서관이나 강의실에서 공부하는 문화에서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어폰 끼고 공부하는 문화로 바뀐 것은 이제 자연스러워 보인다.

정부는 전문대학에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현재 예산 편성에는 정규 수업 외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교육을 위한 시설과 다양한 복지시설 등 학생들을 위한 시설 구축은 불가하게 돼있다.

이제는 직업교육에도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공간 확보는 매우 필요하다.

정부의 창의인재 양성이 진정 우리나라 미래의 성장 동력이라면 현실에 맞게 교육 환경을 바꾸는데 예산 집행이 가능하도록 예산 편성 및 집행 정의서를 수정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고 본다.

내년 혁신지원사업 예산이 올해보다 1000억원이 증액된다고 하니 예산의 일정 부분에 대한 시설 구축사업 자율권 부여는 진정 전문대학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교육부의 진심 어린 배려이며 시의적절한 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