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주의 애티튜드] 대학에서의 애티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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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강윤주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강윤주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요란한 노크 소리와 함께 학생이 연구실로 들어온다.

“휴학을 하려고 하는데 조교님이 교수님한테 물어보라고 해서요.”

왜 하려고 하는지, 부모님도 아시는지 물어봤다. 사인을 하려고 보니 본인 서명도 없고, 내용도 없다. 작성도 안 하고 가져왔느냐고 물었더니 써와도 교수님이 안 해주면 다시 써야하기에 내 사인부터 받으려고 했다고 한다. ‘나가는 길에 과대 좀 오라고 전해줘’ 하니 ‘네, 과대 오시라고 하겠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도대체 존칭 사용을 왜 저렇게 하는걸까.

답답한 마음에 연구실을 나서는데 한 학생이 졸업전 때문에 밤을 새웠는지 알아볼 수도 없는 얼굴로 양치질을 하면서 삼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복도를 지나간다. 화장실에 들어서니 세면대는 머리카락과 물이 흥건하고, 각종 휴지 쓰레기가 바닥에 너저분하다. 손을 씻으러 왔다가 인상만 쓰고 돌아 나선다.

마주친 학생들은 90도로 굽혀서 ‘안녕하십니까!’ 소리친다. 왜 저렇게 과격하게 인사하지? 백화점에서도 요즘엔 저렇게 안 하는데…. 조금 전에 만났던 아이도 몇 번이고 여전히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기에, “금방 봤는데 뭐가 또 안녕하세요야”라고 물었다. 그는 멋쩍게 웃는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학생들 서넛이 핸드폰을 보며 대화를 한다. 욕이 섞였다. 깜짝 놀라 쳐다보니 여전히 핸드폰만 보며 밥이나 먹으러 가자는 얘기를 한다. 같이 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투명 인간이 된 채 건물 밖으로 나오니 학생들이 서넛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다. 담배는 괜찮은데, 문제는 침을 아무데나 뱉고 있다. 그걸 또 발로 질질 문지른다.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지 중간중간 ‘1818’ 소리가 들린다. 무슨 조폭영화 무대 속에 있는 것 같다.

조심스레 가까이 가보니 '어머 교수님~'하고 반긴다. 우리 과 학생이다. 마치 배신을 당한 것 같은 묘한 느낌이다. 왜 그리 욕을 하냐 물으니 내가 있는 줄 몰랐다고 한다. “내가 있고 없고가 아니라, 품위를 지켜라~” 하니, 애가 웃는다. “품위요?” “응. 왜 젊은 학생은 품위 있으면 안 돼?” “네” 하며 억지로 웃음을 참는 표정이다.

지금 이 상황은 십여 분 간 벌어진 일을 옮겨 적은 것이다. 

우리에게는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있다. 나 혼자 혹은 가족만 있는 곳이 아닌 곳에서 우리는 불편해야 한다. 내 집보다 더 깨끗하게 사용해야 하고, 휴지도 물도 전기도 더 아껴 써야 한다. 내 것이 아니니까. 간혹 공공시설에서 ‘내 집처럼 사용합시다’라는 글귀가 적혀있는 것을 보곤 하는데, 나는 반대라고 생각한다. 내 집은 좀 지저분해도 나만 참으면 되지만, 휴게소, 식당, 거리, 학교, 공원, 화장실은 깨끗해야 힌다. ‘내 것처럼’이 아니라 ‘남의 것처럼’ 소중하게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예전에 회사 다닐 때 동료가 너무 자주 욕하고 음담패설을 해서 그만 좀 하라고 했더니 나더러 내숭떤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사람들이 내숭을 좀 떨어줬으면 좋겠다. 고상한 척, 우아한 척 젠틀한 척 연기라도 해주면 좋겠다. 아무렇게나 막, 나 편한 대로가 솔직한 것이고, 사람다움이고, 인간미인가.

우리는 모두를 사랑할 수는 없지만 모두에게 예의바르게 대해야 한다. 싫어할 수는 있지만 무례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가 원하는 행복한 삶은 대단한 상황의 변화라기보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조심스럽고 작은 배려에서 시작한다. 남에게 불편을 끼치는 일은 삼가야 하고, 상대는 누구라도 존중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삶의 태도를 바르게 가지는 일이다. Attitude is Everything.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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