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정문 앞에 초조하게 서 있는 학부모들. (사진=한명섭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정문 앞에 초조하게 서 있는 학부모들.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전문대학에서는 수시 2차에 더욱 전력을 쏟고 있다. 학생 수 감소를 체감하고, 가능한 많은 학생을 수시 2차에서 확보해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된 것이 그 이유다. 이에 입학 전형을 완화하고, 전문대학의 장점과 각 대학의 특성화 전략을 통해 학생 자원을 확보하려는 홍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대보다 낮은 수시 지원율…학생 절벽 체감 = 전문대학 현장에서는 수능 결과 분석보다도 우선 당면한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위기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시 1차에서 전년 대비 지원자 수가 감소했다는 것을 수치로 확인했고, 이에 더불어 마감을 코앞에 둔 수시 2차 역시 예상보다 지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대학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정시에 기대를 걸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 A 전문대학 교무팀장은 “수시 1차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인근 지역 대학들의 경우 평균 10% 정도 경쟁률이 감소한 것으로 자체 조사 결과 확인됐다”고 말했다.

수도권 B 전문대학 교무처장은 “전문대학 수시 2차 원서접수는 지난 6일 시작해 20일 마감되는데, 18일을 기준으로 보면 예상보다는 지원율이 저조한 편”이라며 “마감이 임박해 접수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니 우선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수시 1차에서 다소 경쟁률이 상승했다는 곳도 있었다. 민대진 서일대학교 입학홍보처장은 “수시 1차 결과, 다른 대학에 비해 지원자 수가 다소 늘어나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시 지원자가 많았다 하더라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학생 수가 감소해, 상대적으로 학생들이 상향지원을 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이번 수능 응시인원은 54만8734명으로, 2019학년도 수능보다 약 4만6000명 감소했다. 특히 서울‧수도권 전문대학의 경우 일반대학과의 학생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정시에서 100% 학생을 선발하는 농협대학교는 이 같은 추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정아 농협대학교 교무처 과장대리는 “학생 수가 급감하는 시점에 우리 대학만 비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일반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도 관심을 갖는 학생들인데, 학생 수가 적어지면서, 수험생들이 일반대학에 지원해도 합격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일반대와의) 경쟁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보 총력 다하는 전문대학들 = 이에 전문대학은 기준을 완화하거나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특히 취업률이 높다는 장점, 또는 대학 자체적인 특성화 전략을 홍보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시선을 끌고 있다.

신화정 한양여자대학교 교무처장은 “학생들을 좀 더 많이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수시 선발 비율을 늘렸다”며 “2019학년도에는 63%의 학생을 수시로 선발했지만, 2020학년도에는 78.6%로 수시 선발 비중을 상향했다”고 말했다.

박근홍 조선간호대학교 교학팀장은 “지난해보다 수능 최저 기준을 완화했다”며 “우리 대학은 간호학과 단일 대학이다. 간호학과가 선호도가 높아 그간은 입시 걱정이 덜한 편이었다. 그러나 학생 수가 줄어 홍보를 더 많이 하고, 기준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김계원 서울예술대학교 교무처장은 “소신 지원자를 뽑기 위해 실기고사를 고집하고는 있지만,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실기전형이 복잡한 곳은 단순화하고 절차도 간소화하고 있다”며 “우리 대학의 장점인 ‘텔레프레전스’, 글로벌 인턴십 기회를 통한 글로벌화와 융합 교육 등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민대진 서일대학교 입학홍보처장은 “지난해에 비해 언론홍보에 주력했다. 2배에서 3배가량 늘렸다. 공신력 있는 언론에 홍보해, 대학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SNS로 대학을 홍보하는 ‘타깃 마케팅’ 전략으로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대학을 알리려 했다”고 말했다.

김진부 명지전문대학 교무팀장은 “가능한 홍보 방법을 모두 활용하면서, 특히 박람회에서 우리 대학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생에 맞게 다양하고 자세한 입학 전략을 안내했다”며 “설명회에서는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해 졸업 후 진로, 취업까지의 모든 사항을 케어하고 있음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인터뷰] 안연근 진학지원센터장 “정시보다 수시에 학생 집중될 듯”

수능의 난이도는 수험생뿐 아니라 대학에게도 관심의 대상이다. 학생들의 지원 전략에 따라 대학 지원자 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문대학의 주요 입시 타깃층으로 분류되는 중위권과 중하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어땠을까. 또한 전문대학은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안연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센터장에게 들어봤다.

안연근 진학지원센터장
안연근 진학지원센터장

-전문대학 입학 타깃 학생층에게 이번 수능은 쉬웠을까 어려웠을까. 그 영향은.
“우선 이번 수능은 중상위권 학생들이 어려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도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대학을 목표했던 중상위권 학생 중에도 수능 결과를 보고 전문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일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중하위권 학생들은 수능이 어렵다고 생각해 정시보다는 수시에 더 많이 지원하려는 경향을 띨 수 있다.”

-영어영역 결시율이 사상 최고인 11.16%를 기록했다.
“영어영역 결시율이 높았다. 영어영역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반영하는 과목이다. 그런 영역의 결시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수능을 볼 필요가 없어진 학생들이 늘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정시 경쟁률은 다소 낮아지고 수시 2차에 학생들이 보다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전반적으로 정시보다는 수시에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정시보다는 수시 2차 결과가 더 중요하다. 또한 일단 전문대학 수시전형은 지원 횟수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여러 곳에 원수를 접수하는 경향이 있다. 많이 지원하고 보는 것이다. 이 말은 수시 2차에서 ‘허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학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짐작하기로는 5:1 정도의 경쟁률은 넘어야 학생 충원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전문대학들은 이를 감안하고 수시 2차 결과를 파악해 정시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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