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 안정·상향·적정 기준으로 지원전략 세우는 것이 중요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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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정시모집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정시모집 요강을 철저히 분석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바뀐 전형방법,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반영지표 등도 확인해야 한다. 모집단위와 모집군 등 온갖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정·상향·적정 등을 기준으로 한 지원전략을 세우는 것이 보다 성공적인 결과물을 받아들 수 있는 방법이다.

■지난해 대비 달라진 점은? 전형변화 확인 ‘중요’ = 수험생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방법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은 없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학생부 반영 여부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등의 변화는 전반적인 합격선과 지원경향을 바꾸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서울권 주요대학의 인문·자연계열을 기준으로 보면, 서강대의 변화가 눈에 띈다. 서강대는 지난해 정시까지만 하더라도 수능 90%와 학생부 10%를 합산했지만, 올해부터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고 수능 성적만으로 합격자를 가릴 예정이다. 

한양대와 한국외대는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에 변화를 줬다. 기존 인문계열과 상경계열 모두 국어·수학·사탐 각 30%, 영어 10%를 반영하던 한양대는 상경계열 기준 수학 반영비율을 30%에서 40%로 높이고, 사탐 비율을 30%에서 20%로 낮췄다. 

한국외대는 영어의 비중을 전반적으로 축소했다. 대신 서울캠과 글로벌캠 인문계열은 국어, 글로벌캠 자연계열은 수학의 비중이 높아졌다. 영어가 20%에서 15%로 줄어든 반면, 서울캠과 글로벌캠 인문계열 국어와 글로벌캠 자연계열 수학 반영 비율은 30%에서 35%로 늘어났다. 

절대평가 체제인 영어 반영방법을 바꾼 대학들도 있다. 한국외대는 영어 만점을 140점에서 105점, 이화여대는 영어 만점을 250점에서 100점으로 각각 조정했다. 반대로 중앙대는 20점이던 영어 만점을 100점으로 높였다. 

일반적으로는 만점이 높게 조정되면 영향력도 덩달아 커지는 경우가 많지만, 예외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한국외대는 영어 만점을 낮췄지만, 자연계의 경우 1등급과 2등급 격차가 2.8점에서 5점, 2등급과 3등급 격차가 2.8점에서 8점으로 늘며, 실질적인 영향력을 도리어 키웠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영어는 정시에서 비중이 대폭 줄어들었지만, 서울대와 고려대처럼 등급 간 점수 차가 아주 적은 대학이 있는 반면, 연세대처럼 점수 차가 큰 대학도 있다”고 설명했다. 

의대 면접이 늘어나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본래 면접을 실시하던 서울대와 고려대 외에도 올해는 연세대와 성균관대 의대가 정시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별도 배점이 없고 ‘결격 여부’ 판단 목적으로만 활용되지만, 미리 대비해두는 것이 좋다. 

■모집단위·모집군 변화도 ‘변수’…인원 적은 모집단위 지원 어떻게? = 전형방법 못지않게 모집단위나 모집군의 변화도 정시모집에서는 ‘변수’로 작용한다. 지난해에는 소프트웨어학과와 컴퓨터공학과를 각기 나눠 선발했지만, 올해는 컴퓨터공학부로 한 데 묶어 선발을 진행하는 건국대가 모집단위 변경의 대표적인 사례다. 

모집단위가 달라지면, 지원전략을 세우는 기준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모집단위가 바뀌면 지원자 풀과 추가 합격률 등 많은 것이 달라진다. 전년도 입시 결과를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모집단위는 그대로지만 모집군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동국대는 가군에 있던 경영학과와 광고홍보학과 등을 나군으로 옮기고, 나군에 있던 경제학과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등은 가군으로 모집군을 변경했다. 

모집군 변경이 가져오는 파장은 크다. 정시모집은 모집군별로 1개 대학을 골라 지원하는 형식이기에 한 대학이 모집군을 바꾸면 ‘연쇄반응’이 벌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병진 소장은 “정시에서 모집군 변경은 타 대학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해당 대학에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성적대의 대학이 모집군을 변경했다면, 그 여파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선발 대학이 적은 ‘다군’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수험생들은 다군보다는 가군과 나군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소장은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다. 가·나군에서 반드시 한 개는 합격해야 한다. 다군은 모집 대학 수와 인원이 적고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다”고 했다. 

■대학별 반영지표 차이 ‘주의’…유·불리 가르는 ‘키포인트’ = 수험생들이 확인해야 할 또 다른 부분은 ‘대학별 반영지표’다. 자신의 성적이 어느 지표를 기준으로 했을 때 보다 유리한지 확인하고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반영지표는 표준점수(표점)와 백분위다.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의 현황을 보면, 국어·수학 등의 점수를 반영할 때 건국대·경희대·고려대(서울)·광운대·동국대(서울)·상명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세종대·숭실대·아주대·연세대(서울)·이화여대·인하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은 표점을 반영하는 반면, 경기대·단국대·동덕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숙명여대·인천대 등은 백분위를 반영한다. 단, 모집단위에 따라 반영지표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으니 별도 확인을 꼭 해야 한다.

단, 표점과 백분위는 1대 1로 대응되는 점수가 아니다. 여러 표점이 한 백분위에 모이는 경우가 있다 보니 백분위를 반영하는 경우에는 동등한 성적으로 취급되지만, 표점을 반영하는 경우에는 선후가 매겨지는 사례가 다수 있다. 자신의 표점이 동일 백분위 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확인하고, 지원 희망 대학의 반영 지표를 살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탐구 반영방법도 확인해야 한다. 탐구는 사회탐구의 경우 9과목, 과학탐구의 경우 8과목 체제이며, 수험생들이 이 중 2개 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보니 ‘과목선택’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영역이다. 때문에 백분위를 기반으로 과목 간 점수 간극을 보정하는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들이 많다. 탐구 성적이 좋은 경우라면 백분위 간 점수 격차를 크게 설정하는 ‘불보정’ 대학, 반대의 경우에는 점수 격차가 적은 ‘물보정’ 대학을 고르는 형태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영덕 소장은 “어느 지표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한지 잘 판단해야 한다”며 “대체로 상위권 대학은 표준점수, 중하위권 대학은 백분위를 활용한다. 일부 대학은 국어·수학의 경우 표준점수, 탐구영역은 백분위 기준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기회의 문’ 교차지원, 가산점 여부 등 ‘당락 좌우’ = 수험생들이 택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의 문’은 교차지원이다. 수학과 탐구 등에서 응시영역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동일계열 학생들끼리 경쟁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입의 모습이지만, 계열 구분 없이 지원이 가능한 ‘교차지원’을 실시하는 대학이 일부 존재한다.

특히, 수험생들이 주목해야 하는 곳은 서강대다. ‘전면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서강대는 수학 가형과 과탐을 선택한 자연계열 수험생들에게 문과 지원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수학 나형과 사탐을 선택한 인문계열 학생들이 자연계열에 지원하는 것도 허용한다. 일반적이지 않은 조합이지만 수학(나)와 과탐, 수학(가)와 사탐을 택한 수험생도 서강대 전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있다. 

물론 서강대와 같은 사례는 흔치 않다.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들 대부분은 일부 모집단위에 한해 교차지원을 허용하거나 자연계 수험생들의 인문계 지원만 허용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한다. 일부 모집단위의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표적 사례는 한양대(서울) 파이낸스경영학과와 정보시스템학과다. 인문계열 학과로 분류되는 파이낸스경영학과에 자연계열 학생들의 지원이 가능하며, 반대로 정보시스템학과에서는 인문계열 학생들의 지원을 허용한다. 

이같은 교차지원들은 수험생들의 선택 폭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무턱대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곤란하다.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 가산점 존재 여부를 필히 확인해 신중히 지원해야 한다. 지원 자체는 허용하지만, 특정 영역 응시자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유·불리가 갈리는 대학들이 있기 때문이다. 

교차지원을 전면 허용하는 서강대는 가산점으로 유·불리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대학이다. 수학 가형 응시자에게 10% 가산점을 준다는 점에서다. 수학 반영비율이 46.9%로 국어와 탐구에 비해 높은 상황에서 10%의 가산점이 갖는 영향력은 상당한 수준이기에 수학 나형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지원에 있어 주의를 요한다. 

■‘구체적 지원전략’ 어떻게 세울까…하향·적정·상향 ‘갈림길’ = 정시모집에서 주어지는 기회는 총 3번이다. 가군과 나군, 다군 등 3개 모집군에 각 1회 원서접수를 할 수 있다. 어떤 ‘조합’을 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원 방법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자신의 성적으로 합격을 자신할 수 있는 대학에 지원하는 하향지원, 자신의 성적과 예년 합격선 등이 비슷한 대학에 지원하는 적정지원, 다소 합격 가능성이 낮은 대학에 지원하는 상향지원이 있다. 다른 말로 하향지원은 안정지원, 상향지원은 소신지원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원서접수를 ‘승부’에 빗대 ‘승무패’로 표현하기도 한다. 하향·안정지원은 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승’, 상향·소신지원은 반대로 가능성이 낮기에 ‘패’, 적정지원은 ‘무’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지원전략을 통해 나타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매우 다양하다. 세 카드를 적절히 분배하는 ‘1승·1무·1패’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가 하면, 한쪽에 무게를 실어 ‘2승·1무’나 ‘1무·2패’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는 ‘2무·1패’나 ‘2무·1승’ 전략을 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합격 가능성에 중심을 둔 지원전략을 취할지, 다소 과감한 지원전략을 취할지에 대한 기준을 먼저 세운 후 여러 조합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가장 안정적인 지원전략은 ‘1승·1무·1패’ 전략이다. 3장의 원서를 상향지원과 적정지원, 하향지원에 하나씩 배정하라는 것이다. 이영덕 소장은 “3번의 복수지원 기회 중 한 번은 적정 수준, 한 번은 소신지원, 한 번은 안정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만, 수험생 상황에 따라서는 극단적인 지원전략을 활용하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본래 자신이 지닌 실력에 비해 수능성적이 유달리 좋지 않은 경우에는 ‘N수’를 염두에 두고 ‘3패’ 전략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단, 추합 가능성까지 고려해 원서접수를 하게 되는 정시모집 특성 상 합격선 대비 점수가 넉넉한 안정지원에 ‘올인’하는 ‘3승’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최종 지원전략을 세우기 전 ‘사전 준비’는 필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재수는 고려하지 않고 올해 꼭 대학에 가야하는 경우에는 합격 중심, 재수도 어느 정도 고려하는 경우라면 한, 두 개 군은 합격 중심, 한 개 군은 추합 가능 전략으로 지원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며 “모의지원을 통한 지원 경향 분석, 실시간 경쟁률 확인, 성적 분석을 통한 정확한 내 위치 파악 등의 정보를 꾸준히 갱신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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