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인터뷰] 차가운 한일 정세 속, 민간 교류 이끄는 김정훈 전남과학대학교 교수
[독점 인터뷰] 차가운 한일 정세 속, 민간 교류 이끄는 김정훈 전남과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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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日 도쿄서 지난달 기념강연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 사후 15주년 ‘한국서 생각하는 마쓰다 도키코’ 분석
사진집 출간 기쁨도 한일 양국서 함께 나눠…‘사랑과 투쟁의 99년’ 공개
지난달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김정훈 전남과학대학교 교수가 일본의 양심작가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 사진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김정훈 전남과학대학교 교수가 일본의 양심작가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 사진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차갑게 식어가던 한일 관계가 최근 변곡점에 들었다는 소식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 차원에서 관계 개선 의지가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 차원에서 ‘문학 교류’를 통해 한일 관계 개선에 노력하는 대학 교수가 있어 화제다. 김정훈 전남과학대학교 교수는 최근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기념강연을 가졌다. 오랜 기간 한국의 시점에서 반전과 한일 평화 가치를 중시하는 일본문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정훈 교수가 ‘일본의 양심작가’ 마스따 도키코 사후 15주년을 기념해 분석 강연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일본 도쿄의 ‘나카노 예능 소극장’에서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는 의미를 담아 5년마다 개최하는 기념강연회에 김정훈 교수가 초청된 것이다. 강연이 열린 나카노 예능 소극장은 마쓰다 도키코의 최후 거주지에 해당하는 곳이다.

(사진=김정훈 교수 제공)
(사진=김정훈 교수 제공)

마쓰다 도키코 사후 15주년에 이르기까지 한국인 연구자가 강연회의 연단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마쓰다 도키코 사후 15주년에 한국인 연구자를 강연자로 맞이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강연 제목은 ‘한국에서 생각하는 마쓰다 도키코’. 김 교수는 마쓰다 도키코를 국내에 소개한 이후 줄곧 한국의 시점에서 마쓰다 도키코를 조명해왔다. 마쓰다 도키코는 일제강점기의 조선인을 일본인과 동등한 시점에서 묘사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만석이어서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일본 시민들로 가득 찬 가운데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 김정훈 교수는 먼저 그동안의 연구 경위와 15주년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또한 마쓰다 도키코의 작품 ‘땅 밑의 사람들’과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의 내용을 언급하며 역경에 처한 일제강점기의 조선인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마쓰다의 인간애 정신을 평가했다.

마쓰다는 식민지주의를 초월해 인간성 회복의 차원에서 조선인의 내면을 잘 표현한 작품을 썼다. 또한 한국전쟁으로 일본이 경제적 이윤을 취하는 상황에서 이를 비판하고 반전을 부르짖으며 조선의 통일을 염원하는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일본인 작가 가운데 마쓰다 도키코 정도로 조선인과 진실한 교류를 하며 조선인의 마음을 헤아린 작가는 없다”며 “마쓰다는 노동자 연대의 시점, 즉 시민연대의 시점을 가장 중요시하며 그런 활동을 작품에 새겼다”고 말했다.

마쓰다가 조선과 조선인을 어떻게 보았는지에 대해 김 교수는 “일본 지식인 마쓰다와 친밀한 관계였던 김일수를 비롯해 조선인이 선두에 서서 한중일 노동자 연대에 관여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마쓰다는 두 번 다시 일본이 전쟁을 반복하지 않기를 염원했으며, 동아시아 시민연대를 강조했다. 또 김일수와 함께 그런 활동을 선두에 서서 몸소 실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정훈 교수 제공)
(사진=김정훈 교수 제공)

최근 한일 정국과 관련해서도 말을 이었다. 양국 정부의 배타적 분위기가 계속될수록 민간 연대에서의 교류가 관계 개선에서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쓰다의 평화정신을 되살려 국가주의와 정치적 상황이 시민교류까지 단절시키는 상황에서 이번 강연회가 한중일 시민연대의 뜻을 계승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암울한 시기임에도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에도 한‧중‧일 시민연대 활동이 있었다”며 “국가주의와 정치적 시점이 강조돼 한일 시민이 서로 배타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요즘 마쓰다의 시점은 이런 시기일수록 더욱 시민끼리의 교류가 절실하며 서로 교류하면서 역사적 문제도 공유해야함을 시사한다. 공생, 공존의 노력이야말로 마쓰다의 정신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강연회장은 김정훈 교수를 비롯한 일본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일본 시민들은 각지에서 강연을 청취하러 왔는데, 특히 아키타현의 하나오카 사건 관련자들과 마쓰다가 생전에 연을 맺은 사회의 여러 단체들도 강연회장에 모습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한국의 전통무용가가 차례로 등장해 태평무와 살풀이 공연도 펼쳐졌다. 민간 차원의 한일 교류 활동으로 이날 행사가 절정에 이른 순간이었다. 가야금 반주에 맞춰 일본시민들이 아리랑을 합창한 장면 역시 감동적이었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마쓰다 도키코 사진집’도 일본 시민들에게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마쓰다의 일생이 사진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진집 제목은 ‘마쓰다 도키코 사진으로 보는 사랑과 투쟁의 99년’. 기념강연회를 주최한 마쓰다 도키코 회가 제작, 편집한 것을 번역한 책이다.

마쓰다 도키코의 출생에서부터 타게에 이르기까지 10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장마다 작가 연령과 시기별로 구분, 평론과 사진이 실렸다. 사진이 400여 장에 이르러 작가의 일생을 사진만으로 파악할 수 있다.

사진집 ‘마쓰다 도키코 사진으로 보는 사랑과 투쟁의 99년’
사진집 ‘마쓰다 도키코 사진으로 보는 사랑과 투쟁의 99년’

김정훈 교수는 일본 간세이가쿠인대학(関西学院大学) 대학원 문학연구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의 시점에서 반전과 한일평화 가치를 중시하는 일본문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 작가와 조선 관련 문제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서로는 일본에서 출간한 《한국에서 바라본 전쟁과 문학》, 《소세키와 조선》, 역서 《땅밑의 사람들》,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 《나의 개인주의 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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