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에세이] "인생 망쳤어요, 내 인생은 쓰레기에요"
[진로 에세이] "인생 망쳤어요, 내 인생은 쓰레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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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기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인생 망쳤어요, 쓰레기 인생이에요.”

이 말은 한 해 동안 대학을 위해 재수한 A군이, 그의 선후배와 만나서 한 말이다. A 군은 고등학교를 우수하게 졸업했지만, 작년에 희망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재수한 것이다. 그런데 올해 대입 수능시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매월 치르는 모의고사에서 아주 좋은 성적이 나왔는데, 실전에서 생각한 것보다 낮은 점수가 나와 원래 진학하고자 하는 최상위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고 상위권 대학에는 가능한 정도다.

객관적으로 매우 높은 점수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점수로 인해 자신의 남은 인생을 쓰레기로 말하는 A군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비단 A군만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 인생은 문제를 잘 푼다고 모두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문제를 못 풀었다고 전혀 풀지 못하는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점수에 민감한 것은, 점수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는 경험과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서서히 바뀌고 있음에도 아직 위력이 크지 않다. 

몇 년 전 한 기사와 모 방송에서 제작한 <공부의 배신> 다큐멘터리는 그런 청년들의 생각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기사와 방송 다큐멘터리는 공부를 잘하는 최상위권 대학 학생들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자신과 다른 평범한 학교 출신이나 평범한 아이들에 대해 우월감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평범한 아이들이 자신과 같은 대학에 입학한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자신은 열심히 공부해 어려운 수능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대학에 들어왔는데,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자신보다 덜 공부하고 덜 노력했음에도 자신과 같은 대학에 다니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래서 자신은 인생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고 불공정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노력하고 선택한 길은 어려운 길이었고 보상받아야 하는 길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노력하고 선택한 길은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게다가, 어느 대학생은 자신이 명문대학에 다니니까 그에 상응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노력했으니까 명문대학에 온 것은 당연하고, 그러니까 취업 시장에서도 더 좋은 일자리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취업에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하며, 기업이 그렇게 대우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의 청년들이 가진 계급 의식을 느끼게 했다. 계급 의식은 점수에 따른 것이다. 청소년 시기부터 학교와 수능시험에서 획득한 점수가 사람의 사회 계급을 형성한다는 믿음에 기초한 것이다. 실제로 필요한 능력이 아니더라도 점수가 높은 사람은 점수가 낮은 사람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하고, 더 나은 사회적 위치에 가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개인과 사회를 망치는 암과 같은 질병이다.

그렇기에 A군과 같이 시험을 잘 보고 성적이 좋으나 최상위권 대학에 갈 수 없는 점수를 받은 자신을 아무 생각 없이 쓰레기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리라. 그런 청소년이 성장하면, 자기보다 점수가 낮은 사람을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필자가 A군에게 물었다.

“그럼 명문대 나오지 않은 사람은 모두 쓰레기니?”

A군은 그것은 아니라고 말끝을 얼버무렸지만 강하게 부정하지 못했다.

그의 태도를 보면서 필자는 A군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명문대를 나온 사람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사는 것이겠네?”

청소년들이 점수에 따라 사람을 계급화하는 것을 너무 쉽게 배운 것 같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인격과 욕망을 가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청소년을 가르쳐야 한다.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인생이란 것을 가르쳐야 한다. 점수에 따라 사람을 쓰레기든지 아니든지 계급으로 바라보는 것은, 자신과 다른 여러 사람의 삶을 망쳐버릴 수도 있는 매우 무서운 질병이다. 속히 치료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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