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금봉 조선간호대학교 교수

간호학과를 설치한 86개 전문대학 중 84곳이 4년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동일한 평가를 통해 교육의 질이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지원 문제에 있어서는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대학 간호학과 현장의 입장이다. 또한 현재 간호학과는 많은 평가와 시대에 맞지 않은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대학 간호학과는 ‘전문대학’으로서, ‘간호학과’로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이번 연재를 통해 전문대학 간호학과의 어려움을 알아보고, 해결방안을 연구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연재 순서>
① 간호학과 현장실습 개선 방안 Ⅰ: 글로벌 현장학습과 시뮬레이션 실습
② 간호학과 현장실습 개선 방안 Ⅱ : 임상실습 시수 조정과 정책적 지원
③ 간호학과 단일대학 애로사항
④ 전문대학 간호학과 등록금 동일화
⑤ 미래 간호사 인력 양성 방안과 전문대학 간호학과의 역할
⑥ 전문가 좌담회

최금봉 조선간호대학교 교수
최금봉 조선간호대학교 교수

전문대학은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현장중심 실무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산업현장과 대학 교육의 미스매치를 해결, 현장(임상)실습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급격한 보건의료 환경 변화에 부응해 간호학과도 현재의 현장실습 현황 파악에 따른 문제점을 직시, 효율적인 현장실습 교육환경 구축을 위한 개선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산학 간은 물론 관련 기관과의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표준화된 정책 마련과 기준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간호교육은 2012년 전문대학 수업연한 4년제 간호학과 지정을 시작으로 2019년 현재 84개 전문대학이 4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4년제 전문대학 간호학과는 한국간호교육평가원 인증 기준에 의해 일반대학과 동일 수준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제도화돼 있다. 그러나 4년제 일원화로의 추진은 빠른 반면 그에 부응해 4년 학제에 적합한 교육 적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현장실습 교육에서는 간호학생이 전문직에 적절한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갖춰 사회에 배출돼야 한다. 그런데 현장실습교육 현황은 여러 난제를 안고 있는 현실로 현장실습교육 개선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전문대학간호학부장협의회에서 전문대학 간호학과 52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습교육현황 조사(2018)에 의하면 임상실습은 실습기관, 간호교육기관 및 학습자 입장에서 각각 애로점을 안고 있다. 애로점으로는 첫째, 실습기관에서 △대상자 권리의식 변화로 인한 환자 대상 직접간호 술기 적용 한계 △대학별 다양한 실습지침 △현장 실습교육자 부족과 지도역량 차이 △실습지도교수의 현장연계성 부족 △학교와 실습지도자 간 의사소통 부족 등이 있다.

둘째, 간호교육기관에서는 △실습교육전담 교육자 부재 △이론과 실습의 적절한 연계 지도자 부재 △교수의 업무 과다로 인한 지도 적극성의 한계 △실습지 부족에 따른 대학 간 치열한 실습기관 확보 경쟁으로 산학 간 갑을 관계 형성 분위기 등이 있다. 셋째, 학습자 입장에서는 △학생에 대한 존중과 지지 결여 △보조 인력으로서 업무 지시 △원칙과 실제 차이로 표준화된 학생지도지침 부재 △방문·격려 차원에 그치는 교수의 순회지도 △간호실무 경험 불충분 제공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임상실습 교육 현실은 신규간호사의 역량 부족, 적응·부적응, 나아가 조기 이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간호교육의 질적인 측면에서 실습교육이 핵심이다. 간호인력이 국민의 건강관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간호인력 양성의 질을 높이기 위해 현재 임상실습교육의 문제점을 해소해 나가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간호교육 인증기관인 한국간호교육평가원의 3주기 인증평가에서도 임상실무역량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간호교육에서 효과와 효율을 겸비한 현장실습 발전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전문대학 간호학과 현장(임상)실습 현황을 파악하고 우선 임상실습 시수 조정과 정책적 지원 측면으로 간호교육 현장실습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구보건대학교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 모습.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대구보건대학교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 모습(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 임상실습 시수 조정 필요 = 우리나라 간호대학의 실습 교육과정은 교내실습과 현장실습으로 구성된다. 교내실습은 학과에 따라 기본간호학실습‧건강사정실습‧시뮬레이션실습‧핵심기본간호실습 등으로 구성, 대부분 1학점 2시수로 운영하고 있다. 임상실습은 간호관리학‧모성간호학, 성인간호학‧아동간호학‧정신간호학‧지역사회간호학실습 외 기타로 대부분 1학점 3시수를 인정하고 총 23~24학점, 임상실습 학점 이수 소요시간은 1035~1080시간이 된다. 한국간호교육평가원 인증 기준에 의해 간호학생은 임상실습 시수를 1000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교육과정을 인증 기준에 맞춰 운영하다 보면 실제 임상실습 현장은 임상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질적 실습 시수보다 형식적 시간에 메여 간호교육의 질적인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전문대학간호학부장협의회에서 전문대학 간호학과 52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습교육현황 조사(2018)에 의하면 임상실습 1000시간의 적정성 여부 설문에서 ‘적정하다’는 응답은 21.2%, ‘적정하지 않다’는 응답은 78.8%로 드러났다. 1000시간이 적정하지 않은 이유로는 △관찰위주의 실습으로 시수가 많음(29.3%) △부속병원이 없는 학생의 실습기관 확보 어려움(24.4%) △출산율 저하로 모성, 신생아실의 실습배정 어려움(19.5%) △동시에 여러 대학이 실습해 실습의 질 저하 및 병원감염 문제 증가(17.1%) △학점 축소 추세를 반영한 시수 조정 필요(7.3%) △기타(2.4%)로 나타났다. 임상실습 적정 시간 의견으로는 800~900시간이 78.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유로는 교내실습 강화 대체 선호, 모성이나 아동 실습지 확보의 어려움으로 응답했다. 간호학생 실습이 실제로 간호행위의 비중은 낮고 대부분 관찰과 구두 설명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에서는 임상실습 시수 1000시간 이수는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임상실습 이수학점은 22~24학점이며 교내 실습과목을 포함, 660시간~990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학이 많다. 또한 캡스톤이나 통합간호실습 등과 같이 상급간호수준의 실습을 졸업 예정학년 단계에서 운영하고 있다. 임상실습시간 이수에 기본간호실습과 같은 교내실습, 봉사활동이나 산업체 인턴십으로 실습경험을 대체·충족하도록 함으로써 간호사 전문역량을 갖추도록 운영하는 대학들도 있다. 그러므로 국내도 이제는 효율적인 임상실습 운영을 위해 시수 축소 반영은 물론 탄력적인 현장실습 운영을 다각적으로 검토, 임상실습 시수 조정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효율적인 임상실습을 위해 임상실습 시수 조정을 위한 몇 가지를 제안해 본다.

첫째,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임상실습 인정 시수는 미국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므로 실습시간 축소를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실습 동안 학생의 실습내용이 충실한지, 학습목표와 학습성과는 달성하고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둘째, 만약 축소한다면 대안으로서 기본간호학실습, 건강사정실습, 핵심술기 과목 등의 교내실습 교과목을 임상실습시수로 인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임상실습 시수 인정에 해외 인턴십이나 해외 현장실습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셋째, 현재 임상실습시수로 인정되고 있는 시뮬레이션 실습시수인 ‘12%’를 상향 조정하는 것과 더불어 한국간호평가원의 시뮬레이션임상실습 인정기준 완화 혹은 시나리오 개발을 제안·검토해야 한다.

넷째, 대학마다 상이한 현장실습교육운영 규정과 지침, 학칙이나 학사제도에 따른 임상실습 이수 학점이나 지도 시수 등에 자율성을 둬 각종 평가에서 정성평가를 하도록 해야 한다.

■ 실습기반 조성을 위한 국가 지원 확대돼야 = 간호학생들은 졸업 후 국민의 건강관리를 하는 주요 사회 구성원으로서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직업에 종사한다. 때문에 교육과정에서 현장실습이 매우 중요하며, 이들의 현장실습을 위한 실습기관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간호교육기관과 학생 수의 급속한 양적 팽창으로 인해 간호학생 임상실습 인증 기준을 갖춘 임상실습기관 공급과 수급은 불균형이 매우 심화되고 있다. 또한 전문대학 간호학과는 부속병원이 없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러한 현실은 실습기관, 간호교육기관, 학습자 모두에게 문제점을 초래해 현장실습교육 부실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간호학생의 효율적인 실습기반 조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국가의 정책적 지원을 제안한다.

첫째, 간호학생의 임상실습기관 적정수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실습 가능한 의료기관 또는 간호교육 인증기준에 부합한 임상실습기관을 파악한 후 이들 기관에서 실습 가능한 학생 수를 조사해야 한다. 더불어 임상실습기관 추정을 위해 실습기간 파악도 필요하다.

둘째, 사회가 요구하는 임상실무 역량을 갖추고 실습기관이 기준을 갖춘 실습교육환경이 되도록 법적,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법적으로 의료법이나 간호법에서 의료인 양성 책무성에 대한 명시가 필요하다. 그 전에 현재 간호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간호법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셋째, 기준을 갖춘 실습지 확보를 위해 국가적 책임과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간호교육평가원 인증기준에 충족한 실습지 확보가 어려워 학교마다 실습지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간호의 질 보장이 어려우므로 실습지 확보를 위한 수급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권역별 네트워크를 형성, 책임을 부과하는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실습기관이 교육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적 책무로서 학교, 실습기관, 국가적 공동 책임 확인과 협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자 간 실습 교육의 공동책임을 명시할 뿐만 아니라 실습협약서에도 실습내용이 확실히 명시돼야 한다.

다섯째, 실습교육인력의 제도화가 이뤄져야 한다. 교육전담 실습지도의 내실화를 위해 이를 지원하는 보상체계와 자격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실습지도자 자격증 제도를 통해 실습지도의 전문화와 체계화를 이뤄야 한다. 또한 전문직 간호실무 역량을 갖춘 교육담당전문가에 의한 교육 운영 제도화가 됨으로써 그에 맞는 보상체계가 뒤따르도록 재정적,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

간호학은 응용과학으로서 간호전문직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단계를 대학 교육과정에서 이론과 교내실습을 통해 배우고, 익혀 현장실습 동안 적용해 전문직관을 형성해 나간다.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관리 책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간호인재들이 대학에서 잘 준비돼 사회에 배출되려면 국가의 지원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뒷받침돼 후속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고 여겨진다. 또한 현장실습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교육부, 보건복지부, 대한간호협회, 한국간호교육평가원, 간호학과 설치 대학, 현장실습 산업체 등 관련 기관과 관계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이 요구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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