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대표 공청회 진입해 항의 농성
공청회 30분 늦어졌지만 예정대로 진행
한철호 교협회장 “학생 공청회 때 함께 참석 고려”

동국대 학생들이 기자회견 후 학교 관계자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학생이 빠진 공청회 개최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 이지희 기자]
동국대 학생들이 기자회견 후 학교 관계자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학생이 빠진 공청회 개최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 이지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동국대가 대학혁신방안 논의를 위해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학생들의 반발로 공청회가 지연되고, 교수들이 학교 측에 반발해 대거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동국대는 11일 오후 본관 중강당에서 교수만 참석하는 학사구조개편을 포함한 대학혁신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 앞서 학생들은 “학교가 학생의 참여는 배제하고 있다”며 공청회 무효를 선언했다. 기자회견 이후에 건의문을 전달했지만 “1년째 기약 없이 기다리기만 했다”며 예정에 없이 공청회장에 진입했다.

학생들은 계속해서 학교 측의 밀실행정을 지적하며 “교수와 학생이 함께 하는 공청회를 개최하라”고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또 학생들은 “교수님들도 학생들과 함께해 달라”며 교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했다. 이에 김승용 기획처장과 윤성이 총장이 직접 설득 했지만 학생들이 항의를 지속하면서 공청회가 30분가량 지연됐다.

공청회가 시작된 직후에는 동국대 교수협의회가 나서 학생들의 항의에 동참했다. 공청회장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교수들이 대거 퇴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교수들이 거의 빠진 상황에서도 본부 측은 공청회를 진행했지만, 사실상 대학혁신방안의 주요 대상 중 하나인 교수가 불참하면서 혁신방안 발표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한철호 교수협의회장은 “학생들과 다 조율된 내용인 줄 알았는데 현장에 와보니 그렇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며 “그동안에도 대학혁신방안 내용들 중 비판적인 의견이 있었지만 공청회가 갑작스레 진행된 것도 그렇고, 형식적인 공청회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퇴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8일 예정된 학생 대상 공청회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참석한다면 우리도 참석하려고 한다”며 “결정한 내용을 시행하기보다 학생들을 포함한 교수,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 전체가 합의해서 100% 만족은 못해도 최선의 결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윤성이 총장이 공청회에 참석했지만 학생들이 공청회 무산을 주장하며 반발했다. [사진= 이지희 기자]
윤성이 총장(앞줄 맨 왼쪽)이 공청회에 참석했지만 학생들이 공청회 무산을 주장하며 반발했다. [사진= 이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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