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특별한 여행] 마음을 여는 창(窓)
[김현주의 특별한 여행] 마음을 여는 창(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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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명지전문대학 교수
김현주 명지전문대학 교수
김현주 명지전문대학 교수

집에는 창(窓)이 있다. 대부분 집에는 창이 존재하고 창의 역할은 다양하다. 창을 창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창과 창문의 의미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창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창의 기원은 정확히 언제일까? 사람들은 언제부터 창을 내고 살았을까? 아마도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할 때부터 창의 존재가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가끔 문에 구멍을 내는 장난을 치곤했다. 손에 침을 묻혀 창호지 바른 문에 구멍을 내고, 구멍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은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였다. 비슷한 또래의 사촌들이 있어서 함께 다녀가면 아이들의 손이 미칠 높이의 문은 대부분 구멍이 났다. 키가 닿지 못하는 곳의 창은 언제나 깨끗했는데, 키가 닿을 만한 문은 늘 지저분했던 것 같다.

수년 전에 ‘고레 섬(Île de Gorée)’이라는 작은 섬을 방문했을 때 일이었다. 아프리카 서쪽, 세네갈 옆에 있는 고레 섬은 수도 다카르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다. 길이는 900m, 폭은 300m 정도라고 한다. 예전에는 노예무역의 중개지로 사용된 섬이다. 섬 안에는 노예들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도 있고 유물도 전시돼 있다. 노예들이 살았던 집도 있다. 지금도 일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고 관광지화 돼 있다. 이에 기념품도 판매하고 관광객들이 와서 쉴 수 있는 식당과 숙박시설도 존재한다. 거주민들을 위해 학교도 있고 작은 경찰서도 있다. 편안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곳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변했다. 예전에 노예들을 임시로 가두고 생활했다는 것은 안내문을 통해 알 수 있을 정도다.

고레 섬에는 관광객을 위한 길에서 조금 벗어나 마을 뒤편으로 가면 예전에 노예들이 살았던 집들이 있다. 벽돌로 지은 집도 있었고 나무와 흙을 이용해 지은 집도 있었다. 얼마간 마을을 산책하다가 발견한 것은 노예들이 살았던 집의 창이 대부분 사람 키보다 높은 곳에 있었고, 아주 작은 창이 한두 개 있었으며, 대부분 밖에서 열도록 돼 있었다. 노예들이 머무르던 집에는 창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세상과 소통을 차단하기도 하고 탈출도 방지하려면 높은 곳에 아주 작은 창을 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곳에 있던 창은 숨을 쉬기 위해 최소한의 기능만 가지고 있었을 것 같다.

창의 용도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바깥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기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라보고 지나가는 사람과 이야기도 하고 바깥의 소리를 듣기도 하는 소통의 기능이 있다. 왜 창에는 마음 심(心)을 쓸까? 그것은 구멍(穴)을 통해 마음(心)을 주고받는다는 뜻이 아닐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마음의 창이 많이 작아지고 높아져서 손댈 수 없는 곳에 있는 것 같다. 시기와 반목과 성취욕으로 인해 마음의 창을 닫고 살고 있다. 소통이라는 것보다 내 것을 지키기에 급급해 마음의 창을 닫는다. 날씨가 추워지면 문을 닫고 열려 하지 않는다. 어딘가에 찬 바람이 들어오는지 꼭꼭 닫는다. 그렇지만 가끔 창을 열어 환기도 하고, 세상의 냄새를 맡으며, 생활하는 것이 건강한 삶이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추워도 마음의 창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2019년 한 해를 보내고 2020년 새해를 맞으면서 추워지는 세상에도 따스한 가슴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 찬바람이 들어와도 마음의 창을 열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으로 넉넉하고 포근한 새해를 맞이하기를 기도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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