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헌 계명문화대학교 교수학습지원팀장

홍진헌 계명문화대학교 교수학습지원팀장
홍진헌 계명문화대학교 교수학습지원팀장

뉴스에서 들려오는 눈 소식과 한파 소식에 잠시 눈을 돌려 달력을 보니 벌써 2019년의 끝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주마등처럼 지나간 2019년을 잠시 되돌아보면, 행정업무를 하면서 ‘혁신’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문득 변화와 혁신의 차이에 의문이 생겼다. 국어사전에서 변화는  ‘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짐’으로 규정됐다. 혁신은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꿔서 새롭게 함’으로 규정됐다.

혁신은 한자로 가죽 혁(革)과 새로울 신(新)자를 쓰는데 가죽을 벗겨내는 듯한 고통 후에 새로운 것이 된다는 풀이도 있다. 경영에서 혁신은 새로운 가치나 그런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교육에 경영의 혁신 의미를 더한다면, 교육혁신은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거나 그런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닌가 싶다.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은 지식 중심의 교육에서 지식과 할 줄 아는 교육으로, 교수자 중심의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변화가 됐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당연히 교수학습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대학들은 교육 소프트웨어에도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의 핵심은 학습자임을, 작은 것부터 변화해야 함을 다시 한 번 상기했던 계기가 몇 가지 있다. 최근 우리 대학 교수법 특강을 진행한 교수의 제언이 아직도 생각난다. “우리 학생들은 휴대폰 화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빔 프로젝트 화면 비율을 4:3으로 하면 이제는 적응하지 못한다. 비용이 들더라도 빔 프로젝트 화면 비율은 16:9로 맞추고 스크린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 처음에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들렸지만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는 학생들을 보니 휴대폰을 전부 가로로 돌려서 보고 있었다.

지난 8월에는 한 대학에서 개최한 학생성공포럼에 참석했다. 전국에 많은 교수, 직원들이 포럼에 참석해서 강연을 들었다. 학생성공이라는, 어쩌면 당연한 단어를 그동안 대학에서 그냥 지나치지 않았나 싶었다. 교육의 가치를 학생성공에 둔다는 것은 발상의 전환을 거친 교육혁신이라고 느꼈다. 대학이 무엇 때문에 잘 가르치는 대학이 되려고 했는가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대학마다 부서를 신설하고 성과 통합 관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지금이 중요한 시점이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학생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고 동기의식과 목표의식을 심어줘야 한다. VR, AR, 3D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도 물론 중요하다. 학생들이 비교과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양한 학습경험을 하고 여러 가지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동기의식과 목표의식을 찾는 것이 교육의 혁신이다. 

혁신이라는 단어에 익숙한 우리는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혁신인가를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어려운 현실 속에 대학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변화하는 방향이 제대로인가를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