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정책과제 발표, 현장 밀접도·관계성 중심 ‘전국단위 보직자별 워크숍’으로 재편
전문대학인상 시상은 전문대교협 상반기 정기총회 때 이뤄지는 것으로

지난해 연말 열렸던 ‘2018년 전문대학 교육포럼’의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DB)
지난해 연말 열렸던 ‘2018년 전문대학 교육포럼’의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올해에는 항상 이맘때 열렸던 ‘전문대학 교육포럼’을 볼 수 없게 됐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교육포럼’ 개최 폐지를 전격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어려워지고 있는 전문대학가의 상황과 행사의 규모 등 적절성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가장 큰 배경이다. 여러 연구성과와 우수 사례 등은 각급 보직자 협의체의 워크숍 등을 통해 확산하는 것이 더욱 현장 적합성에 부합한다는 것이 전문대교협의 설명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전문대학이 일궈낸 고등직업교육의 성과와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전문대학인의 축제입니다. 전문대학의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서로 돕고 협력하는 소통과 화합을 통해 모든 전문대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난해 당시 전문대교협 회장이었던 이기우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은 ‘2018년 전문대학 교육포럼’을 개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문대학 교육포럼’은 한 해 동안 전문대가 이뤄낸 교육성과와 우수 프로그램을 한 자리에서 발표하는, 모든 전문대학인이 참여하는 교육 축제 한마당이다.

특히 전국의 여러 전문대 관계자들이 한 해 동안 교육 현장에서 개발·발굴해 온 우수 교수 프로그램과 성과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포럼이 주는 의미는 상당했다. 또 고등직업교육연구소를 중심으로 정책개발 기능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다는 여러 연구과제가 발표되는 것도 전문대 구성원들이 이 행사를 기다리는 점 중에 하나였다. 한 해를 빛낸 전문대 구성원에게 상을 수여하는 ‘전문대학인상’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었다.

지난해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대학 대응방안 연구’를 비롯해 ‘직업교육법제 정비방안’ ‘학습경험 인정제 가이드라인’ 등 전문대학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 과제들이 연구결과로 발표됐다.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 우수사례’ ‘기초학습·전공기초능력 증진 지원사업 우수사례’ ‘교수·학습 혁신대회 등 우수사례’ 등도 소개된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교육 성과와 정책 연구 과제를 한 자리에서 한꺼번에 볼 수 없게 됐다. 올해 ‘교육포럼’은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우수 교육 성과와 정책 연구 과제 등은 전국 각급 전문대 보직자 협의체 워크숍별로 소개하고, 교육포럼과 같이 한 자리에서 발표되는 행사는 앞으로 열지 않겠다는 것이 전문대교협의 결정이다. 다만 ‘전문대학인상’은 유지하되 전문대교협 상반기 정기총회에서 시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교협은 “폐지 결정을 위한 현장의견 수렴, 논의 과정이 있었다”며 “사업별(보직자별) 워크숍으로 쪼개 따로 진행하는 것이 더욱 집중되고 알차다는 의견이 폐지 결정에 가장 큰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대교협 설명 이면에는 ‘이탈률’과 ‘실리 추구’라는 부분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대교협 관계자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교육포럼이라는 게 규모로 보면 1부(관계부처 고위관계자 축사·인사말, 전문대학인상 시상)와 2부(교육성과·정책과제 발표)로 나뉘는 엄청나게 큰 행사다. 1부 행사는 잘된다. 그런데 2부 성과 발표회를 시작할 때쯤 보면 상당수 인원이 자료집만 가지고 자리를 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과 발표회도 상당히 공들여 준비한 중요한 행사인데 듣지도 않고 가버린다”며 “섹션별로 나눠진 각각의 강의실 인원수를 보면 열 명 남짓의 인원만 앉아서 강의를 듣는 모습이 참 속상했다”고 덧붙였다.

전문대 교육현장 발전에 열의를 가지고 우수사례 공유와 확산 의지가 있는 관계자들을 위한 자리는 유지하되, 그것이 ‘교육포럼’일 필요는 없다는 게 결국 전문대교협이 내린 결론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교육 우수성과와 정책과제 연구결과별로 관련 보직자별 워크숍에서 집중, 강의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으로 공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대교협은 “여러 대학들의 상황이 힘들어지고 있는 요즘, 더욱 실리를 챙겨도 모자랄 판에 교육포럼과 같은 큰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도 있다”며 “교육포럼이 아니더라도 보직자별로는 어차피 연구과제와 우수사례 공유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보직자별 워크숍)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마다 한 해를 빛낸 전문대인에게 시상하는 ‘전문대학인상’은 상반기 협의회 정기총회 때 주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전국 총장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라는 데에 의미가 있기도 하고, 총장들 앞에서 박수를 받으며 상을 받는 게 수상자로서도 더욱 뜻깊은 순간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전문대교협 정기총회는 내년 1월 2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문대학인상 시상이 이날 이뤄질 것으로 보이면서, 전문대학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교육포럼의 의미는 작게나마 올 연말에서 내년 연초 정기총회로 옮겨질 전망이다.

지난해 '전문대학인상' 졸업생 선정된 정지선 셰프(혜전대학교 2005년 졸업, 왼쪽 두 번째), 오세득 셰프(강원관광대학교 2000년 졸업, 왼쪽 다섯 번째), 김태헌 소방사(성덕대학교 2014년 졸업, 왼쪽 여섯 번째). (사진=한국대학신문DB)
지난해 '전문대학인상' 졸업생 선정된 정지선 셰프(혜전대학교 2005년 졸업, 왼쪽 두 번째), 오세득 셰프(강원관광대학교 2000년 졸업, 왼쪽 다섯 번째), 김태헌 소방사(성덕대학교 2014년 졸업, 왼쪽 여섯 번째). (사진=한국대학신문DB)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