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세계 상위 1% 연구자, 선양국ㆍ김기현 한양대 교수를 만나다"
[특별 인터뷰] "세계 상위 1% 연구자, 선양국ㆍ김기현 한양대 교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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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국 교수(에너지공학), 김기현 교수(건설환경공학)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한양대학교 선양국 교수(에너지공학)와 김기현 교수(건설환경공학)가 세계 상위 1% 연구자로 선정됐다. 

글로벌 학술정보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11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즉, 논문 피인용 횟수 최다 세계 상위 1% 연구자(HCR) 명단을 발표했다. 올해 HCR의 영예를 안은 연구자는 세계 60여 개국 총 6216명이다. 한국에서는 45명이 선정됐으며, 중복 선정 연구자와 외국인 교수를 제외한 실제 한국인은 39명이다. 
 
올해 HCR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23명 포함됐다. HCR 연구자는 그만큼 세계에 영향력 있는 연구자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사회 발전에 앞장서는 상위 1%의 연구자는 무엇을 목표로 연구할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선양국 교수와 김기현 교수의 연구실을 직접 찾아갔다. 선 교수는 올해로 4번째 HCR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김 교수는 처음 등재됐다.

선양국 교수
선양국 교수

■ 전기차 핵심 배터리 권위자, 선양국 교수 = 선 교수는 휴대용 전자기기와 전기자동차의 에너지 저장원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20년 이상 연구해 왔다. 

“학문의 목적은 인류의 편의 즉, 사람들이 편히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도성장을 통해 오늘날의 경제적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차세대 먹거리 산업이 없다는 것이 최대 문제다. 인공지능은 미국의 구글과 같은 IT기업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뒤처져 있다. 우리의 차세대 먹거리는 배터리라고 본다.”

선 교수의 주 연구 분야는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다. 이 연구를 통해 경제적이면서도 용량이 큰 배터리를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전기차 생산 비용을 줄여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전기차나 ESS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다. 미국과 유럽, 특히 독일은 전기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상용화를 위해 주행거리와 가격을 해결해야 하는데 키(Key)는 양극소재다.”

선 교수의 대표 연구결과물로는 하나의 양극 입자에서 위치에 따라 구성 물질의 농도를 달리하는 ‘농도 구배형’ 양극 소재다. 이러한 독특한 설계로 인해 큰 용량을 발현하면서도 안전하고, 오래 쓰는 배터리를 개발했다. 

“2018년 출시된 기아자동차 니로 EV에 해당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에 수출하는 전기자전거에도 개발된 재료가 쓰이고 있다. 계속 기술을 개발해 중국 배터리 업계에 차세대 성장 동력을 뺏기지 않아야 한다. 연구실 구성원 모두가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열정을 쏟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위해 선 교수는 20년간 묵묵히 한 길을 걸어왔다. 당시 배터리 양극재는 인기 있는 연구 주제가 아니었다. 중간에 연구비 지원이 없는 ‘흉년’을 겪기도 했다. 

“사과를 기르는 과수원을 운영하려면 땅을 기름지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맛있는 사과가 열린다. 노벨상 수상자는 평균 30여 년 동안 한 가지 주제의 연구에 매진했다. 오랫동안 한 분야에 몰두하니 세계 최고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연구비, 연구 공간, 우수 학생을 지원해야 하고 정부에서는 기초과학에 대해 장기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 양극재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로 607편의 SCI급 논문(Web of Science 기준)과 528개의 국내외 특허라는 결과를 낳았다. 2019년 한국연구재단이 선정한 ‘노벨상에 근접한 과학자 17명’으로 뽑혔으며 미국 전기화학회(The Electrochemical Society)의 석학회원으로도 선정됐다.

“우리나라가 배터리 산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열심히 연구할 수밖에 없다. 우리 세대에 이루지 못하더라도 젊은 세대에 이룰 수 있도록 좋은 재료를 개발하고, 수준 높은 지식을 갖춰야 한다. 인재가 국력인 우리나라에서 중요 기술을 만들어내는 젊은 연구자들이 나오길 바란다.”  

김기현 교수
김기현 교수

■ 먼지청정을 넘어 궁극의 공기청정 연구, 김기현 교수 = 김 교수는 일상의 문제로 자리 잡은 대기오염을 정확하게 감지하고, 제거하는 환경분석 및 제어시스템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벤젠·폼알데히드 같이 휘발성이 강한 휘발성유기화학물질(VOC)과 대기오염물질(VOC), 악취를 제어·관리하기 위한 신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폼알데히드는 운전‧흡연‧음식 조리 등 실생활에서 만들어지는 1급 발암물질이다. 

“현재의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제거는 수월하지만 가스 형태로 존재하는 유해화학물질 등을 감지하고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존의 공기청정기는 엄밀히 말해 ‘공기 청정’ 기술이 아니라 ‘먼지 입자 청정’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몸에 미치는 유해성은 입증됐다. 김 교수는 유해가스 물질이 ‘훨씬 더 나쁘다’고 경고했다. 폼알데히드는 일반 대기환경에서 ppb 수준의 농도로 존재한다. 100ppb 이상이면 위험 수준으로 본다. 초고감도, 초고선택도 등을 갖춘 초정밀 감지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김 교수는 금속과 탄소 유기물을 결합한 금속유기골격체(MOF)를 개발해 유해물질을 흡착·제거하는 효능성을 다각도로 입증했다. 또 효과적으로 유해물질 등 시료를 농축해내는 열 탈착 기반 전처리 기술을 개발, 환경부가 지정한 22종의 악취 물질을 동시에 분석해내는 새로운 공기 질 진단법을 제시했다. 그는 대기 중 유해 중금속 물질 분석체계를 구축한 공로로 ‘국가 석학’에 선정되기도 했다.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거나 직·간접흡연, 악취 등 일상활동에서 발생하는 민원들을 해결하기 위한 포괄적인 연구와 기술적인 면에서 값이 싸고 성능이 뛰어난 소재를 개발하고 이에 기반한 첨단 분석 시스템 개발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소재 기반의 분석기술은 새집증후군이나 전자담배 유해물질, 자동차 냄새 진단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활용이 가능해 연구실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분석 및 제어기술 개발 목표 중에서도 특히 VOC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소재기술을 더욱 더 혁신함으로써 공기청정기 성능을 완벽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50%까지 왔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파악됐고, 현실적인 기술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도 찾았다.”

지금 단계에 이르기까지 김 교수의 여정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해양공학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지만, 바다 오염과 공기 오염이 상호 간 교류작용하는 것을 보고, 대기오염을 주 연구 분야로 바꿨다. 정통성을 중시하는 풍토 때문에 교수 지원 족족 떨어졌다고. 이후 세종대 자연과학대학에서 2014년 한양대 공과대로 부임하면서부터는 신소재 분야를 환경에 접목시키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누구나 살면서 터닝포인트를 경험한다. 박사학위를 취득할 때쯤 돼서야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열심히 공부했고, 도전의식도 컸다. 한양대 공과대로 오면서 대기오염을 단순히 모니터링하는 것은 부족하다고 생각해 신소재를 활용한 소재기반의 제어기술 분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변화의 시기마다 두렵긴 했지만, 성취를 위해 계속 도전했다. 앞으로도 연구하면서 첨단 소재와 환경을 융합하는 분야에서 정상급의 논문을 써나가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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