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칼럼] 2020년대, 산업혁명의 기지로 변신해야 할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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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종 전북창조경제 혁신센터 이사장(前 원광대 총장)

우리나라의 213개 4년제 대학은 대부분 해방 이후 설립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대학의 개교 70년 기념 보도를 봤을 것이다. 

또 한 무리의 대학은 1990년대 전후 설립됐다. 개교 100년 정도의 대학이 몇 곳 있지만, 역사가 짧은 관계로 학문적 축적의 두께가 두껍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학문의 깊이를 성취하지는 못했지만 교육의 성과는 높였다. 대학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됐다.

그 시대에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선발 국가들의 학문을 베껴서 따라 배우는 것이었다. 우리 역사의 토양에서 갈고 닦은 문화의 ‘줏대(정체성, 正體性)’가 부족했다. 급조된 근대적 대학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 해방이후 설립된 대학들은 선발 국가들의 학문을 수입하는 일에 바빠서 우리 역사에 쌓여진 학문의 업적을 되돌아 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해방 후 초기 우리나라 대학에서 가르친 교수들이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 시기의 대학에서 확실히 학습한 것은 세계적 수준의 학문보다는 민주주의였다. 그리해 우리나라 대학은 그 ‘민주주의’로 기여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이끌어 낸 것이 ‘대학’이라는 것은 부인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제 대학은 새로운 생산양식의 시대를 이끌어 내야 할 시대가 됐다. 우리나라는 ‘따라하기 산업’에서 ‘표준을 만드는 산업’으로 혁명적 전환을 해야 할 시점이다. 산업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 시대를 지나 문화자본주의 시대가 됐다.

이 시대는 개인 중심의 생산과 소비사회다. 모든 개인이 자신의 줏대를 최대로 구현하려는 ‘개인의 시대’가 됐다.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 비율이 이미 3분의 1에 이른 것도 하나의 징후다. 혼밥, 혼술, 혼영 등 ‘혼족’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개인은 물질적 욕구와 함께 정신적 욕구를 실현하면서 자신의 줏대를 구현한다. 정신적 욕구의 범주는 ‘진선미(眞善美)’ 욕구다. 의식주(衣食住) 욕구가 산업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를 이끌었다면 ‘의식주’ 욕구와 ‘진선미’ 욕구가 융합된 새로운 욕구가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낸다. 이것이 문화자본주의 사회다. 4차 산업혁명은 문화자본주의를 뒷받침하는 도구의 혁명이다.

혁명적으로 출현한 디지털 도구로 개인의 줏대를 실현하는 슬기모(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은 5차 산업혁명이다. 5차 산업혁명은 개인의 줏대를 실현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산업과 경제체제, 사회체제와 정치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곧바로 5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것을 이끌어 내는 기관이 바로 대학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이 대학의 앞에서 힘을 썼다면, 이제는 그들 앞에 대학이 서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발전한다. 대학이 민주주의의 기지에서 4차 산업혁명과 5차 산업혁명의 주체가 돼야 하는 시대다.

또 한 가지 중대한 변혁은 ‘학력인증 교육기관’이 힘을 잃어가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 교육’이 일반화되면서 ‘강좌 수료’ ‘과정 수료’ 등 단기 수업의 수료증이나 자격증, 그리고 능력 자체로 존중받는 사회가 되고 있다. 정부가 학력을 인정해 주는 교육 기관이 아니라 개인이 설계·이수하는 사이버 교육만으로도 인정받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손흥민 선수나 방탄소년단의 학력을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현상이 변화의 징후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산업자본주의 시대가 아니라 ‘1인 기업’ ‘소기업’들이 주도하는 문화자본주의로 생산양식이 바꿔지기 때문이다. 대학들에는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다가온 것이다. 대학이 환골탈태해야 할 이유다. 그 방향은 산업혁명의 기지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대학은 이제 산학협력이 아니라 산학연(産學硏) 일체의 체제로 바꿔야 할 때다. 대학 자체가 기업이 되는 것이 산학연 일체형 대학이다. 대학캠퍼스는 4~5차 산업혁명을 일으키는 첨단산업단지로 되는 것이다. 4~5차 산업혁명 시대, 문화자본주의 시대의 대학은 기초연구로부터 기술을 개발, 사업화하는 모든 과정을 동시 시행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

과거처럼 기초와 응용, 인문학, 자연과학 등으로 나눠 공부하는 분업형 대학으로는 변화를 감당하지 못한다. 학제적(學際的·trans-disciplinary), 직제적(職際的·trans-Competency), 국제적(國際的·trans-national) 연구로부터 기술개발과 사업화까지 동시에 수행하고 강의를 수단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하며, 교육하는 기관으로 변모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전통적인 대학의 개념을 버려야 가능한 일이다. 대학이 상아탑이 아닌 지는 오래됐지만, 더 이상 민주화의 기지도 아니다. 이제 신산업과 신기업, 5차 산업혁명의 기지가 돼야 한다. 독창성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의식주’와 ‘진선미’의 가치를 융합하는 미래가치를 만들어 내는 대학,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제기하며 연구 과제를 설정하고 결과를 사업화하는 대학이 돼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경쟁력을 솟아오르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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