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정시특집] 전문대로 유턴 입학 매년 증가···적성, 취업 모두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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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유턴학과 분석
전문대 유턴 입학생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학과인 ‘간호학과’의 경우 현재 전문대 84개교에서 4년 과정, 2개교에서 3년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삼육보건대학교 간호학과의 실습 모습. 삼육보건대학교는 지난 1936년 설립된 전통의 명문 간호대학이다. 우리나라 제1호 남자 간호사인 조상문씨 역시 이 대학 출신이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전문대 유턴 입학생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학과인 ‘간호학과’의 경우 현재 전문대 84개교에서 4년 과정, 2개교에서 3년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삼육보건대학교 간호학과의 실습 모습. 삼육보건대학교는 지난 1936년 설립된 전통의 명문 간호대학이다. 우리나라 제1호 남자 간호사인 조상문씨 역시 이 대학 출신이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30일부터 전문대학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청년 취업난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취업에 강점을 보이는 전문대학 입학을 결정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반대를 졸업한 뒤 ‘적성’과 ‘취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전문대 입학을 다시 결정하는 이른바 ‘U턴(유턴) 입학’ 선호 경향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는데,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문대 유턴’이 언급될 정도가 됐다. 최근 5년간 전문대 유턴 입학생 통계를 보면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계속될 추세라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바른미래당)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분석자료를 보면 전문대 유턴 입학 지원자 수는 올해 7285명에 달했다. 최근 통계를 봐도 △2015년 5489명 △2016년 6122명 △2017년 7412명 △2018년 9202명 등 매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턴 입학자가 늘어남에 따라 경쟁률도 해를 거듭하며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전문대 유턴 입학 경쟁률은 5.5 대 1을 기록했다. △2015년 4 대 1 △2016년 4.4 대 1 △2017년 5.1 대 1 △2018년 6 대 1 등이다.

■유턴 지원자 58.5% 자연계열 선택 = 유턴 입학자들이 지원한 계열을 분석하면, 전체 7285명 가운데 4262명이 자연과학 계열을 선택했다. 유턴 입학을 결정한 지원자의 58.5%가 자연과학계열 진학을 결정한 것이다. 이어 △예체능 계열 1106명(15.2%) △공학 계열 973명(13.4%) △인문사회 계열 944명(13%) 등의 순을 보였다.

취업률이 우수해,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간호학과’의 경우 5년 동안 등록인원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간호학과는 올해 전문대 유턴 입학생 전체 1525명 가운데 45%인 686명의 학생들에게 선택을 받았다. 또 올해에는 △물리치료과 △협동조합경영 △연기과 △생명환경화공과 등도 인기를 끌었다.

■유턴 현상 증가 배경에는 일반대보다 ‘높은 취업률’ = 전문가들은 젊은 청년층의 취업 문제가 핵심적인 사회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전문대가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문대 취업률은 일반대를 매년 상회하고 있으며, 최근 일반대 취업률이 점차 하락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승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이하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은 “현 청년 세대가 학력주의를 벗어 던지고, 학벌보다는 실력으로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전공으로 소신 있게 전문대 입학을 다시 선택하고 있다”며 “능력중심사회로의 사회적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8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57만4009명의 취업 통계를 보면, 전문대 취업률은 항상 일반대 취업률을 앞지르고 있으며 격차 역시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2년 취업률은 전문대가 68.1%였으며 일반대는 66%를 나타냈으며, 두 기관의 취업률 격차는 2.1%p를 보였다. 2017년의 경우 이 격차는 7.2%p로 더 벌어졌으며, 취업률은 전문대가 69.8%, 일반대가 62.6%로 나타났다.

■전문대 이색 입학생 사연도 ‘눈길’ = 수성대학교 사회복지과에 입학한 박선민 할머니(80)는 2019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 대구지역 최고령 응시자로 유명하다. 박 할머니는 환갑이 지난 뒤 야학과 독학으로 뒤늦게 학업에 매진, 초‧중‧고교를 검정고시로 마친 열정의 소유자다. 그는 “대학에서 공부하겠다는 오랜 바람을 이루는 순간이어서 너무 자랑스럽다”며 “어린 학생들에게 뒤떨어지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성대학교 최고령 입학자 박선민 할머니 (사진=한국대학신문DB)
수성대학교 최고령 입학자 박선민 할머니 (사진=한국대학신문DB)

이경수씨(45)는 루게릭병으로 투병생활을 하다 생을 마감한 남편의 간병을 계기로 배움의 길에 들어섰다. 희귀질환 판정에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삶을 살다간 남편처럼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정신적 위로와 도움을 주기 위해 사회복지상담과에 입학, 졸업했다.

특히 이씨는 정신보건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 다시 한 번 간호학과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장애인에 대한 복지와 대상자 서비스에 대한 아쉬움을 ‘배움’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베풀고 싶었다”며 “사회복지상담과에서 최선을 다한 만큼 간호학과에서도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주대학교 보건의료행정과에 입학한 박현순씨(50) 역시 노후 준비에 도움이 되고 의료서비스를 펼치기 위해 전문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평소 복지관 봉사를 다니면 100세 시대의 건강과 평생학습에 관해 많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박씨는 “늦기 전에 말만 앞세워 하는 엄마와 아내가 아니라, 아직도 남아 있는 나의 미래와 소중한 중년, 노년을 준비하는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문대학 평생교육(25세 이상) 학습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 신입생 현황을 보면 25세 이상 29세 미만 입학자는 3571명이며, 30세 이상 39세 미만 입학자 1663명, 40세 이상 입학자는 575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신입생 17만5210명 가운데 25세 이상 입학자 수는 1만990명으로 나타났다.

서울 S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윤혜령씨는 어릴 적부터 가진 간호사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인천재능대학교 간호학과로 유턴 입학을 결심했다.

윤씨는 “문과 출신으로 생소한 간호학을 잘 배울 수 있을지 많은 걱정이 됐다”면서도 “입학 전 교수님과의 상담과 멘토링으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전공한 일어를 바탕으로 글로벌 역량을 가진 간호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재능대학교 간호학과에 유턴 입학한 윤혜령씨
인천재능대학교 간호학과에 유턴 입학한 윤혜령씨

춘해보건대학교 작업치료과 입학을 결정한 문지환씨 역시 처음에는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고 싶은 학과로 유턴 입학을 선택했다. 문씨는 학과보다는 학교 이름만 보고 대입을 선택했었다. 하지만 흥미를 갖기 힘들었고, 1학년을 허무하게 보냈다고 했다. 군대를 다녀온 뒤 휴학 기간동안 전과나 편입, 수능 재도전 등을 알아보며 진로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했다. 결국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보건 의료 쪽으로 진학을 결정하게 됐고, 춘해보건대학교 작업치료과에 신입생으로 입학하게 됐다.

문씨는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학교와 학과에서 다른 신입생들도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며 “나 또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성인의 계속 교육 수요와 선취업 후학습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까닭”이라며 “전문대학이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선제 대응함으로써 성인학습자 맞춤형 직업교육과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현 청년 세대는 학력주의를 벗어 던지고, 학벌보다는 실력으로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전공으로 소신 있게 다시 선택하고 있다”며 “능력중심사회로의 사회적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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