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택 지음 《디테일 경쟁 시대》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30년 동안 KAIST 기계공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임용택 KAIST 교수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기계전문위원과 KAIST 국제홍보처장, 대외협력처장, 글로벌협력본부장,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등 그동안 경험했던 학교 행정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 《디테일 경쟁 시대》를 출간했다.

우수한 연구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조직에서 저자는 사소해 보일 법한 일들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연구 분야 개척을 위해 인력을 충원하고, 평가에 공정을 기하며, 정보 교류에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개혁의 중심을 놓치지 않았던 순간들이 원고에 담겨 있다. 개혁이란 거대한 문제가 아닌 자그마한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신념으로 저자는 한국기계연구원에 연구부원장과 행정부원장 제도를 도입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선했으며, 연구 현장에 필요한 안전 교육 및 시기별 취약 요인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망설이지 않았다. 이외에도 경상비 확보를 위한 구성원들의 능동적인 대응과 개방적인 토론식 회의 문화를 권장하고, 전산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연구관리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했으며, 유치원이나 외국인학교 등 유능한 인재들이 안심하고 연구에 임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앞장섰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정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적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역설하고, 대학 지원 시 우선순위를 명확히 할 것을 제언한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조직을 연결하는 사회적 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준다. 저자가 소개하는 KAIST와 한국기계연구원의 실제 사례들은 이해하기 쉬우며, 대학 교육의 나아갈 길이나 우리나라 과학 육성에 대한 저자의 포부는 과학 분야뿐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이 책은 KAIST의 운영 방식이나 후학 양성에 관심이 높은 독자들이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에게 과학 교육의 진행 상황을 알려주고, 정책 입안자들의 행정 및 운영에 도움을 줄 것이다.

저자 임용택은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기계설계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버클리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 후 오하이오주립대학교 공과대학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조교수를 역임했고, 1989년 한국과학기술대 조교수로 부임했다. 1996년 에어랑겐대학교 생산공학연구소 훔볼트 팰로우 과정을 거쳤고, 2000~2002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기계전문위원을 지냈으며, 2007~2011년에는 KAIST 홍보국제처장, 대외협력처장, 글로벌협력본부장 등을 맡아 과학기술 교육과 연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2014~2017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로 후학 양성과 정밀제조업 분야 발전에 힘쓰고 있다.

2019년 기계공학 분야 연구와 개발, 후학 양성, 국제화, 정부출연연구기관 운영 등을 통해 국가산업 경쟁력 발전에 다양하게 이바지한 공로로 청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해냄출판사/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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