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탁 교수.
서형탁 교수.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아주대 연구팀이 태양광을 이용한 친환경 수소 생산에 활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수소는 대표적 청정 연료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 전기나 태양광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30일 아주대는 서형탁(신소재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교수팀이 물 분해 수소 생산 효율과 내구성이 크게 향상된 실리콘 기반의 태양광전기화학 광음극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화공 촉매 분야의 저명 국제 학술지인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인바이런멘탈(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12월 24일자 온라인 최신호에 소개됐다. 아주대 샨카라 칼라누르(Shankara S. Kalanur) 교수와 박사과정의 유일한 연구원이 함께 참여했다.

수소는 수소 연료 전지에 적용돼 연료 사용 후 물이 배출되는 대표적 청정 연료원이다. 이에 수소는 수소전기차뿐 아니라 발전과 에너지 저장 등 산업 전반으로 활용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수소의 생산은 화석연료의 구조를 변화시키는(개질) 방식으로 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수소 생산 중량의 9배가 넘는 이산화탄소도 함께 배출되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에 최근 전기나 태양광을 이용하는 광·전기 화학적 물 분해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형탁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실리콘 기반의 태양광 전기화학 광음극으로, 반도체 소자나 태양전지에 널리 쓰이는 실리콘 및 산화물 적층 구조를 활용했다. 실리콘은 이미 태양전지에 널리 활용되는 소재이지만, 물 분해와 같은 전해질 수용액 환경에서는 효율이 떨어지고 쉽게 부식돼 사용이 어려웠다.

서 교수는 “최근 전기나 태양광을 활용하는 광·전기 화학적 물 분해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화석 연료 개질 방식에 비해 생산 효율이 매우 낮다는 문제가 남아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저가이며 범용 소재인 실리콘과 몰리브덴 산화물 박막 적층 구조를 광음극으로 적용해 표면에서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서형탁 아주대 교수 연구팀이 제작한 실리콘과 몰리브덴 산화물 광전극의 (좌)전자 밴드 구조와 작동 원리 및 (우)투과 전자현미경 이미지.
서형탁 아주대 교수 연구팀이 제작한 실리콘과 몰리브덴 산화물 광전극의 (좌)전자 밴드 구조와 작동 원리 및 (우)투과 전자현미경 이미지.

이 기술의 핵심은 태양광이 반도체 광전극에 입사할 때 생성된 전하를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것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광전기 물 분해 전극 중 주로 양극에서 빛을 흡수하는 광양극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서 교수팀은 광음극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물 분해 같은 전해질 수용액 환경에서 쉽게 부식되고 효율이 떨어지는 실리콘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표면 전위를 제어해 태양광에 의해 형성된 광전하를 정확한 방향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또 산화물을 화학적으로 안정된 실리콘 보호막으로도 활용, 전해질 용액에 의한 부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서형탁 교수는 “실리콘 표면에 증착된 몰리브덴 산화물 박막의 정밀 조성 최적화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며 “이에 실리콘 단일 소재 광음극 대비 광전류 효율은 6배, 12시간 연속 수소 생산 전극 내구성은 8배 개선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태양광 에너지만을 이용한 자가 전력 물분해 수소 생산의 실용화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학 기초 연구 지원사업(기본연구 및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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