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대 죽이기’ 앞장서나…사회통합전형에 쏟아지는 우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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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기회균형 확대? 지방대 신입생 모집 ‘난항’ 예상
지역균형선발 선호도 높은 대학도 어려워…기회균형 이미 꾸준히 증가세
개념, 도입시기 등 세부내용 ‘안개 속‘…’정책 디테일‘은 어디에?
(사진=한국대학신문DB)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정부가 지난해 11월말 발표한 ‘대입공정성 강화 방안’ 가운데 사회통합전형을 도입하는 안을 놓고 대학가에서는 다양한 우려가 쏟아진다. 사회통합전형은 사회배려자와 지역학생의 고등교육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사회적배려대상자 10% 선발을 의무화하고, 수도권 대학에 지역균형선발을 10% 이상 실시하도록 권고하겠다는 것이다. 대학가에서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책의 ‘디테일’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사회적배려대상자의 정의부터 다소 불분명한데다 도입 시기와 전형방법 등 세부내용들이 일체 밝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대육성법이 시행되는 상황에서 기회균형과 지역균형선발을 늘리는 것은 상충되는 정책이란 우려도 나온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아우성인 상황에서 지방대학의 학생 선발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사회통합전형은? 사회배려자선발전형 지역균형선발전형 포괄 = 정부가 내놓은 사회통합전형, 언제 어떻게? 정책 디테일 실종 =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말 내놓은 ‘대입공정성 강화 방안’에는 사회통합전형을 도입하는 안이 담겼다.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사회통합전형은 크게 두 갈래로 구성된다. 당시 정부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이하 사회배려자)를 위한 전형을 전체 모집정원 대비 10% 이상,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형을 10% 이상 선발하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결국 사회통합전형은 사회배려자선발전형과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두 전형을 포괄하는 사회통합전형을 도입하겠다고 결정을 내린 것은 앞서 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로부터 근원을 찾을 수 있다. 당시 정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선발 결과 전국 평균에 비해 학종과 수능에서 서울 지역 합격자 비중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때문에 지역균형전형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며, 기회균형전형을 확대해 저소득층의 실질적 입학기회도 보장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실효성을 얻기 위해 해당 내용을 ‘법제화’할 계획이다.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을 올해 중 개정해 사회통합전형의 운영 근거를 법에 명시한다. 다만, 의무적 선발 여부는 전형에 따라 갈린다. 사회배려자선발전형 10% 이상 선발은 법에 따라 의무화하는 반면,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권고’하는 선에 그칠 예정이다. 

■10% 이상 선발 ‘의무화’ 사회배려자선발전형, 기회균형선발전형과 명확한 차이 제시돼야 = 10% 이상 선발이 의무화될 예정인 사회배려자선발전형은 기존 기회균형선발전형과 달리 개념부터 다소 모호하다. 정부는 사회배려자의 대상으로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농어촌학생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정확한 범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입전형은 크게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으로 구분 가능하다.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인 전형은 일반전형, 특별한 경력이나·소질·기준, 차등적 교육적 보상 기준에 의한 전형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형이 특별전형이다. 현 대입전형에서 사회배려자전형과 가장 비슷한 유형인 기회균형선발전형은 이 중 특별전형에 해당한다.

특별전형은 다시 정원 외 특별전형과 정원 내 특별전형으로 구분된다. 정원 외 특별전형은 재외국민·외국인전형과 북한이탈주민 등에 더해 농어촌, 특성화고교졸업자 등을 전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중 일부 전형을 가리켜 기회균형선발전형이라 한다.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졸업자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지원대상자 △특성화고졸재직자가 기회균형선발전형으로 분류된다. 구체적으로는 농어촌학생과 특성화고교졸업자,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합산해 전체 모집정원의 5.5% 이내, 이들 전형에 특성화고졸재직자 전형을 포함해 전체 모집정원의 11% 이내를 선발하는 것이 허용돼 있다. 

정원 내 특별전형은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따른 특별전형과 대학 자체적 기준에 따른 특별전형으로 다시 분류된다. 이 중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따른 특별전형을 고른기회 특별전형이라 하며, 통상 ‘정원 내 고른기회’ 전형이라 부른다. 

정원 내 고른기회전형은 △국가보훈대상자를 포함해 정원 외 기회균형선발이 가능한 △농어촌학생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지원대상자 △특성화고졸재직자도 선발 대상으로 둔다. 여기에 더해 △장애인 등 대상자 △서해 5도 학생 △만학도 △지역인재 등이 정원 내 고른기회전형에 속한다.

이처럼 교육적 차등 보상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전형들 가운데 정원 외 전형은 기회균형선발전형, 정원 내 전형은 고른기회전형으로 명칭이 갈리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부가 공정성 강화 방안을 통해 사회배려자선발전형 의무화의 당위성을 언급할 때 제시한 개념도 ‘정원내외 고른기회전형’이었다. 두 전형의 구분이 엄밀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사회배려자라는 개념도 정원 내와 정원 외를 넘나든다. 장애인은 정원 내 특별전형으로만 선발 가능한 반면, 농어촌학생과 기초생활수급자는 정원 내 고른기회 특별전형과 정원 외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으로 모두 선발할 수 있다. 

대학들의 불만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전형 도입을 논하기 전 사회배려자라는 범위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원 내와 정원 외를 넘나드는 개념이기에 대학들로서는 10% 선발 의무화가 정원 내와 정원 외를 모두 포괄하는 것인지, 정원 내와 정원 외 중 일부만을 얘기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정원 외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 중에서도 ‘선취업 후진학’으로 다른 전형과 성격이 다른 특성화고졸재직자전형이 사회배려자선발전형에 포함되는지도 명확치 않다. 

한 대학 입학 관계자는 “사회배려대상자전형에 포함되는 전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부터 제시돼야 한다. 정원 외 모집 전반을 포괄하는 것인지, 정원 외와 정원 내를 모두 둘 수 있는 농어촌학생과 기초생활수급자 등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아 대학들의 혼란이 크다”고 했다. 

■지방대육성법과 정면 충돌…지방대 고사에 정부가 앞장서나 = 문제는 정부가 내세운 사회배려자를 위한 전형이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형 모두 기대보다는 우려할 점이 많다는 데 있다. 

특히 걱정을 표하는 대학들은 지방대학들이다. 가뜩이나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통합전형이 도입되면, 더더욱 신입생을 모집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통해 밝힌 정원 내·외 고른기회전형 선발 비율은 2019학년 기준 11.1%다. 대학알리미를 보더라도 이 수치는 크게 다르지 않다. 교대·산업대·각종대학 등을 포함한 전국 4년제대학의 2019학년 전체 입학생은 35만914명. 이 중 기회균형선발로 입학한 학생은 4만700명으로 전체 입학생의 11.6%를 차지한다. 

사회통합전형 도입에 따라 늘어나게 될 기회균형선발인원 대다수는 수도권 대학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은 8.9%, 지방 대학은 12.6%를 기회균형선발전형으로 뽑고 있기 때문이다. 10%라는 수치를 따르려면, 수도권 대학의 기회균형선발 인원은 늘어나게 된다. 정부가 아직 사회배려자의 범위를 명확히 밝히고 있진 않지만, 농어촌학생 등을 수도권 대학이 더 많이 선발하는 경우 그만큼 지방대학은 해당 학생들을 뽑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기회균형선발전형은 여파가 적다. 더 큰 문제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이다. 통상 지역균형선발전형은 학교나 학교장의 추천을 받는 형식으로 선발을 실시한다. 일괄적으로 지역별 선발 비율을 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이를 대신해 학교에서 추천을 받은 학생들이 지원하도록 함으로써 지역 안배를 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이러한 전형으로는 ‘지균’으로 불리는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전형이나 고려대의 학교추천전형, 중앙대의 학교장추천전형, 경희대의 고교연계전형, 이화여대의 고교추천전형, 동국대의 학교장추천인재전형 등이 있다. 

예시를 보면 알 수 있듯 현재 지역균형선발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모집하는 대학은 소수에 그친다. 2020학년 수도권에서는 8개 대학 정도만이 학교장의 추천을 요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실시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뛰어넘어 ‘수도권 대학’ 전반에 10%의 지역균형선발전형 선발을 권고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지역균형선발전형을 10% 이상 선발하던 대학에는 20% 이상으로 비율 상향까지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회균형선발전형 확대가 지방대학의 학생 선발을 다소 어렵게 만드는 수준이라면,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전면 확대는 사실상 지방대학의 명줄을 끊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2020학년 수시모집에서 8개 대학이 선발한 지역균형선발전형 모집인원은 4750여 명 규모였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이 인원은 큰 폭으로 늘어난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9학년 수도권으로 분류되는 서울·경기·인천 지역 4년제대학의 입학정원은 총 11만5625명. 이 중 10%면 1만1500명이 넘는 인원을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뽑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방대학은 본래대로라면 확보했을 입학자원 가운데 상당수를 수도권 대학에 뺏기게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지방대학의 신입생 모집을 어렵게 만드는 정책은 기존 지방대육성법(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지방대육성법은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간 균형있는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지역 고교 출신 등을 선발하는 전형을 만들 수 있도록 해 놨다. 하지만,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수도권 대학에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대폭 도입하면, 수도권 대학이 지방 학생들을 많이 선발할 길을 열어주게 된다. 이는 지방대육성법의 취지와는 정 반대로 지방대에게 어려움을 주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법제화할 필요까지 있나? 기회균형선발 확대 추세, 지역균형선발 전면 도입 어려워 = 굳이 사회통합전형이라는 새로운 전형을 도입하면서까지 사회배려자 우대 정책을 펼쳐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대학들은 제시한다. 

먼저 기회균형선발전형은 기존에도 꾸준히 확대 추세를 보여 왔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4년제대학의 기회균형선발 비율은 2013학년과 2014학년 6.8%를 기록한 후 2015학년 8.1%, 2016학년 9.1%, 2017학년 9.7%, 2018학년 10.4%, 2019학년 11.6%까지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이같은 수치는 선발에 ‘성공’한 인원들을 기준으로 한 것일 뿐 대학들의 ‘계획’은 이보다 한층 더 크다.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기준으로 보면 정원 내·외 고른기회(기회균형)전형의 비율은 2017학년 이미 11%를 찍었고, 2018학년 11.4%, 2019학년 12.4%를 거쳐 2020학년 13.3%까지 늘어나 있는 상태다. 12.4%를 뽑고자 했으나 실제 지원자가 그만큼 되지 않는 등의 사정이 겹치면서 11.6%를 선발한 것에 불과하다다는 얘기다. 

이처럼 기회균형선발전형이 꾸준히 늘어난 것은 정부가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대학들에 확대를 독려했기 때문이다. 2019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만 보더라도 교육부는 평가지표에 고른기회전형 운영에 대한 배점을 전체 100점 중 15점으로 배정했다. 정원 내·외 고른기회(기회균형) 선발 실적에 10점, 선발과정의 합리성·공정성에 5점을 각각 부여함으로써 대입 재정 지원금을 받고 싶다면 고른기회전형을 늘릴 것을 대학들에 명확히 했다.

기회균형선발이 꾸준히 확대되는 상황에서 굳이 사회통합전형을 도입하고, ‘법제화’에 나서면서까지 기회균형선발전형 확대를 정부가 주장하는지에 대해 대학들은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다. 이미 정부가 주장하는 10%는 전체 대학을 기준으로 하면 달성된 수치다. 수도권의 선발 비율이 지방에 비해 낮다지만, 10%에 이미 근접한 점을 볼 때 지방대 고사 등의 부작용들을 감내하면서까지 기회균형선발전형 확대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수도권 대학에 전면 확대하는 안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실제 대학들이 학교장추천 형태의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도입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극히 일부 대학에서만 실시되고 있을 뿐 다른 대학들은 실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전형이다. 학교에 일정량의 추천권을 주는 형태다 보니 지원자 규모가 크지 않아 정해진 인원을 모두 선발하기가 극히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선호도 높은 대학, 이미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수시 추가합격 기간 동안 이탈하는 인원들이나 수능최저학력기준 미충족자 등이 더해지면서 서울대마저도 지균에서는 매년 계획대로 신입생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대학 간에도 수험생 선호도 차이가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전면 확대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학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사회통합전형 도입 시기는 언제? 로드맵 실현 가능성에 대학가 ‘절레절레’ = 대학들의 또 다른 우려는 ‘시기’의 문제다. 사회통합전형 도입에 대해 교육부가 그리고 있는 밑그림이 실현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학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교육부가 공정성 방안을 내놓을 당시 함께 제시한 정책 추진 로드맵에 따르면, 2022학년부터 사회통합전형 도입과 재정지원사업 연계가 이뤄진다. 2021학년에 사회통합전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2022학년부터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과 연계해 10% 이상 사회적배려대상자를 선발하는 것을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지역균형선발전형 확대 역시 같은 시기에 시행하는 것이 교육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로드맵과 달리 2022학년 대입에서 사회통합전형을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22학년 대입의 골자를 담은 대학별 ‘2022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사전 예고제에 따라 올해 4월말까지 수요자들에게 공개돼야 한다. 시행계획을 대교협이 넘겨받아 심의하는 과정까지 고려하면, 대학들이 시행계획 작성에 쓸 수 있는 시간은 3월말까지다. 

대입 사전 예고제에 비춰봐도 2022학년 사회통합전형 도입은 무리다. 정부가 대입정책을 큰 틀로 바꾸는 경우에는 해당 시기에 대입을 치를 학생들을 기준으로 중3 2월말,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고1 8월말에 각각 변경사항이 발표돼야 한다. 사회통합전형 도입을 대입전형 정책으로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올해 8월말까지 사회통합전형 도입 관련 법제화 작업이 마무리 되지 못해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담기지 못하면 2023학년에도 사회통합전형이 도입되기 어려워진다. 이 경우에는 내년 8월말까지 법제화를 끝낸다는 가정 아래 2024학년에나 사회통합전형이 도입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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