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칼럼]대학혁신은 대학과 정부의 미래지향적 융합혁신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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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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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유도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교육부의 2021년 진단 기본계획과 대학혁신 지원방안은 대학가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최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의 등록금 인상 결의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획일적 상대평가 폐지 및 대학혁신지원비 자율 운영 등을 골자로 한 대정부 건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관료화된 통제와 획일적 관리에 젖어 있는 교육부 정책 기조와 방안이 대학별로 자체 특성과 미래 비전을 가지고 자율적이며 다양하게 혁신하고자 하면서 이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원하는 대학과의 괴리가 아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은 현재 입학생 감소, 등록금 동결과 인하, 입학금 폐지의 재정난 3중고에 시달리고 있고 재정난 심화는 교육여건의 악화로 연결된다. 이러한 가운데 대학혁신을 하려 해도 규제 중심이거나 재정지원 볼모의 정부 정책이 발목을 잡아 대학의 위기는 더 심화하고 있다. 대학의 위기는 대학교육 경쟁력과 국가경쟁력의 동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지금 규제 혁신으로 자율성을 강화해 미국의 미네르바대학이나 프랑스의 에콜42와 같은 미래지향적인 대학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획일화에서 다양성으로 대학평가 패러다임을 전환, 대학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를 꾀해 더욱 다양한 형태의 대학을 출현시키고 국내외 대학 간 융합을 모색하고자 한다. 또한 모든 대학이 같은 평가지표를 맞추기 위해 보고서 씨름을 하기보다는 설립 이념별, 규모별, 지역별, 교육목표별 다양한 특성을 고려해 차별화 를 꾀하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입생 100명에 총 학생 수 500명 대학이면서 캠퍼스 없이도 특정 분야의 창의적 인재를 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개방성 정도는 미래 혁신적 대학을 키우는 척도가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글로벌 경쟁 시대 에 있어 대학혁신은 그동안 없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하고 이를 위한 상상력과 창의력 발현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 다. 정부 정책도 이러한 맥락 속에서 정책의 비전과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대학가와 지속적인 협의와 소통을 통해 창의적인 정책 개발과 전략적인 재정 지원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정부 정책의 혁신과 함께 대학도 교육시장에 바탕을 둔 융합혁신적 경영 사고로 대학혁신을 창의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대학의 존립과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 즉 수요자와 경쟁자 차원에서 초월적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학내외 관련된 모든 요소를 융합할 수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서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소매경영기법을 숙지하고 이의 원리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소비자 접점에서 소비자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장의 변화에 따라 생물처럼 움직여야 하는 활동이 소매이며 이를 관리하는 것이 소매경영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 대학들은 국내외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헤쳐 나가기 위해 소매경영의 원리를 대학경영에 도입하고 있다. 대학경영에 소매경영의 원리를 도입해 보면, 우선 대학의 형태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 소매업태의 개념은 백화점, 할인점, 전문점, 쇼핑몰, 온라인 업체, 복합 소매업태, 옴니채널 등 다양하다. 대학의 경우 설립 이념과 중장기 예측과 전략을 바탕으로 소매업태의 개념을 활용해 대학의 형태를 정립하고 미래 변화에 따라 생물처럼 유연하게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미래 수요와 경쟁의 변화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더라도 미래의 대학 모습을 통찰력을 가지고 선도적으로 그려나가야 한다.

대학의 형태가 정립되면 다음으로 대학의 핵심 수요자가 누구인지, 그들이 어떠한 욕구를 지니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대학을 선정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핵심 고객의 욕구와 수요를 명확히 이해하고 같은 대학 형태의 경쟁자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 우위를 지니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이제 대학은 확실한 킬러 콘텐츠를 지속해서 개발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상기에서와 같이 표적시장을 명확히 한 후, 이에 대한 시장전략과 재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대학의 시장전략은 대학의 비전과 목표를 우선 정립하고, 다음으로 대학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분석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상황 분석은 대학의 외부환경에서의 기회와 위협, 경쟁대학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가지는 강점과 약점에 대한 분석을 말한다.

상황분석이 끝난 다음 단계는 대학을 성장 발전시키기 위한 기회를 파악하고 대학의 매력도와 경쟁력을 고려, 평가해야 한다. 여기서 성장전략으로는 △기존 표적 고객들을 대상으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개발해 대학을 성장시키는 전략 △잠재표적 고객들이 있는 새로운 지역이나 연령층을 공략하는 전략 △새로운 단과대학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해 대학을 성장시키는 전략 △기존 대학과는 별도의 대학이나 대학원을 통해 성장하는 전략 등도 자세히 검토해 봐야 한다. 그리고 국제적인 성장기회도 늘 검토해야 한다. 최근 미르네바대학의 글로벌 성장모델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글로벌 대학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의 재무전략은 사회공공성 차원에서 그리고 대학 브랜드의 수월성을 제고시키는 것을 전제로 산관학 협력사업이나 대학 경쟁력과 연관된 수익성 사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학 마케팅전략과 재무전략을 바탕으로 대학의 중장기 차별화전략으로서 △대학 부지의 선정과 확대 △온라인 스쿨의 도입 △대학 정보시스템과 공급체인 관리 △학내 외 대학 고객, 즉 학생·학부모·동문·교 직원 등과의 지속적 관계관리 등을 대학의 사정에 맞게 체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전술적으로는 학교 교육 서비스의 다양화와 전문화 수준 결정, 등록금과 서비스 비용 책정, 교육 서비스별 커뮤니케이션 믹스의 개발, 교직원과 학내 시설 관리, 학교 설계와 디자인 관리, 학내외 고객 서비스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제 대학이 국내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매경영의 원리를 대학경영에 잘 접목해 변화에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은 대학조직으로 변모시켜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공익적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노력을 중앙과 지방 정부가 융합해 창의적이며 지속해서 전개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국내외 대학교육 환경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창조사회형 대학 패러다임도 필요하다. 첫째 전통과 역사에 의존하기보다 끊임없는 창조와 혁신을 해야 하고, 둘 째 기존 전공 분야의 선택과 집중보다 경계 파괴를 통한 융복합 전공을 창출해야 한다. 셋째 국내 최고기준을 지향하기보다 글로벌 최고와 최초를 지향해야 하며, 넷째 선진학계를 모방하기보다 선도적 연구와 교육을 창조해야 한다. 다섯째 단기 성과주의와 규모보다 질적 장기 성과주의와 영향력을 추구해야 하고, 여섯째 국내 타 대학들과의 경쟁보다 글로벌 리딩 대학들과의 협력과 시너지가 요구된다. 일곱째 획일성과 표준화를 통한 경제성보다 다양성과 유연성을 통한 공동가치 창출이 중요하며, 여덟째 중앙집권화와 통제중심 행정보다 분권화와 자율성을 통한 창조혁신 행정, 그리고 하드웨어 중심 관료적 행정보다 소프트웨어 중심 서비스 행정이 필요하다.

이제 대학은 글로벌 교육환경의 변화와 21세기 창조사회형 대학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장단기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초월적 조직과 인력을 준비해야 하고, 나아가 국내외에서 강력한 융합혁신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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