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정기총회] 유은혜 부총리 만난 총장들 “대학 위기 임계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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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교협 정기총회’가 22일 오전 11시 서울 The-K호텔서울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이 참석해 총장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 = 오지희 기자]
‘2020년 대교협 정기총회’가 22일 오전 11시 서울 The-K호텔서울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이 참석해 총장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 = 오지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현진·이지희·이하은 기자] 대학 총장들이 학령인구 급감과 12년째 이어지는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인한 재정 악화를 호소했다. 또한 대학기본역량진단의 획일적 상대평가 지표개선과 지역대학 지원 확대 등을 재차 요구했다. 지난 17일 교육부가 신설 계획을 밝힌 ‘지역대학-지자체 지역혁신사업’에 대해서는 지방대학 위기 극복에 ‘동아줄’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22일 오전 11시 서울 The-K호텔서울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교협 ‘2020년 정기총회’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대교협 총장들은 대화의 시간을 통해 유 부총리에게 정부 차원에서 대학 재정 확충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대학의 등록금 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 유 부총리는 학부모 및 학생과 대학 간 등록금 부담 간극이 존재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 “정부 평가 중복 피로도 여전…지표도 개선돼야” = 대학 총장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평가다. 국립대와 사립대, 수도권과 지역대학을 불문하고 총장들은 정부 지원 확대와 평가지표 개선을 요구했다.

곽병선 군산대 총장은 혁신지원사업비와 관련해서 포뮬러 지표에 의한 지원을 요구했다. 곽병선 총장은 “당초 계획은 포뮬러 지표에 의해 사업기간에 사업비를 배정하는 것이었으나 운영 상황을 보니 연차평가로 매년 평가가 이뤄진다. 이는 평가의 또 다른 평가”라며 “중기적으로 세운 계획이 평가 때문에 수정돼 원래 목적대로 사용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산 집행에서도 자율권 확대했다고 했는데 다만 집행항목별 상한선이 설정돼 있다. 당초 목적대로 포뮬러 지표에 의한 일반지원과 연차평가 폐지를 건의한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혁신사업비와 관련해 가능하면 대학이 자율적으로 예산 운용 자율권을 갖자고 말씀드리고 있는데 국고지원 사업이다 보니 기재부와 중간에 협의를 해야 한다”며 “연차평가를 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연차평가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도 2차 연차평가가 3주기 평가와 시기가 겹친다. 대학의 부담 완화하도록 중복 평가가 되지 않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재정과 관련해 고등교육TF 이외에 ‘고등교육재정위원회’를 대교협과 함께 운영하자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 이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양보경 성신여대 총장은 정부 평가 지표의 획일성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보경 총장은 “우리 대학은 지난해 8월 임시이사 체제를 종결하고 새로운 이사체제를 마련했다. 지난 3년간의 임시이사 체제에서는 법인 투자 의지를 나타내는 법인전입금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모든 구성원이 20여 년 동안 애써서 대학 민주화를 이뤘지만 지난 3년 간 임시이사 체제 동안의 지표가 반영되며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토로했다.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법인 지표는 최근 3년간 내용이 반영된다.

대학 평가는 교육 혁신이나 교육 내용의 방향성 등을 주요 지표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양 총장은 “근거리 대학들이 서로의 적·물적 자원을 공유하면 중복으로 투자되는 낭비를 줄이는 등 효과를 내므로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이 지표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 총장의 평가 유연화에 대해 유 부총리는 “평가의 유연화와 다양화 방안을 공감하고 있다”며 “한 대학이 아니라 지역 내에 있는 대학들의 입장까지도 고려해서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 “지방대학 무너지면 지역 경제도 무너져” = 최일 동신대 총장은 '노력하는' 대학에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입생 충원률 등이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현재의 대학 평가 지표는 지방대학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일 총장은 “지방 국립대와 사립대 중에서도 중소도시 사립대는 더욱 상황이 안 좋다. 날로 격차가 심화하는 상황”이라며 “산업화가 덜 된 지역일수록 대학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역할이 매우 크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 사립대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역에 대학이 없어지면 해당 지방 경제도 함께 무너지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게 최 총장의 말이다. 최일 총장은 “대학 구조조정이 완성되기까지 대개 6년이 걸린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방대학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학령인구가 줄어든다고 해서 대학이 무조건 문을 닫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적극 공감했다. 유 부총리는 “지역 대학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다. 대학이 지역 혁신의 중심 역할을 맡을 때 지자체와 대학이 맡게 될 역할에 대한 과제를 선정하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 가지 제도상 평가나, 재정운영에 있어 전환기에 있는 시점”이라며 “이 같은 근본적인 고민들을 교육부뿐 아니라 중앙 정부가 지역혁신과 지역발전을 위한 협력 체계를 갖추는 방향을 잡고 있다. 지역만의 특수한 여건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도 지역대학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장제국 총장은 “다른 총장께서 지적했듯 많은 인구가 학령기가 되면 서울로 가고 싶어 한다. 지역에는 결국 학생이 부족하다”며 “특히 사립대가 어렵다”고 말했다. 등록금 동결이 이어진 과거 10여년 동안 대학 재정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대학재정 악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대학과 정부가 함께 협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장제국 총장은 “앞으로 교육부와 대학이 소통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갈지 지혜를 모으자. 올해 고등교육재정위원회를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대학 의견을 수렴한다는 유은혜 부총리의 말씀을 환영한다”며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두고 재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서울과 지방 교육의 질 차이는 극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10년간 등록금 동결로 재정 문제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면서도 “정책 차원에서 볼 때 학비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여전히 많아 대학의 어려운 현실과 학부모 및 학생 간 등록금 부담 간극에서 제도적 마련의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 대안에 대해서는 “고등교육재정위원회를 통해 재정문제에 집중해서 해결방안을 만들 수 있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다”며 “돌파구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하겠다고 답했다.

■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사업’에 기대감…“확대” 요구 = 교육부가 올해 신설을 목표로 추진 중인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사업’에는 지역 총장들의 기대감이 묻어났다. 교육부는 17일 개최된 ‘2020년 제1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을 강조하며 ‘지역혁신사업’의 신설 계획을 밝혔다.

지역혁신 사업은 지자체, 대학 등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지역혁신 플랫폼’을 구축하고 자율적으로 지역혁신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단위를 개별 대학이 아닌 지역 단위로 확대해 지역과 대학, 지역 내 대학 간 협업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곽병선 총장은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RIS) 사업을 구상해서 감사하다. 3개 권역을 선발하는데 개수를 늘리면 대학입장에서 좋을 것 같다”고 건의했다.

김상동 경북대 총장은 “지역사회 혁신과 세계적 경쟁력을 위해 거점국립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이 지자체의 요구이자 시대적 사명”이라며 “연구중심대학으로 거듭난 국립대는 카이스트와 같은 특수목적과학기술대를 보완·능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점국립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집중육성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거점국립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지역 인재를 길러내고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대학 중심으로 지역발전 혁신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제도적 문제를 포함해 협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도덕희 한국해양대 총장은 대학원생의 선취업 지원제도를 제안했다. 도덕희 총장은 “올해 지역혁신사업이 시작된다. 지역사회, 기업, 대학 간의 협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불행히 우리나라는 예산을 아무리 투입해도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간다”며 “대학원생이 선취업하도록 지원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유 부총리는 “BK21사업에서 대학원에 대한 지원폭을 확대했는데 일자리까지 연계하는 방안까지 마련하도록 하겠다. TF 통해 구체적 의견 준다면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문인력 양성하는 대학원을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대학 협력 부르는 ‘복수학위제’ 확대…해외 인재 유입 독려책” 요구 = 조동성 인천대 총장은 교육부에서 복수학위제를 강화·지원해서 현실화하길 주문했다. 조 총장은 “교육부에서 복수학위제를 강화, 지원해서 현실화하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2017년 교육부가 국내대학 복수학위제도를 도입해 △원하는 전공 선택 △모교 졸업으로 중도탈락률 해결 △제도, 문화, 네트워크 등 복합적 융합 능력 향상 등의 세 가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유 부총리는 “복수학위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운영방안과 아이디어를 제안해주면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양보경 성신여대 총장은 여성 인재 양성을 담당하고 있는 ‘여자대학’에 세계 각국 여성 인재가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보경 총장은 “세계 여성들이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여성 인권 등의 우수한 지표를 공유하고 고국에서 이를 확산해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선순환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개발도상국 여성 인력을 우리나라 여대에 유치하고 이를 국가가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부총리는 “여성 인력과 관련해서는 동아시아 주변 나라들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해외 유학생들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잘 성장시켜서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그런 인력이 우리와 우호적인 자원으로 네트워킹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인력에만 한정하지 않고 해외 유학생의 실질적인 유치까지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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