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유발하는 반면 세균 퇴치 못하는 새로운 형태 면역세포 발견
감염반응에 새로운 접근…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 제공할 것으로 기대

배외식 성균관대 교수
배외식 성균관대 교수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감염을 악화시키는 데에 영향을 주는 이른바 ‘고장난 면역세포’를 규명했다. 감염에 대항하는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립구’는 골수의 조혈줄기세포에서 분화하게 되는데, 분화 이후에도 여전히 조혈모세포의 표지를 지닌 새로운 면역세포가 보고됐다. 이번 관찰을 통해 앞으로 이 면역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감염 치료제 연구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외식 성균관대 연구팀이 생쥐모델로부터 황색포도상구균 감염을 오히려 악화시켜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면역세포를 발견했다고 23일 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세균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감염균이다. 특히 면역이 떨어진 상태에서의 감염은 패혈증을 통해 심각한 장기손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패혈증은 주로 상당한 염증반응으로부터 시작해, 면역기능 마비가 뒤따르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연결짓는 세포의 존재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된 생쥐모델에서 새로운 종류의 면역세포가 생성되는 것을 알아냈다. 세균 감염부위에 빠르게 모여들어 세균 등을 백혈구 내로 소화시키는 선천성 면역세포인 ‘호중구’에서 분비되는 당단백질이 자극제가 됐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면역세포는 분화가 끝난 면역세포임에도 분화되지 않은 조혈모세포처럼 표면에 줄기세포항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이 면역세포가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은 분비하면서도, 세균을 퇴치할 활성산소는 제대로 분비하지 못하는 점도 함께 알아냈다.

줄기세포 항원을 가지는 면역세포가 감염조직의 손상에 미치는 영향
줄기세포 항원을 가지는 면역세포가 감염조직의 손상에 미치는 영향

배외식 성균관대 교수(생명과학)는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유형의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세균에 의한 패혈증은 여전히 심각한 염증반응으로 간주되는데, 이와 깊이 관련된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해 세균 감염반응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이 면역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패혈증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에 23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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