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우한 지역 귀국 대학 교직원·학생 자가 격리 요청

교육부는 28일 교육부 영상회의실에서 박백범 차관 주재로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들과 회의를 개최했다.(사진=교육부)
교육부는 28일 교육부 영상회의실에서 박백범 차관 주재로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들과 회의를 개최했다.(사진=교육부)

[한국대학신문 정성민·이현진 기자] 중국 우한 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후폭풍이 국내 대학가를 강타하고 있다. 한국어학당 휴교가 속출하고 있으며,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설명회가 취소되고 있다. 이는 대학들의 학사 일정과 재정지원사업 준비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의미. 특히 국내 대학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재학하고 있으며, 국내 대학들과 중국 대학들의 교류가 활발하다는 점에서 우한 폐렴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후폭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7일 기준 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는 4명으로 확인됐다. 이에 27일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단계’에서 ‘경계단계’로 격상했고, 교육부는 박백범 차관을 단장으로 ‘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 예방대책반’을 확대 재편한 뒤 시도교육청과 대학 등 각급학교에 대응지침을 전파했다. 이어 교육부는 28일 박백범 차관 주재로 교육부 영상회의실에서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들과 영상회의를 개최했다.

박 차관은 “중국 우한 지역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여러 나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고, 국내에서 네 번째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조정됐다. ‘경계’ 단계는 해외 신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 후 추가 전파가 이뤄지거나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중국 후베이성 지역을 방문한 학생과 교직원 등에 대해서는 입국일 기준으로 14일간 자가 격리 등을 통해 혹시 모를 학교현장과 지역사회에서 감염사례를 사전 예방할 수 있도록 우선 조치했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으로 교육당국과 보건당국은 물론 대학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무엇보다 한국어학당 휴교가 속출하고 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은 28일 임시휴교를 결정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관계자는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추가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외대도 설 연휴 이후부터 어학원 휴교에 들어갔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고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우선 이번 주까지 휴강을 결정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휴강 기간을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숙명글로벌어학원’은 2월 4일까지 휴강한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중국 유학생을 비롯해 중국을 방문한 학생, 교환학생 등을 학내에서 파악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에게 철저한 위생관리를 당부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설명회가 줄줄이 취소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실제 교육부는 2월 4일 ‘2020년도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이었지만 취소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사업설명회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들은 사업설명회 없이 2월 24일까지 사업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문제는 우한 폐렴 사태의 장기화다. 대학들은 이르면 2월 중순 이후부터, 통상 3월 초부터 개강 시즌을 맞는다. 개강 시즌에 맞춰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합류한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으로 국내 4년제 대학(정규대학·교환학생·어학연수생 포함)의 중국인 유학생 숫자는 5만1313명이다. 전체 외국인 유학생(11만 1587명)의 45.9%에 해당된다. 만일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되면 중국인 유학생들의 국내 대학 대거 합류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또한 국내 대학들과 중국 대학들의 교류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인천대 관계자는 “인천대의 중국인 유학생 숫자를 파악하니 학부생 165명, 교환학생 41명, 석사과정생 19명, 박사과정생 16명”이라며 ”방학 기간이다 보니 개별적으로 학생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 추후 상황을 보고 해당 학생들을 격리하는 등의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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