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빈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관

“2030년에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사람은 평생 8~10개의 직업을 바꿔가며 일하게 될 것이다.”

지난 1월, 저명한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누비고 드론이 물건을 배달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로 4차 산업혁명은 현재진행형으로 우리 생활에 녹아들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 직업이 사라지고 직업의 수명도 짧아지는 등 산업구조와 노동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직업환경의 변화로 요구되는 인재상이 달라짐에 따라 그동안 직업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온 전문대학의 역할에 대해서도 전환적으로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전문대학은 우리나라 경제발전 과정에서 산업현장에 필요한 우수인력을 공급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고등직업교육기관이다. 그러나 수년간의 등록금 동결, 최근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 악화로 높은 수준의 직업교육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전문대학의 질 획기적 제고’를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전문대학 지원확대 방안 마련을 위해 재정지원사업의 개편을 추진했다. 기존 특정분야를 중심으로 지원하던 방식을 벗어나 대학이 스스로 세운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자발적으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일반재정으로 지원하는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19~‘21)’을 시행했다.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대학들은 산업구조 변화에 적합한 우수 산업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사회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직업역량 함양을 위한 실험실습비를 확대하고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등 직접교육비의 투자를 확대하고, 미래신직업 수요에 맞게 교육과정을 개선해 산업체 중심의 맞춤형 실용교육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또한 후진학 선도 전문대학에 선정된 대학들은 재직자·자영업자·소상공인·취약계층 등 다양한 평생직업고등교육 수요를 흡수해 지역 성인학습자의 후학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19년말 기준 350개 후학습 과정운영, 약 4800여명 참여)

사업 2차 연도를 맞는 올해는 지원규모를 확대해(’20년 3,908억, 1,000억 증액) 참여대학의 자발적 혁신에 탄력을 가하고, 우수한 성과를 낸 대학에 인센티브를 부여함과 동시에 후진학 선도 전문대학을 10개교 추가 선정해(총 25교) 성인학습자의 후학습 참여기회를 확대한다. 참여대학의 사업성과를 높이기 위해 원하는 대학을 대상으로 사업컨설팅을 적극 제공하고, 유형별‧지역별 워크숍과 성과확산포럼 등을 통해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성과를 지속적으로 공유‧확산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참여대학의 책무성과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비 집행현황을 공개하고 대학 자체적으로 상시 점검체계를 운영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의 주체는 대학이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마련해도 대학이 주체적으로 실행하지 않으면 정책효과를 발할 수 없다. 대학현장에서 총장님 이하 보직자들, 교수님들이 어떻게 정책을 대학의 현실에 맞게 내면화, 적합화, 체득화할 것인가 심도 있게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교육부도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재정지원을 확대해, 혁신을 위한 대학의 노력에 발맞추어 전향적·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아무쪼록 전문대학이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자체발전계획에 따른 혁신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길 응원하며, 혁신 성과가 대학 구성원 모두에게 고루 전파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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