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좋지 못한 수험생들의 ‘일발역전 기회’…선발규모 축소 ‘아쉬움’
교과 중심 출제경향 ‘뚜렷’…학교 공부 우선시해야
대학별 자료 ‘풍성’,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 가이드북 등 ‘참고’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2021학년 대입에서 논술전형은 확연히 줄어든다. 2021학년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33개 대학은 1만1162명을 선발한다. 2020학년 1만2146명을 선발한 것과 비교하면 984명이 축소됐다. ‘사교육 유발 전형’이라는 이유로 논술전형 축소를 권장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점진적으로 인원을 줄이다 보니 발생한 일이다. 

그럼에도 논술전형을 향한 수험생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학생부가 좋지 못한 학생들이 수시모집에 도전하는 경우에는 논술전형에 사활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를 잘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지원이 어려운 전형이며, 특기자전형은 소수 대학에서만 실시되고 있어 대다수 수험생들과는 거리가 있다. 반면, 논술전형은 논술고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는 경우 이를 충족하면 합격이 가능한 전형이다. 논술전형에서도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지만, 논술고사를 잘 치름으로써 다소 불리한 학생부 성적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논술전형 실시 대학들을 향한 수험생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서울대·고려대를 제외한 나머지 서울권 주요대학은 모두 논술전형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외에도 서울권·수도권 인기대학 상당수와 지역거점국립대인 부산대·경북대 등이 논술전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논술전형은 도전해 볼 만한 전형이다. 특히, 최근에는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교과과정 안에서만 논술고사 문제가 출제되므로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았다면, 논술고사에 도전장을 내밀어 봄직하다. 올해 대입 논술전형에 도전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시기별 대비법을 정리했다.

■상반기, 교과학습 우선, 대학별 자료도 놓치지 말아야 = 2월까지는 본격적인 논술고사 준비를 시작하기보다는 전형 파악을 해두는 것이 좋다. 목표로 삼은 대학 논술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과 논술고사 출제 유형, 학생부 반영 비중 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실천계획을 세워야 한다. 

연초부터 논술고사를 준비하지 말라는 것은 기본적인 교과 학습을 더 우선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계열은 학교 공부를 충실히 함으로써 논술전형을 대비하는 효과를 함께 낼 수 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연계열 논술의 경우 수학, 과학 교과목에 대한 학습이 우선이다. 논술 대비 이전에 수학·과학 학습을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도 “논술고사는 최근 들어 교과중심으로 출제되며, 평소 교과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3월말 대학들이 발표하는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는 꼭 챙겨야 하는 자료다. 대학들이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논술·면접고사 등의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자체 판정해 내놓는 해당 자료에는 전년도 기출문제와 출제의도·출제근거 등이 담겨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범답안이나 답안 작성 관련 팁, 채점기준 등도 수록된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보고서를 확인해 전년도 기출문제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여력이 된다면 기출문제를 한번 풀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학들의 홈페이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르면 3~4월, 늦으면 8월까지 ‘모의논술’이 실시되기 때문이다. 실제 논술고사의 출제 경향을 엿볼 수 있는 데다 해당 대학의 논술고사를 실전에 가깝게 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틈틈이 입학처 홈페이지 등을 방문해야 한다. 

이외에도 대학들이 내놓는 자료집들을 챙겨야 한다.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 외에도 대학들은 논술 가이드북이나 논술백서 등의 책자를 발간하곤 한다. 논술특강이라는 이름의 동영상 강의가 게시되는 일도 종종 있다.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해당 대학 논술전형을 적극적으로 대비해 놓는 것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하반기, 지원대학 선택과 논술고사 대비 = 기출문제와 모의논술 등을 충실히 수행했다면, 지원할 대학 선택도 마무리 됐을 것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어디인지에 대한 탐색이 자연스레 이뤄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원서접수 전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하는 부분은 논술고사 실시 ‘시기’다. 대학들은 수능 전과 수능 후로 나눠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수능 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전형에 지원할 시 자신의 수능성적에 따라 논술고사 응시 여부를 변경하는 전략을 쓸 수 없으므로 지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전년도 경쟁률이나 대학들이 발표하는 합격자들의 논술고사 성적 등도 종합적으로 확인해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에 지원할지 여부도 신중히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수험생들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지만, 해당 기준만 충족한다면, 상대적으로 경쟁이 완화된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일은 아니다.

수시 지원 이후에는 수능 준비를 우선으로 하되 논술고사 실시 시기에 따라 실전과 유사한 방식으로 답안 작성 연습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최근 몇 년간의 논술고사 기출문제, 모의논술 기출문제 등을 기반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해야 실전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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