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뵌 , 안드레아스 자이들러 지음 이상훈 , 황승환 옮김 《매체의 역사 읽기》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매체는 어떻게 발전해왔으며, 인간의 삶의 지평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매체를 어떤 기준에 따라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현대인에게 필요한 매체윤리란 무엇인가?

이 책 《매체의 역사 읽기》는 동굴벽화에서 문자 매체와 이미지 매체의 발전을 거쳐 오늘날 인터넷 매체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매체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개괄한다. 더불어 객관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매체 연구의 중요한 접근법을 소개하며, 새로운 매체가 도입되고 수용되었을 때 어떠한 사회적, 정신적 변화가 초래되었는지를 사례를 들어 알기 쉽고 생생하게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야콥슨의 의사소통 이론과 소쉬르와 퍼스의 기호 이론 등 기초적인 이론과 다양한 매체 개념을 소개함으로써 매체라는 현상을 들여다보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다.
2부에서는 언어를 기반으로 한 매체들이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본다. 3장과 4장은 문자의 탄생이 사회와 문화에 끼친 영향을 조명하며, 문자 매체와 지식 축적의 연관성을 밝히고자 시도한다. 15세기 중반에 발명된 인쇄술은 현대사회 탄생의 초석이 됐다. 5장은 17세기 유럽에서 생겨나 시민적 공론장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고 심대한 사회적·정치적 결과를 초래했던 신문과 잡지를 다룬다. 6장은 이미지 매체에 주목해, 언어와 이미지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추적한다. 이미지와 문화적 맥락 간의 연관성, 그리고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매체의 혼종성에 대한 기본 지식을 자연스레 습득하도록 한다.
3부에서는 사진, 영화, 라디오와 텔레비전, 디지털 매체 그리고 멀티미디어와 하이퍼미디어의 순서로 19세기 이후 현대 기술 매체의 발전을 하나씩 고찰해나간다. 7장과 8장은 사진 기술의 발전에 얽힌 사회적 맥락, 다양한 영화 장르의 등장 등에 관해 살펴본다. 9장은 광범위하게 확장된 방송 매체인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다룬다. 텔레비전은 다른 어떤 매체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시간 동안 소비되는 사회적 주도 매체로 발전했다. 10장과 11장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역사적 발전을 다룬다. 1980년대 이래로 컴퓨터는 개인의 생활공간에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이전의 모든 매체를 통합할 수 있는 범용 매체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1990년 이래로 인터넷은 전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가능성의 문을 열었으며 공론장의 구조를 지속적으로 변화시켰다.
4부에서는 매체에 관한 질문들을 심화시켜 매체의 자기반영, 현대 매체의 발전 방향, 매체와 폭력의 관계 등에 관해 거시적인 측면에서 다룬다. 이러한 논점들을 통해 매체를 둘러싼 최근의 학술적 연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저자 안드레아스 뵌은 카를스루에 공과대학(KIT) 인문사회학과 교수로 만하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문학, 어학 및 매체미학을 연구하고 있다. 안드레아스 자이들러는 쾰른 대학 독어독문학과 선임연구원이며 카를스루에 공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독일문학 및 교육 매체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역자 이승훈, 황승환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릉원주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학과지성사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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