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대체 통해 등교시기 늦춰…중앙대 3월30일, 성균관대 3월23일 등
‘한 자리에 모이면 위험’ 도서관 폐쇄 행렬
학생·학부모 우려 불식, 총장서신 띄우고 현황판도 제작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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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대학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봤을 때 당초 내린 개강연기 조치는 사태 해결에 있어 태부족하다는 판단이 서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권 주요대학들은 개강연기에 더해 실제 등교시기를 늦추고, 도서관을 전면 폐쇄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권 주요대학들의 ‘코로나 극복 노력’들을 한 데 소개한다. 

■‘개강연기로 끝 아니야’ 실제 등교 시기 더 미루기도 =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져나감에 따라 주요대학 대다수는 이미 개강연기를 결정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사무처가 보름 전 발표한 ‘대학 행사연기 현황’에 따르면, 전국 110여 개 사립대 중 태반인 93개교가 2주간 개강을 늦췄다. 

개강연기 행렬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총협이 현황을 파악하던 시기만 하더라도 1주일 개강연기를 결정했던 건국대·경희대·서강대·서울대 등도 개강 시기를 한 주 더 늦추기로 했다. 

개강연기로 끝이 아니다. 정부가 23일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올리는 등 코로나 사태가 쉽게 종식되지 않을 조짐을 보이자 발 빠르게 실제 등교 시기를 조정하는 대학들도 나오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중앙대다. 중앙대는 2주 개강연기에 더해 2주간 온라인 수업을 시행함으로써 실제 등교 시기를 한 달이나 늦추는 조치를 단행했다. 현재 결정대로라면 학생들은 3월30일에나 학교에 등교하게 된다. 

박상규 중앙대 총장은 학부모들에게 띄운 서신을 통해 “국가적 재난 상황이라 할 수 있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자 (중앙대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예방대책을 시행하겠다”며 “원격강의와 온라인 강의 자료 등을 활용한 수업을 준비 중에 있다. 어떤 경우라도 선제적으로 학생의 안전대책을 우선 준비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주요대학 가운데 숙명여대와 더불어 1주일만 개강을 연기하기로 한 성균관대도 중앙대와 비슷한 방식을 택했다. 개강은 1주일만 연기하지만, 2주간 온라인 강의를 실시함으로써 실제 등교 시기는 3월 23일로 늦췄다. 

개강연기와 온라인 수업을 병행함으로써 최대한 학생들이 캠퍼스에 몰리는 시기를 늦춘 중앙대·성균관대와 달리 숙명여대의 방침은 다소 우려를 부른다. 1주일 개강연기 방침을 밝혔을 뿐 어떠한 추가조치도 하지 않고 있어서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일단은 1주일 개강연기 이외 방침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수의 학생들이 몰리는 대학 내 전염 위험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방침이 바뀌는 경우 즉각 공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 대학들은 일단 2주 개강연기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더 지켜본 후 관련 방침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얼마나 확산될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2주보다 더 개강 시기를 늦춰야 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에 맞춰 대응방안을 내놓으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도서관도 예외 아냐…전면 폐쇄부터 단축 운영까지 = 도서관도 코로나19 사태에 있어서는 예외가 아니다. 1년 365일 운영하며 대학의 면학 분위기를 상징해 오던 도서관들마저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대다수 서울권 주요대학들은 도서관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건국대·경희대·동국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가 각각 도서관 열람실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의 전염성을 고려했을 때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 도서관 폐쇄 결정을 내린 대학들도 대출 자료실은 시간을 단축해서나마 운영한다. 열람실과 달리 머무르는 시간이 짧다는 점에서 자료 대출과 반납은 시행해도 괜찮다는 판단에서다. 손소독제 등을 사용하고,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게 대학들의 판단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자료 대출과 반납은 열람실과 달리 밀폐된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기에 철저한 방역을 병행한다면 위험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와 달리 도서관을 여전히 운영하는 대학들도 존재한다. 고려대와 서강대는 도서관 운영과 관련해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았으며, 서울대와 숭실대, 연세대는 운영시간만 단축했다. 한양대는 기대출한 자료 반납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학교를 찾는 일을 방지하고자 반납기한을 일괄적으로 연장했다.

대학가에서는 이대로라면 현재 도서관을 운영 중인 대학들도 조만간 폐쇄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도서관은 대표적인 다중이용시설이기에 강의실 등과 더불어 전염 위험성이 매우 높다. 단순히 캠퍼스를 활보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코로나19가 현재와 같은 위세를 이어나간다면, 다른 대학들도 열람실을 계속 열어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대학들의 도서관 폐쇄 내지 단축운영 결정에 대한 반발 여론도 있었지만, ‘대세’에 떠밀려 현재는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도서관 폐쇄 결정에 대해 “자격증 시험 등을 앞둔 학생들의 사정을 고려해 단축 운영을 결정해달라”는 등의 건의가 초기에는 나왔지만, 정부 감염병 위기 단계가 격상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자 현재는 불만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단체행사는 영상 대체에 현황판 제작 등 '동분서주' = 전염성이 높은 코로나19의 특성상 대학들은 단체행사를 줄줄이 취소했다. 서울권 주요대학 중 예정됐던 졸업식과 입학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는 대학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리에 모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대학들이 주목하는 것은 ‘영상’이다. 성균관대는 ‘2020년 겨울 학위수여 축하영상’, 한양대는 ‘졸업생에게 전하는 영상 메시지’를 각각 홈페이지에 띄웠다. 코로나19로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축하마저 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총장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3월 신임 총장이 취임하는 중앙대는 ‘총장 취임식’을 영상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도서관마저 문을 닫는 상황에서 총장 취임식을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상으로나마 관련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대학들은 코로나19 관련 학생·학부모들의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학부모·학생들을 향해 ‘총장 서신’을 띄우는가 하면, 홈페이지에 학내 진행상황을 공개하기도 한다. 특히, 경희대·성균관대·중앙대·한국외대는 인터넷에 별도 학내 코로나19 현황 페이지를 만들어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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