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맞아 영상 취임식 실시, 2일부터 임기 시작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중앙대학교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제16대 총장으로 선임된 박상규 중앙대 총장(응용통계학과 교수)은 2일 영상 취임식을 열고, 100년 전통의 역사를 지닌 중앙대를 이끌 새 선장으로서의 공식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박 신임 총장의 취임식은 본래 별도 행사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급격히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영상 형태로 취임식이 대체됐다. 박 총장은 취임사 영상 시작 전 “교원·직원·학생 등 중앙대에 출입하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영상으로 취임식을 대신한다.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기원한다”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먼저 이루고 싶은 중앙대의 모습이 무엇인지부터 밝혔다. 박 총장은 “1979년 입학, 미국으로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떠나는 비행기 안, 중앙대 교수로 부임한 이래로 오늘 이 순간까지 머릿속에 늘 이루고 싶은 중앙대의 모습이 있었다”며 “의를 가슴에 품고, 참을 추구하며, 누구든지, 어떤 꿈을 자유롭게 꿀 수 있는 곳. 문화와 예술이 흘러 넘치고 열정이 넘쳐나서 도전이 일상이 되는 대학”을 새 총장으로서 만들어나갈 중앙대의 모습으로 제시했다.  

더 이상은 ‘성공’이 지속될 수 없다며, 시대상에 따라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말도 남겼다. 박 총장은 “한때 좋은 대학·직장에 들어가면 성공인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성공’이라는 개념은 ‘성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조만간 도래할 AI시대에 성공이란 지속가능한 개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중앙대에 머무는 순간에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동안 성장해 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중앙대가 ’함께 성장하는 대학‘의 모델을 만들어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미래사회와 교육은 ‘AI’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기에 관련 교육 시스템 등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대학에서 이뤄지는 대부분 성과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미래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우리 대학도 하루빨리 AI 교육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 중앙대는 빠른 시간 내 모든 학문단위가 AI와 접목하는 ‘AI(X)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며 사회 번영에 기여하는 ‘AI 연구, 교육 체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게 박 총장이 그리는 중앙대 혁신의 청사진이다. 

중앙대 역시 다른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로 악화된 재정, 국제 경쟁 심화, 4차 산업혁명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학 현실 등의 난제에 부딪힌 상황. 박 총장은 ‘부싯돌’을 언급하며 중앙대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수도 없이 많은 난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현실의 벽 앞에서 때로는 좌절하겠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중앙인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며 “세상을 환하게 비칠 수 있는 중앙대가 되도록 부싯돌의 심정으로 총장직에 임하겠다. 모든 경험과 역량을 바쳐 구들 깊은 곳에서 여러분을 데우고 연탄재로 남을 총장이 되겠다”고 취임사를 끝맺었다. 

용문고를 졸업한 박 총장은 중앙대 통계학과 79학번을 거쳐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미국 뉴욕주립대 버팔로(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Buffalo, SUNY Buffalo)에서 응용통계학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1995년부터 중앙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박 총장은 대학가에서도 손꼽히는 ‘대학행정 전문가’란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입학처장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기획처장 △미래기획단장 △기획관리본부장 △행정부총장 △100주년기념사업단장 등 학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전국대학교 기획처장협의회장 △한국장학재단 비상임이사 등 대외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현재도 △교육부 구조개혁위원회 위원(5기~6기) △교육부 갈등관리심의위원 △교육부-대교협 고등교육정책 공동 TF 위원 등을 역임 중이다. 

■박상규 중앙대학교 제16대 총장 취임사 전문
사랑하는 중앙대학교 학생 여러분, 자랑스러운 교직원 및 동문 여러분 그리고 중앙대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늘 지켜봐 주시는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앙대학교 16대 총장에 취임하는 박상규입니다.

저는 100년의 역사를 지닌 대학의 총장을 맡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기에, 벌써부터 몸과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100년 전 인재육성의 대망을 안고 초석을 다졌을 당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들이 가졌던 부푼 꿈과 노고를 그려봅니다.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30만 동문을 배출하여 대한민국의 발전의 동량이 되게 하신 역대 이사장님, 총장님, 그리고 한결같이 모교사랑을 실천해 주신 동창회장님들의 염원이 저의 머리를 가득 채워 옵니다.

또한 학문과 연구를 억압받던 시대에도 대학의 연구 역량을 키워 오신 교수님들의 현광(賢光)이 우리 앞을 환하게 비추고 있음을 봅니다.

여기에다 연구와 교육이 최적화되도록 대학 행정을 책임져 오신 직원 여러분의 노고로 흐른 땀방울이 저에게는 눈물처럼 느껴집니다.

무엇보다도 중앙대학교에 입학하여 학교를 다니고 있는 재학생들과 중앙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예비 학생들의 원대한 꿈이 저의 심장을 뛰게 합니다.

저는 이제 막, 이 모든 것의 토대 위에 섰습니다.

중앙인 여러분! 중앙대학교가 설립된 이래로 모든 중앙인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의와 참’이라는 교훈이 늘 살아 있습니다. ‘의’라는 ‘인간됨’과 ‘참’이라는 ‘진리 추구’의 정신은 중앙인에게는 빛나는 훈장과 같은 것이며, 이것은 앞으로도 ‘의와 참의 빛은 중앙에서’ 시작된다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이어질 것입니다.

지난 1979년 중앙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흑석동에 발을 디뎠을 때부터 미국으로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도, 그리고 중앙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이래로 오늘 이 순간까지, 머릿속에는 늘 이루고 싶은 중앙대학교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의를 가슴에 품고, 참을 추구하며,
누구든지, 어떤 꿈을 자유롭게 꿀 수 있는 곳.
문화와 예술이 흘러넘치고,
열정이 넘쳐나서 도전이 일상이 되는 대학 말입니다.

저는 이것을 ‘중앙의 꿈’(中央夢)으로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저는 이제 총장으로서 ‘의와 참’이 샘이 되고, ‘중앙의 꿈’이 강물이 되어, 먼 바다로 이어지는 ‘대장정’의 첫발을 디뎠습니다.

다소 거칠지만 담대한 꿈을 꾸어야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것은 우리 대학의 여러 가지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총장으로서 선택해야 할 비전이며, 세밀한 부분은 행정을 맡아 불철주야 고민해주시는 분들께서 채워주실 것으로 믿기에 실현 가능한 미래가 될 것입니다.

한때 좋은 대학에 가거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성공인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성공’이라는 개념은 ‘성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조만간 도래할 AI 시대에, 성공이란 지속가능한 개념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앙대학교에 머무는 순간에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동안 성장해 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중앙대학교가 ‘함께 성장하는 대학’의 모델을 만들어 가기를 희망합니다. 학생, 교수, 직원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국가, 나아가서는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야만 합니다.

총장을 비롯한 우리 대학 구성원 모두가,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우리 대학은 ‘함께 성장하는 대학’이라는 모델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중앙인 여러분, 그리고 중앙대학교를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성과들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사회에서 활동을 시작할 10년 후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현재 상황을 토대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미래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이미 비지도학습과 강화학습, 전이학습을 수행하는 AI만으로도, 인간의 삶과 사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AI와 함께, 향후 휴머노이드 기술까지 본격적으로 진화한다면, 세상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대학들도 하루빨리 AI 교육 체제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우리 중앙대학교는 빠른 시간 내에 모든 학문 단위가 AI와 접목하는 AI(X)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며, 사회의 번영에 기여하는, AI 연구, 교육 체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중앙인 여러분

여러분께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제가 살아온 지난 날도 어느 한 해 무사태평이던 때는 없었습니다. 대학 앞에 놓인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학령인구의 감소, 10년 동안 계속된 등록금 동결로 악화된 재정, 국제 경쟁의 심화, 온라인 교육의 본격적인 도입, 4차산업혁명 등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대학의 현실, 학문의 융합화로 학문 간 장벽을 낮춰야 하는 현실 등, 수도 없이 많은 난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제 임기 동안 이 모든 일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총장의 임기를 수행하는 중에, 현실의 벽 앞에서 때로는 좌절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앞에서 다짐컨대,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더 빨리, 더 수월하게 좌절을 딛고 새로운 길을 찾도록 용기를 주실 여러분을 믿기 때문입니다. ‘중앙인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때그때의 임기응변식 대응으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 모두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대학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의 성장을 ‘대학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중앙대학교의 미래와 함께 해 주실 여러분!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주인공이 되어 중앙대학교의 변화를 이끌어 주시고, 동참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저는 기꺼이 그 열정의 후원자가 되겠습니다. 세상을 환하게 비칠 수 있는 중앙대학교가 되도록, 부싯돌의 심정으로 총장직에 임하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경험과 역량을 바쳐, 구들 깊은 곳에서 여러분을 데우고 연탄재로 남을 총장이 되겠습니다.

바쁜 시간 중에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축복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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