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해 한국전문대학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 수석부회장(수성대학교 교학지원팀장)

황병해 한국전문대학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 수석부회장
황병해 수석부회장

코로나19로 대학 교육현장은 쓰나미를 맞았다. 캠퍼스는 적막감마저 감돌 정도다.  활발한 새내기들의 발걸음으로 생기를 깨웠던 3월 대학 캠퍼스의 모습은 눈 씻고 봐도 전혀 찾을 수가 없다. 대학본부는 이와 달리 더 바쁘기만 하다. 대학의 교무학사 책임 부서에는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감염증 대응을 위한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집합수업을 지양하고 재택수업을 권장했다. 대학들은 권고사항 기준에 따라 개강을 짧게는 1주 길게는 3주까지도 연기하고 재택수업으로 온라인 원격수업을 2주부터 6주까지 실시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후에는 대면수업을 실시해야 하지만 한두달 내에 코로나19가 종식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이번 학기 전체를 재택수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원격수업만으로 적절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사전 제작 콘텐츠는 제한적이고, 케이무크(KMOOC)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개설된 교과목을 모두 대체하기 쉽지 않다. 특히 전문대학은 직업교육을 교육목표로 하기 때문에 이론교육보다 실습교육의 비중도가 훨씬 높다.

더욱이 일반대학에 비해 전문대학은 원격 인프라가 열악하다. 3월 2일 한국전문대학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에서 긴급히 전국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LMS 시스템 구축 운영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국 135개 전문대학 가운데 “구축” 73개교(54.1%), “미구축” 52개교(38.5%), “구축중” 4개교(3.0%), “미응답” 6개교(4.4%)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아직도 다수 대학이 당장 LMS 시스템을 통한 원격수업을 실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교육부로부터 LMS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예산지원이 시급한 이유다.

현재 당면한 문제들이 녹록하지 않다. 며칠전 교육부 2차 학사운영 권고안이 발표되고 난 뒤 발 빠르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주관으로 교무입학처장협의회, 교수학습발전협의회,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가 긴급 TF팀을 구성하고 세부운영 방향을 협의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선 당장 시급한 문제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교육의 질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이다. 그나마 LMS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대학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아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대학들은 가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야만 교육공백을 메울 수 있다. 대안으로 학과 홈페이지, 카카오톡, 라이브톡, 구글 클라스, 포털사이트 학과 카페·블로그 개설 활용, 유튜브 라이브방송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할 것이다.

또한 최대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의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교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콘텐츠를 만드는 당사자인 교원들은 대부분 오프라인 수업에 익숙해져 있다. 한번도 온라인 교육을 경험하지 못한 교원도 상당수에 이른다.

더불어 소외 계층에 있는 학생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특히 온라인 수업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장애학생이나 취약계층에 있는 학생, 와이파이(WIFI) 또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거나 컴퓨터가 없는 경우 등 생각하지 못한 환경에 처한 학생들이 많이 있다. 대학에서도 지원방안을 병행, 수립해야 할 것이다.

대학들은 2021년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를 대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각 대학들은 핵심역량기반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교육목표 달성을 위해 행동지표로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학생이 없는 온라인 수업으로 목표 달성 판단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앞서 밝혔듯이 전문대학의 원격강좌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다가오는 평생학습중심시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융복합교육과정 운영 등 다양한 방식의 수업이 가능한 시대로 향해가고 있는 현재,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걸음 더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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