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특별기획] 5년여간 총장 교체 6번 김포대에 무슨 일이?
황선웅 전 총장·이권현 전 총장 단독 인터뷰

[한국대학신문 정성민·김의진 기자] 1월 10일, 대학가가 술렁였다. 이권현 김포대학교 총장이 취임 5일 만에 돌연 사퇴한 사실이 알려진 것. 이권현 총장은 김포대에 취임하기 이전 유한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유한대의 변화와 혁신을 이끈 장본인으로 평가받으며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이권현 총장의 유한대 재임 시절 2019년 2월 21일 유한대 졸업식장을 방문,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자 김포대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권현 총장의 돌연 사퇴로 총장 줄 교체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포대는 이권현 총장을 비롯해 2015년부터 6명의 총장이 연이어 교체됐다. 5년여간 6명의 총장 교체는 대한민국 대학가에 전무후무하다. 이에 김포대는 ‘총장들의 무덤’으로 불리고 있다. 도대체 김포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일각에서는 이사장의 전횡과 간섭이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본지는 김포대 총장 줄 교체의 배경과 원인, 그리고 해결방안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글 싣는 순서>
① 5년간 총장 교체 6번, 김포대 ‘총장의 무덤’으로 전락
② 이사장의 간섭과 전횡이 김포대 총장 줄 교체의 배경? 그 실체와 진실
③ 김포대의 발전을 위한 제언(교육부의 사학개혁 의지를 중심으로)

“이사장은 총장을 ‘자신의 대리인 내지 하수인’ 정도로 취급했다. 의사결정에 사사건건 개입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총장이 자신의 교육철학과 학교 발전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펼칠 수 있겠나?”(황선웅 김포대 제8대 총장)
“근본적으로 이사장의 마인드를 다시 셋업하기 전에 어떤 총장이 오더라도 어렵지 않겠나.”(이권현 김포대 10대 총장)

남일호 총장이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2015년 중도 사퇴한 이래 5년여간 6차례 총장 교체. 김포대의 사례가 결코 예사롭지 않다. 본지는 황선웅 김포대 제8대 총장과 이권현 김포대 10대 총장의 인터뷰를 통해 중도사퇴의 결심 배경을 들어봤다. 황선웅 전 총장과 이권현 전 총장은 한 목소리로 전홍건 김포대 이사장의 간섭과 전횡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렇다면 전홍건 이사장의 간섭과 전횡이 김포대가 총장의 무덤으로 전락한 원인인가? ‘②이사장의 간섭과 전횡이 김포대 총장 줄교체의 배경? 그 실체와 진실’을 이번 호와 다음 호에 걸쳐 연재한다. 먼저 이번 호에서 황선웅 전 총장과 이권현 전 총장의 인터뷰를 통해 중도사퇴 배경을 다룬 뒤 다음 호에서 ‘전홍건 이사장과 측근의 실태’를 파헤친다.

학장 시절 퇴출, 이사장으로 복귀 = 전홍건 김포대 이사장은 고 전신용 김포대 전 이사장의 아들이다. 고 전신용 전 이사장의 재직 시절 1999년 전홍건 이사장은 학장으로 취임, 김포대를 이끌었다. 그러나 전홍건 이사장의 학장 재임 동안 김포대를 둘러싸고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2004년 교육부가 “종합감사 결과 그동안 제기된 대학의 입시부정, 불합리한 학사 운영, 이사회 회의록 작성 등의 의혹들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혀 전홍건 이사장은 학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김포대는 관선이사제체로 접어들었다. 이후 김포대는 우여곡절과 진통 끝에 2011년 정이사 체제로 전환됐으며 전홍건 이사장은 과거 학장에서 현재의 이사장직으로 김포대에 복귀했다. 전홍건 이사장의 복귀 이후 김포대는 남일호 총장(2012년 취임)을 시작으로 총장이 줄줄이 교체됐다.

황선웅 전 총장, “이사장은 총장을 대리인 내지 하수인 취급” = 이돈희 교육부 전 장관이 2016년 12월 김포대 제7대 총장으로 취임했으나 건강상 이유로 중도사퇴한 뒤 황선웅 전 중앙대 교수가 2017년 9월 김포대 제8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황 전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김포대 비전인 ‘HOPE 2020’은 단순한 생존전략이 아니라, 개교 30주년을 준비한 청사진이요, 김포대의 소중한 자산으로서 ‘김포대의 미래를 이러한 방향으로 준비하라’는 정책적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무릇 총장은 ‘공동체 구성원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더불어 구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저는 ‘HOPE 2020’에서 제시한 비전을 구현하고 목표 달성에 매진하고자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일장춘몽까지는 아니라도 황 전 총장의 바람은 오래가지 못했다. 취임 3개여월이 지나고 중도사퇴했기 때문이다. 김포대는 황 전 총장이 중도사퇴하자 2017년 12월 19일 “제9대 김재복 총장이 취임했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황 전 총장의 중도사퇴 이유는 갑작스런 일신상의 사유로 알려졌다.

사실일까? 황 전 총장은 강하게 부인했다. “김포대 이사장은 제가 사퇴한 배경이 ‘단순히 개인적인 사유’라고 호도한 바 있다. 그러나 저는 사퇴 이유를 분명히 제 사직서에도 밝혔고, 제 주위 사람들에게도 간단히 설명했다”며 “김포대 개혁과 발전에 대한 기대도 희망도 없어졌고 김포대를 위해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이르자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다음 날(2017년 11월 28일)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결국 황 전 총장의 중도사퇴는 전홍건 이사장과 연관된다. 무엇보다 황 전 총장은 전 이사장의 간섭과 전횡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황 전 총장은 “김포대의 학사를 비롯해 경영 관련 의사결정은 실질적으로 이사장에 의해 이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황 전 총장은 “교육철학과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고 수행하며, 대학발전을 위한 전략과 계획의 수립 책임은 대학의 총장에게 있다”면서 “이사장은 총장의 책무가 잘 수행되고 있는가를 후방에서 감시하고, 견제하며, 혹시 책무가 잘 수행되지 않을 경우 원인이 무엇인가를 파악해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후방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전 총장은 “구성원들 간의 소통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대학발전을 위한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는 소통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통은 상호 간 공동체의식을 더욱 강화, 공동 목표의 달성을 위해 모두를 매진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며 “만시지탄일지 모르겠지만 김포대의 이사장도 자신의 본분을 깊이 인식, 대학의 운영체제가 하루속히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황 전 총장은 “김포대는 소중한 자녀들의 대학교육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명실상부한 실용교육기관이 돼야 한다. 교육과정과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혁, 모든 학생들과 교수들이 혼연일체가 돼 대학의 목표를 기필코 완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권현 전 총장, “이사장이 회의마다 참석” = 황 전 총장이 중도사퇴한 뒤 김재복 제9대 김포대 총장은 2019년 12월까지 임기를 수행했다. 이어 이권현 유한대 전 총장이 1월 6일부터 김포대 총장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취임 5일 만에 돌연 사퇴했다. 당시 김포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인 사유’라고 설명했다.

이 전 총장의 설명도 달랐다. “김포대만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문제가 있는 대학들은 척결돼야 한다. 그 대학(김포대)에 오래 있지 않아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이튿날 사의 표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김포대에) 부총장이 두 명 있었다. 첫날부터 총장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 이사장이 동석했다. 그것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교학부총장이 선임 부총장이기 때문에 교학부총장한테 먼저 보고를 받았다. 오후에는 여성 부총장이 보고를 했다. 그런데 그 자리에도 이사장이 참석했다. 그래서 ‘아, 이건 조금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포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전 총장의 의욕은 남달랐다. 유한대 총장을 지내며 유한대의 발전을 이끌었기 때문에 김포대도 발전시키겠다는 각오였다. 이를 위해 이 전 총장은 유한대의 경험을 살려 취업률을 김포대의 승부수로 제시했다. 이 전 총장은 “유한대 총장으로 부임했을 때 취업률로 승부를 걸었다. 김포대에서도 취업률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지금보다도 상향, 좋아질 수 있는 방법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취임식 끝내고 전체 교수들만 소집했다. 그때 원로교수가 많았는데 ‘원로교수들은 좋은 시절에 한 것 아니겠냐. 원로교수가 무엇이겠냐. 후배들이 어려움 없도록 직장생활의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이 아니겠냐’라고 설득하니까 원로교수들이 수긍했다. 그런데 이사장이 그 자리에도 참석했고 한 마디를 또 했다”고 회상했다.

이 총장의 중도사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스쿨버스 결재 건이었다. 이 전 총장은 “첫날부터 강행군을 했다. 그런데 (첫날) 저녁에 업무보고가 하나 올라왔다. 스쿨버스 운영 건이었다”면서 “스쿨버스 운영기간이 45일이었다. 수업이 15주다. 45일 운영은 1주일에 3일 운영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부총장을 불러 ‘(스쿨버스 45일 운영에 대해) 결재를 안 하고 있는데 무슨 내용인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부총장이 원래 그렇게 해왔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그래서 ‘학생이 나머지 날(스쿨버스 미운영)에 학교에 어떻게 오느냐’, ‘금요일이나 월요일은 시간표가 어떻게 구성되느냐’고 물으니 ‘비교과 과정을 운영한다’고 대답했다”면서 “이유를 물었더니 비용 절감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6일에 취임하고 7일에 이사장을 만나 ‘(스쿨버스 45일 운영에 대해) 나는 납득이 안 간다. 결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마 이사장이 왜 회의를 참석하느냐고 말은 못했다. 이사장에게 취임할 때 약속한 것이 잘못 판단한 것 같아서 오늘부로 사직하겠다. 이사장이 총장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 다음 호에 황선웅 전 총장과 이권현 전총장의 인터뷰와 본지 특별취재 과정에서 파악된 제보 등을 통해 전홍건 이사장의 간섭과 전횡 실체를 상세히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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