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호흡기계 바이러스보다 감염성 높아
지역사회 넘어 전세계적 범유행 가능성

정재훈 교수(사진= 가천대 길병원 제공)
정재훈 교수(사진= 가천대 길병원 제공)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다. 지역사회뿐 아니라 대학가와 정부세종청사까지 감염이 급증하면서 이제는 전국 어느 지역도 코로나19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도 개학과 개강을 미뤘을 뿐 아니라 각종 자격증과 취업 시험도 속속 연기되고 있다. 대학 강의는 최소 3월까지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다. 말 그대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거리의 상점은 문을 닫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사람들은 줄을 서고 있다.

코로나19로 멈춰버린 대한민국의 시계.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각종 가짜 정보가 난무하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가운데 본지가 코로나19 역학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교수(예방의학과)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 원인, 전망과 예방법 등을 들어봤다.

- 현재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나.
“최대 원인은 기존 호흡기 계통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성이 높다는 점이다. 예전에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코로나호흡기계 바이러스가 몇 번 있었다. 하지만 지역사회 전파가 되지 않고 종결됐다. 코로나19는 지역사회 유행에 범세계 유행까지 이뤄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전보다 바이러스 감염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만 확산됐다면 모르겠지만 미국과 유럽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국가적인 방역의 수준으로 유행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 코로나19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와 지식이 유통되고 있다. 올바른 정보를 알려 달라.
“가장 대표적으로 여름이 되면 바이러스가 약화, 확산세가 감소될 것이란 정보가 잘못됐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 외에도 잘못된 정보가 너무나 많다. 두 가지 측면에서 잘못된 정보가 유통된다고 볼 수 있다. 바이러스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과 잘 모르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다. 신종코로나는 연구가 다 끝난 바이러스가 아니어서 아직 어떤 것도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
“바이러스 감염력이 너무 높다. 의료상황이 발전돼 바이러스 정보를 공유하거나 PCR이라고 해서 유전자기반 검사를 많이한 적이 없다. 전례가 없는 상황이다. 신종인플루엔자면 이미 알려진 정보가 있을 텐데 신종코로나는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가이드라인도 그때그때 만들어가면서 대처해야 한다. 국가별 정치적 여건에 따라 대응법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다 오픈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이라면 일본은 굳이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스탠스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종식되더라도 재확산이 될 수 있다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 대학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너무 과한 조치라는 의견도 있는데 일련의 조치들은 어떻게 평가하나.
“바이러스의 범유행 목전에 있는 상황에서 대학들의 조치는 너무 당연하다. 접촉을 줄이는 게 최선이다. (현재 많은 확진자가 나온) 구로 콜센터만 해도 다닥다닥 붙어서 업무를 한다. 강의는 더 심하다. 앞으로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도 2주씩 연장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이번 학기만큼은 학기제를 개편하거나 방학을 줄여 장기적 관점으로 가야 한다.”

- 현재로서 가장 효과적인 코로나19 예방법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개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필요하다. 최소 한, 두 달은 이렇게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

- 향후 코로나19 사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치료법은 있는 것인가.
“단 하나 확실한 것은 범유행이 곧 시작될 것이란 점이다. 범유행으로 끝날 것이냐, 모든 사람이 감염되고 끝날 것인가가 관건인 셈이다. 무엇보다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정부는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방역에 나서야 한다. 치료법은 현재 감기처럼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이다. 시중에 알려진 정보는 중증환자 대상으로만 적용되고 있다.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지만 백신 개발까지는 6개월~1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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