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불문 AI인재 기반 다지는 호서대
<새로운 인공지능개론> 1~3권 발간

문남미 호서대 AI융합대학장
문남미 호서대 AI융합대학장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학문은 세상의 변화 속도를 얼마나 따라가고 있을까. 요즘 대학들의 관심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에 꽂혀 있다. 기술의 변화 속도를 좇고, 기존 학문을 접목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 교육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호서대학교의 행보가 돋보인다. 최근 <새로운 인공지능개론> 1~3권을 자체 발간했다. 또한 호서대 학생이라면 필수로 AI(인공지능) 관련 수업 12학점을 수강하도록 교과를 개편했다.

호서대는 전국 대학 최초로 AI융합대학을 설립, AI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문남미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AI융합대학장을 맡고 있다. 특히 문 교수는 <새로운 인공지능개론>을 집필했다. “이제는 AI 기술을 모든 학과가 융합할 수 있는 소양으로 갖춰야 한다”는 게 문 교수의 집필 소회다.

문 교수는 책의 제목을 ‘새롭다’라고 정한 이유에 대해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인공지능 기술은 하나도 모르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해 새롭게 쓰였다는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의 역사가 60년쯤 되지만 과거보다 ‘지금’을 기준으로 집필됐다는 의미라는 것.

문 교수는 “전문가도 있어야 하지만 사회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자기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인재가 사회에 필요하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그는 “‘에디션 리뉴얼’ 방식으로 새로운 기술이나 개념들을 업데이트하도록 노력해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최신 AI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호서대는 미래혁신융합교육원에서 AI 관련 기초교양, AI융합전공교육, AI전공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전 학과에 AI전담교수를 배치해 학습 효율을 높일 준비를 마쳤다. 이를 위해 신임교수를 20명 선발했다. 문 교수는 “비정년 트랙이라도 산업체 경력과 실전 경험을 두루 갖춘 교수진으로 구성했고, 전체 60명 정도의 교수진을 구성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로 대부분 대학이 ‘전공불문 AI인재’를 목표로 삼지만, 전반적으로 문과대·상경계 학생들이 이를 수용하고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대학에서도 상경계는 데이터베이스(DB) 개념을 알고 있어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보지만, 문과계열과 예체능계열은 학생 스스로가 ‘기계와 멀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음을 직시하고 있다.

문 교수는 “인공지능이 소설도 쓰고, 교향악단도 로봇이 지휘하는 세상”이라며 전공을 가리지 않고 교양부터 융합까지 가르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비쳤다. 3권의 개론서 집필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어 “처음은 쉽지 않겠지만, 전공별 AI 주관 교수진과 인공지능 전공 교수진이 함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기에 호서대가 AI교육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교수가 집필한 책은 아마존 고(Amazon Go), 구글 알파고(AlphaGo)와 익히 알고 있는 사례를 시작으로 FANG(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 혹은 MAGA(Microsoft, Apple, Google, Amazon)의 기업 변신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문 교수는 잘 알려진 사례들의 정보를 싣긴 했지만, 한국의 상황에 비춰볼 때 부동산 분야와 농업 분야에 AI를 접목한 부분이 향후 유효한 기술이 되지 않겠냐고 제시했다. 농업의 경우, 알파벳(구글 모기업)이 연구소 ‘X’를 만들었고, 농업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문 교수는 이를 “한국농촌진흥청도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 개발에 적극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결과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사례는 미국 질로우(Zillow)의 제스티메이트(Zestimate)를 들었다. 이 부동산 인공지능은 현재 부동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치 예측을 시도해 추정가 DB를 구축, 고객이 원하는 각종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 분석까지 도와준다. 문 교수는 이러한 인공지능의 실제적인 사례를 학생들이 배우면서 자신들의 전공에 벤치마킹을 시도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AI인재가 갖춰야 할 소양은 무엇일까. 문 교수는 이 질문에 “‘네 것도 내 것이고, 내 것도 내 것인 시대’에 적극적으로 배우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학생이 AI인재”라고 답했다. 여기에 학생 본인의 발전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는 바람도 교육자로서 내비쳤다. 문 교수가 지향하는 AI인재란 바로 ‘이타적 놀부심보’를 가진 사람과 같지 않을까.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